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좀
유희준(한양의대 구리병원 피부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에는 수많은 종류의 곰팡이가 서식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곰팡이 중에 인체에해로운 곰팡이가 피부 표면을 침범하여 발생하는 질환이 무좀이다. 무좀은 보통 발에만 생기는 것으로 알고있으나, 사람이 생활하는 환경, 직업, 면역 상태 또는 무좀균의 종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피부의 어느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다.
무좀은 왜 생기나
무좀은 인체에 해로운 병원성을 가진 백선균이란 곰팡이가 피부에서 자라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다소 전염성이 있는 병이다. 무좀균(백선균)은 다른 곰팡이와 마찬가지로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환경에서 잘 자라게 되므로 무좀은 주로 여름철에 잘 발생하며,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습기가 많고 피부 온도도 비교적 높은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에 잘 생기게 된다. 그러나 무좀은 보통 알고 있듯이 사람의 발이나 손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무좀균은 음낭 사타구니를 침범하여 보통 사타구니 습진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완선을 일으키며, 손톱이나 발톱을 침범하여 손,발톱 무좀(조갑백선), 머리털을 침범하여 기계층(두부백선), 털이 적은피부에 도장 부스럼(체부백선) 같은 피부병을 일으키기도 하며, 무좀균의 종류에 따라서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나 소나 말 같은 가축에도 곰팡이병을 일으켜 다시 사람에게 전파될 수도 있다.
무좀의 증상
무좀균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을 침범하여, 곰팡이가 생성하는 효소의 작용으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을 녹여 소화시키므로 피부가 껍질이 일어나며 벗겨지게 되고, 곰팡이가 내뿜는 독소로 인한 염증반응으로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물집이 생길수도 있으며 몹시 가려워지게 된다. 무좀의 경우 원인이 되는 곰팡이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여, 단순히 발가락 사이에 꺼풀이 일거나 짓무르는 형태부터 급성염증을 동반하여 물집이나 고름집이 생기는 형태, 발바닥 전체를 미세하고 건조한 꺼풀이 일며 만성적으로 두꺼워지는 무좀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또한 무좀으로 인해 피부가 심하게 벗겨지거나, 물집을 불결한 바늘 등으로 따내거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여 커진 물집이 터지는 경우 세균이 쉽게 침범할 수 있게 되어 고름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빨갛게 부어으로며 아픈 이차적인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발이나 손에 꺼풀이 일거나 물집이 생기면 모두 무좀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무좀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일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이나 손에 무좀이 생기는 경우에는 병변이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한쪽 발이나 손에만 증상이 생기거나 한쪽이 훨씬 더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병변이 오래 지속되면 양쪽 발이나 손에 모두 심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또 무좀의 병변은 도장 부스럼의 경우와 같이 병변이 바깥 쪽으로 번져 나가면서 먼저 발생하였던 중심부 쪽의 병변은 소멸되므로, 새로운 물집이나 꺼풀은 병소의 가장자리 쪽에 생기며 중심부는 비교적 정상적인 피부를 보이는 것도 특징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