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나우누리 78anubis님의 글입니다.
밑에 "아쭈구리..."로 시작하는 글도 78anubis님이 직접 쓰신겁니다.
오해 없으시길...
아쭈구리?! 이 글을 읽은 당신! 그래, 당신 말이야!!!
방금 이런 생각했지?
'어? 좀 이야기의 진도가 느리네...... 수학 여행으로 도대체
몇 편을 우려먹는거야?'
안그랬다고? 웃기지 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렇게 외치는 그
대 자아의 목소리가 내 귀에는 들리고 있어!!
어?! 방금 또 이런 생각했지?
'그래, 그런 생각 했다, 어쩔래?'
조우아. 내 11편에서 수학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주지. 충
격의 결말을 보게 될지어다............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 안의 피보다 붉은자여...
시간의 어둠 속에 파묻힌...
1998년 5월, Z여고 2학년 수학여행의 진실을...
그대와 나 둘이서 함께 파헤칠 지어다.
********** 여고의 총각 선생님 **********
( 11 )
K, 수학 여행 쫓아가다, 최종회.
개난리가 있었던 마지막 밤, 환상의 댄스 축제가 이어졌다. 남녀
공학에 있었던 난 여자애들이 무지하게 빼는 모습만 보아왔는데,
여고 애들은 부끄러울 것 없이 무쟈게 흔들어댄다더라.
근데 왜 K형 앞에서 가슴을 흔들어 대는겨?
"야, 요즘 애들 발육 상태 좋더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K가 말했다. 우리도 같이 미소지으
며 말했다. 우린 이미 형의 같잖은 잘난 척에 완전한 내성을 키우
고 있었다.
친구 A : 그으럼~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브라자 하고 다닌다던데?
친구 B : 너, **단지 아파트 고개길 알지? *** 번 버스 타고 가
면서 셔츠 입은 애들 봐봐. 여자 애들 가슴 흔들리는
거 다 볼 수 있어.
마치 일반 컴배트로는 내성이 생긴 바퀴벌레를 잡을 수 없듯이..
... 말이다.
친구 C : 뭘 그런 거 보냐? 그냥 비디오 가게에 가서 1000원 만
내면 여성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데. 바스트 90 이하
는 쳐주지도 않어, 야.
그렇다. 3억년을 살아온 바퀴벌레라면 그 살아온 경험과 힘이 있
었던 것이다. 하물며 생존과 번식 능력에 있어서는 모든 생명을 압
도하는 우리 인간, 그 중 최강이라는 한국인의 저력을 여기서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나 : 야, 우리 그냥 케리비안 베이나 갈까? 거기 여자애들
다 비키니던데....
그렇다. 그까짓 '컴배트' 적 잘난 척으로는 우릴 이길 수 없다!
K : 근데 왜 니들 다 우냐? 내가 뭐 잘못 말했냐?
내성이 기른 바퀴까지 잡는다! 컴배트 골드!
요즘 컴배트는 알까지 작살낸다. 형은 우리의 알(?) 까지 작살내
고야 말았다. 쇼크 먹은 내 친구는 우유를 마셨다. 왜 마셨는지는
미스테리다.........
댄스 파티가 끝나고 교감 선생님이 출현하여 괜히 숙연한 분위기
를 연출했다.
"자, 지금까지 수학 여행의 경험을 깊이 생각하고...... 어쩌고,
저쩌고. 자, 다같이 노래를 부르자."
???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 ~ ???
아무도 안따라 불렀다고 한다. 날라리들의 집합소 6반이 일을 저
질렀다.
?????한 뻔도 난 너를 잊어본 적 없어! ??? 오우직 그대
만을 생각했는껄. 그런 너는 뭐이야, 날 잊었던 거이야. 지금...~~
그러자 다른 반에서도 노래를 불러댔다.
?환상 속에 그대가 이있다! 모든 것이 이제다 무너지고 있어도!
?? 해애 저어므은 소호양 강앙에~~
끝나는 마당에 한바탕 또 난리가 났다. 400명의 위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교감이 물러나자, 학생들은 마치 쿠테타를 성공한 것처럼
환호를 질러댔다.
