사고로 다시 태어난 파바로티
1975년 12월 22일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른 파바로티는 어느 때보다 지쳐 있었다. 오페라 가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는 갑자기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킬로그램이 넘는 뚱뚱한 몸도, 성공도,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도 부담스럽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그는 그저 빨리 집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잊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밀라노의 말펜시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가 짙은 안개 속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추락하고 말았다. 사고로 잠시 정신을 잃었던 그가 깨어난 곳은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사망한 끔찍한 사고 현장의 한가운데였다. 눈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장면을 보며 그는 어떤 울림이 들리는 듯했다.
‘아, 이런 생사의 갈림길에서 내 삶은 아무래도 좋은가? 여기 많은 죽음 앞에서도 내 삶이 헛된 것이란 말인가?’
그 와중에서 와이셔츠 차림으로 오들오들 떨던 그는 누군가 건네 준 손수건을 받아들자 자신도 모르게 그 손수건으로 목과 입을 감싸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결코 노래와 떨어져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구나.’
파바로티는 죽을 뻔한 그 사고 이후 열아홉 살 때 처음 노래를 시작하던 열정으로 연습을 했고 다이어트를 해서 몸무게도 줄였다. 그에게 비행기 사고는 모든 일을 아름답게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다시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내가 노래를 그만두기 전에는 공부하고 또 공부할 것입니다. 타고난 재능이 50퍼센트라면 나머지 50퍼센트는 철저한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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