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갔을 때의 일이에요. 시골 농가를 방문했죠. 송아지가 자꾸 어미 젖을 빨아먹으려고 하니까 십대 초반 그 집의 아들 녀석이 송아지를 쫓아내고는 손에다 뭘 묻혀서 어미 젖에 바르더라구요. 제가 쫓아가서 물었어요. “너 지금 어떻게 한 거니?” 알고 봤더니 송아지가 젖을 빨지 못하게 똥을 묻힌 것이더군요. 아하. 그런 방법이 있었군. 그 애는 맨발로 초원을 뛰어다니더군요. 말을 타고 가서 양떼를 몰고 오더군요. 무지하게 무거운 물통을 메고 오더군요. 그 애한테 제가 말했어요. “네가 나보다 훨씬 더 낫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나는 네가 눈감고도 하는 일들을 하나도 못한다니까.”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 같은 걸 잘 하냐면 그것도 아니어서 아직 이 모양 이 꼴이에요. 누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