겨우 진정을 시키고 마지막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끝나는 날이고, 산에 올라갔다 와서 피곤하니까......"
한번 모두를 둘러본 후,
"일찍 자라, 잉?!"
400명 일동!
"예!!!!!!!!!!!!!!!!!!!!!!!!!!!!!"
동시 합창 거짓말.
학생들이 난리 개지랄들을 시작할 때, 선생님들의 모임터.
"오늘은 감시를 철저히 해야합니다."
"요 뇬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몰라요."
"그렇다고 무작정 방으로 들어갈 수도 없으니까......"
여고의 남선생님들의 고민이 이것이다. 좀 심한 여고의 남선생들
은 학생들이 여자라는 것을 무시하고 다니지만 Z여고 남선생들은
학생들이 여자라는 것을 항상 의식한다고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
지는 모르겠다.
"저희가 할께요." 여선생님 일동.
"남선생님들 오늘 피곤하셨으니까 주무시고, 감시는 저희들이 하
겠습니다."
"아니죠. 저희가 해야죠."
한동안 이런 식으로 티격태격하다가 마침내 임무가 정해졌다.
1층 담당 : 여선생님 일동.
2층 담당 : K + 깜탱
"야, K."
"왜?"
"내가 먼저 감시할테니까 12시 넘어서는 니가 해?"
시계를 보니 11시 30분이었다.
"그, 그래. ^^;;"
12시가 되자 2층에 남은 선생은 K 혼자 뿐이 되었다. 복도 끝 의
자에 앉아 학생들이 이상한 짓을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었지만 학생
감시라는 것을 알고 베개 싸움.... 베개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여자애들은 비명을 질러 대며 학교에서 그동안 받은 스트
레스를 마음껏 펼쳤다.
K형이 마침내 일어나 그들에게 말했다.
"좀 조용히 하면서 해라. 너무 떠들면 밑에서 다른 선생님 올라
온단 말이야."
"예에~ 오빠도 하실래요?"
"나, 나?"
고민.............................
"덤벼라!"
"꺄아아아악!"
약 50여개의 베개가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무술의 달인도 협공에
는 당해내질 못하나 보다.
새벽 2시.
학생의 반수 이상은 잠이 들고, 나머지 반수도 조용조용히 놀아
2층 복도는 잠잠해졌다. 1층에서는 여선생님이 악을 쓰는 소리와
학생들이 악을 쓰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교감이 잠시 올라와
봤다가 K에게 수고한다는 말과 함께 내려와서 자라고 했다. 형은
좀만 더 있다가 내려간다고 하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오빠아~"
6반 여학생 하나 등장.
"어제 약속대로 초대할께요."
"술 마시려고?"
짐짓 엄한 표정의 K. 학생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쬐끔만요~ 오빠도 오세요."
이제 2층으로 다른 선생이 올 확률은 거의 제로다. 형만 입 다물
면 여고생들의 탈선(?)이 보장되는 순간......
"가지, 뭐."
학생의 탈선을 함께하는 선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넓은 방에 5반에서 8반까지의 날라리들이 모두 모여 약 15명이
술파티를 펼쳤다. 이들의 속셈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K를 술에 절
여 잠들게 한 후에...... 흐흐흐흐
여학생들은 어디서 마련했는지 소주와 맥주, 그리고 고급 양주도
준비하고 있었다. 아빠 꺼, 삼촌 꺼 몽땅 챙겨온 뇬도 있었다. 우
리 때보다 더한 것을 알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안주는 상당히 푸짐했단다. 날라리들의 협박에 못이겨 다른 여학
생들이 내놓은 과자와 오징어, 직접 사온 온갖 종류의 음식류들.
"우린 이게 뭐야?"
내가 말했다. 맥주 한 박스에 새우깡 한 봉지.......
"야, 누가 오징어라도 사와라."
내가 말하니 애들이 동시에 나에게 말했다.
"니가 가."
그래서 우린 끝까지 새우깡 한 봉지로 버텼다. 마지막으로 새우
깡 봉지를 싹싹 핥아 먹은 새끼는 몰매를 맞았다. 건방진 쉐끼. 모
두가 한 번씩만 핥아야 되거늘......
