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그러니까 이강인이 20세 축구 대회에서 MVP를 수상했을 적에 1편을 썼다. 월드컵 2달을 앞두고 요즘 이강인에 관한 말이 많다. 나는 축구에 관해 잘 모르지만, 자존감과 천재적 입장에서 이 글을 쓴다.
1편의 요지는 이강인이 축구천재 메시처럼 축구를 그냥 즐기는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제프 쿤스라는 예술가의 ‘토끼’라는 작품이 현대의 가장 비싼 예술품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추사 김정희가 있었다. 그의 최고 서체는 죽기 얼마 전에 쓴 글씨라고 한다. 이것을 한 마디로 환동이라 한다. 전 세계인이 껌뻑 죽는 피카소도 말년에 대략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라파엘로처럼 그리곤 했다. 나는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것을 익히는 데 평생이 걸렸다.”
그러니까 한국에 축구천재 한 명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이강인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는 자존감 높은 축구를 하고 있고, 천재들이 보이는 천진난만한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자도 말한 바 있듯이, 좋아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능가할 수 없다 했다. 물론 좋아하면 즐기는 상태에 이를 수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간단한 예로 박지성이 축구를 정말 좋아했다고 하지만, 그는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를 보여줬다. 당시 한국 선수가 그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박지성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즐기는 상태의 선수이고, 우리는 MZ 세대의 자신감을 현재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은 세상의 흐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이미 그것을 피부로 느낄 때는 한발 늦다. 현재 한국은 MZ 세대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발전에 맞춰, 이전 세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대표적인 특성이 자기 개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전 세대인 X 세대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지 못했다. 그러나 MZ 세대는 한국의 직장 모습이라던가, 조직 문화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이것은 한국만의 흐름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도 한다. 이들 MZ 세대는 현재 회사를 너무 자주 그만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가 이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세대는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회사에서 돈만 버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는 인생을 살겠다는 모양새다.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는 첫 세대의 등장이다.
이강인 세대가 바로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천재 이강인은 독보적인 폼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인 특성일 수도 있지만, 이강인은 개성이 강하고,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지닌 듯하다. 이것은 MZ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고,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내는 세대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첫째는 이미 강한 개인으로 태어난 MZ 세대의 현상을 말하고 싶었다. 이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강팀이다. 주눅 들지 않고, 해 보자는 마음이고, 즐기는 세대이다. 물론 모두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한국이 아직 선진국의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 살기 좋은 나라가 되면,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도 덩달아 자존감 높은 활동을 보여줄 것이다.
둘째는 천재의 등장을 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인재라는 소리를 들으면 훌륭한 사람이다. 이강인이 바로 그런 면모를 보여준다. 그런데 세상은 천재의 존재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후진국일수록 그런 모습이다. 이제 한국도 선진국으로 도약할 시점이다. 그리고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사람은 그들에게 적합한 일을 맡기고, 또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역할을 주면 된다. 이렇게 세상을 상호보완적으로 인식하고, 그들이 한 팀으로 어우러지게 할 수 있다면, 한국은 진정한 강팀으로 불릴 것이다.
건강한 환경에서 자존감 높은 아이들이 나타난다. 한국의 가야 할 길은 분명히 보인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여 건강한 한국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천재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조직이라 하면 인재와 한 팀이 되자. 그럴 때 한국은 강팀이 된다.
220929
김신웅 심리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