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송년산행을 하며 "아쉬움이 있는 사람은 '2023년을 마무리 하며 산행 한번 더 하자" 고 했다.
1호선 전철이 소요산에서 연천까지 연장 개통(12.16일부터)도 했고, 새로 산 바람막이 셜터도 개시 할 겸 고대산에 가자고.
고대산 정상 헬기장 넓은 장소에서 셜터를 치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엄청난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부터 강풍, 강설이 예고되어 있다. 에고^ 그럴리야 없겠지만 안간다고 하면 어쩌나 했는데 ..
모두들 기상예보에는 아랑곳 없이, 일언반구 없이^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 망월사역 08:24착, 5번칸에서 상봉했다.
연천역까지 약 50여분 걸렸다. 동두천을 지나며 너른 벌판이 보이고 작은 눈이 내리더니 전곡을 지나면서 큰 눈으로 변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연천역 하차(09:15)하자 마자 고대산 방향 39-2번의 정류장 위치와 시간표를 확인하고 마트에서 기본준비물(소주, 막걸리등)을 후다닥 준비하니 마침 버스도착, 손님이 많지도 않지만 대부분이 등산객이다. 30여분 걸려 옛 신탄리역 앞 정류장에 버스가 서고 우루루 모두 내린다. 어.. 버스 종점은 역 뒷쪽에 있는데 왜 여기서.. "기사님 종점으로 안 가나요" 하니 "내리지 마세요" 하신다. 우린 좀 더 위쪽 종점에서 내렸다. 그런데 뭐 따지고 봄 그리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눈이 많이 내려 휴양림 지나 산행 3코스로 갈리는 곳에서 일찍부터 아이젠을 차고 오른다. 우리는 최단 코스인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내려오기로 한다. 2코스는 짧은만큼 경사가 있고 칼바위같은 힘든구간도 있지만 눈올때는 차라리 오르며 힘드는게 낫다 싶어 2코스로 오르기로 정했다.
그러나 칼바위 지나 대광봉, 예정대로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어 대광봉에서 셜터를 치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대광봉 정자에는 몇명의 산객들이 도착해 후미 도착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없었다면 정자안쪽으로 셜터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몇분의 산객도 있고, 양심상 셜터나 텐트 안가져 오신분들을 위해 정자 안쪽에 셜터를 치는 건 좀 아니다 싶어 좀 떨어진 곳에 셜터를 치는데 바닥이 얼어 팩이 꽂히질 않고 주위에 나무나 돌도 없어 폴대(스틱)를 지지할 수가 없었다, 결국 정자쪽으로 다시.. 그런데 정자위에는 비닐셜터가 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 아까 먼저 와 일행을 기다렸던 그 팀들이 버젓이 정자 안쪽에 비닐 셜터를 쳤다. 우리가 착한 건지 아님 멍청한건지 ... 분명한 건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 됐지 뭐!! 어차피 우리가 먼저 선점한 것도 아니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