그 몰매 맞은 놈이 나다. 개쉐이들, 그거 조금 핥았다고 친구를
이 지경을 만들어? 지금도 가끔 손이 떨린다......
K형의 주량은 그다지 센 편이 아니다. 우리에 비하면...... 하지
만 여고생들의 수준에선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겠지?
"오빠아~ 술 딥따리 세다아~"
술 취한 뇬들은 슬금 슬금 K형 주위로 몰렸다. 형을 취하게 만들
어 뭔짓을 해보려 했던 그 뇬들은 이제 취한 것을 빌미로 뭔짓을
하려 했다.
"근데 형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
친구A의 말이었다.
"그래도 선생인데, 어떻게 학생들이 취하도록 마시게 내비둬?"
우리들. "마저마저."
형의 말이었다.
"솔직히 선생이 할 짓은 아니지. 술 마시면 머리도 나빠지니까,
학생들한테는 특히나 절대 안되지. 하지만 난 학생 때, 같이 취하
도록 마셔주는 선생님이 한 분 있었으면 했거든. 여학생들 술집 데
려갈 순 없으니까, 그런 기회에 한 번 마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
서...... 술 마신 건 그 때 한 번 뿐이었으니까, 니들도 봐주라."
"혀엉~~"
수학 여행 때 소주 한 병 까먹다 걸려 각목으로 40대 얻어터진
녀석이 K형의 어깨를 잡고 엉엉 울어댔다.
"왜 좀 더 일찍 태어나서 우리 학교로 오지 않았어어~"
"오빠아~"
"응?"
"내가 오빠 사랑하는 거 알아?"
"그으럼."
"그럼 2년만 기다려줄래요?"
"왜?"
"나랑 결혼하자."
한 드럽게 취한 여학생의 말이었다. 옆에 있던 여자애가 그 뇬의
머리 끄뎅이를 휘어잡았다.
"이 뇬아, 오빠는 내거야."
"뭣이 어째?"
둘은 그렇게 싸우다가 곧 잠이 들었다. 학생들의 반은 자고 반은
취해서 해롱거리며 K형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지금까지 내가 이
이야기의 서장에 써두었던 여학생들과 형의 이야기는 대부분 여기
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하여간 웃기는 뇬들이다.
"우에에에엑~"
여자애 하나가 참다 못해 바닥에 구토를 해버렸다. K가 급히 달
려가 그애의 등을 두들겨 주고 화장실로 데려가 나머지 구토를 하
도록 도왔다. 그 애는 화장실에서 방으로 업고 오는 사이에 잠들었
다. 그애의 옷에 묻은 구토량이 워낙 많아 갈아입혀야 했는데, 도
저히 자신이 갈아입힐 순 없어 자고 있는 반장을 깨워 대신 해달라
고 부탁했다. 반장은 잠결에 그 애의 옷을 벗기고 자신이 예비로
가져온 옷을 입혀주었단다. 형은 혹시 모르는 생각에 이미 잠든 그
애를 다시 원래의 방에 데려와 보살폈다.
"오빠, 쉬이~"
"엥?"
아직 깨어있지만 제일 심하게 취한 뇬이 K형에게 화장실로 데려
가 달라고 부탁했다. 일어서지도 못하게 취한 모양이었다. 그애는
털썩 주저앉은 채로 형에게 꼬마애가 엄마에게 안길 듯이 손을 내
밀었고 형은 별 수 없이 그 애를 안아올려 화장실로 데려갔다.
변기 있는 곳 (물론 쭈그려 싸는 변기다.) 에 내려주니 그 애는
형이 보던 안보던 그 자리에서 바지를 내릴라고 했다는군. 형은 선
생이라는 양심이 찔러 그냥 문을 닫고 밖에서 기다렸다.
"오빠, 쉬이~ 안해죠?"
"-_-;;;;; 그, 그래. 쉬이~~"
신나게 후려 갈리는 오줌발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소리가
거의 그칠 무렵 우당탕 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야? 령아(가명). 령아! 괜찮니? 무슨 일이야?"
대답이 없다. 설마 하는 생각에 형은 문을 왈칵 열었다.
거기에 바지를 벗은 채 변기 뒤로 나자빠져 있는 령이를 발견했
다. 오줌은 벗은 바지에까지 지려있고 그 애는 지저분한 화장실 바
닥에 앉아 잠에 빠지려 했다는군.
"안돼, 령아. 자면 안돼."
남극 탐사하다 얼어죽기 직전인 대원을 깨우는 절박한 대장의 심
정으로 령이의 뺨을 때리며 깨우는 K. 도저히 일어날 기미를 보이
지 않는 령이.
형은 하는 수 없이 령이를 어거지로 일으켜 세운 후, 수건으로
엉덩이와 ......... 를 닦아주고 도로 바지를 입혔다. 그리고 이제
힘이 몽땅 빠져버린 형은 힘들게, 힘들게 그애를 안아올려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럴리가 없어! 그냥 그렇게 데려다 주었을리가 없단 말이야!
사나이라면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는 다 알잖아. 거짓말
하지마! 형, 남자 맞아!"
친구 B가 오버하며 형에게 개겼다. 그 녀석은 잠시 형이 고수라
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형은 한 방에 그 녀석을 고이
잠재웠다.
방 안은 난장판이었다. 여기 저기의 구토흔적. 바닥에 엎어진
술잔들. 그리고 사방에 흘러내린 술..... 학생들은 아무렇게나 엉
켜져 자고 있었고, 그 애들은 자신들이 먹은 과자 봉지 위를 굴러
다니고 있었다.
"휴우~"
형은 잠시 애들에게 술을 허용한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술병들
을 한 곳에 모으고 토한 것은 수건을 빨아 닦아냈다. 술이 흐른 곳
은 한 곳이 아닌지라 방 전체를 닦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 곳에나
뒹굴고 있는 여학생들은 한 곳으로 모아놓고 우선 방을 다 정리했
다.
어떤 애들은 머리로 토한 것을 깔아뭉개놓고 있어서 형은 세수
대야에 물을 받아와 방에서 즉석으로 머리를 감겼다. 물론 대충했
지만 한손으로 머리를 바치고 자고 있는 애의 머리를 감긴다는 것
이 보통 고역이 아니라는군. 집에 동생 있는 사람은 한 번 시험해
봐요.
방을 다 치우고 바닥에 이불을 깔아놓은 다음에 형은 그 애들을
또 하나하나 안아들어 자리에 눕혔다. 이불까지 다 덮어주고 나니
이제는 방 안에 술냄새와 지저분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음을 알았
다. 그래서 얼결에 깨어있는, 반장에게 화장품을 빌려 방 여기 저
기에 뿌려 냄새를 지웠다.
한바탕 막노동을 하고 나니 피곤하고 졸려 방기둥에 기대어 있으
니 반장이 그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 사진을 한 방 찍어두었단다.
그게 우리가 본 방 안에 있는 형의 모습이었다. 형은 혹시나 술에
절은 애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봐 지키고 있다가 자신도 술에 취
해있기도 하고... , 낮에 피곤한 일도 있고 해서 그냥 기둥에 기대
어 있는 채 잠들어버렸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어있었고, 눈을 떠보
니 학생들이 주위에 몰려있었다. 애들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고마워요, 선생님......"
실제로 어제 구토했던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터트렸다고
한다. 말했지만 그 여자애는 스스로를 날라리라고 칭했던 막나가던
여자애들 중 하나였다. 그런 애가 눈물을 흘리다니......
수학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고 학생들 사이에서 K형은 또한번 전
설이 되었다.
수학 여행 감상문을 쓰라는 학교의 압력(?) 이 있었고, 학생들의
대부분은 설악산 감상이 아니라 K 선생님 감상을 써내려갔고, 하이
라이트는 당삼 마지막 날 형의 눈물 겨운 제자 사랑의 모습이었다.
"K선생. 이기 우찌 된 일인교?"
감상문을 검사하던 5반에서 8반까지 담임들의 말이었다.
"예? 그, 그게요......"
K는 그 날로 교장실로 끌려갔다............
K, 수학 여행 따라가다 편 끝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