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허리가 아프면 우선 엑스레이 또는 MRA 촬영을 해보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촬영 결과 척추 디스크가 옆으로 삐져 나오면 "디스크"라 하여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디스크가 척추 옆으로 조금 빠져 나왔다고 하여 모두 "척추 디스크"는 아닙니다.
이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요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 중 빈번한 원인으로는, ①요추의 협착(척추 디스크), ②엉덩이뼈 탈위, ③자궁 문제, ④천장관절 손상, ⑤신장 병증 ⑥방광 병증, ⑦엉덩이 근육 문제 등이 있습니다.
1. 척추디스크
(1) 척추 디스크의 증상과 원인
이는 요추 사이에서 요추를 받치고 있는 부드럽고 끈끈한 액체 주머니가 요추 바깥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건드리면서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이 통증은 허리에서 시작되어 발끝까지 저리거나 부분적으로 매우 극심한 통증 또는 피부 냉감 등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병증은 척추를 받치고 있는 근육이 약해지면서 척추 사이가 좁아져 나타난 것이며, 그 원인으로는, 오랫동안 무거운 것을 들었다거나, 허리에 힘을 주는 자세로 오랫동안 버티고 서있었을 때, 또는 넘어지면서 허리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경우, 또한 나이가 들면서 허리 근육이 약해져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지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옆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건드려 통증이 나타나면 모두 척추 디스크 질환라고 합니다.
그러나 X-RAY나 MRI 촬영에서 디스크가 빠져나왔다고 하더라도 디스크가 척추 신경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척추 디스크 질환이라 하지 않습니다. 서서 걷는 인간으로서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디스크가 옆으로 약간 빠져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2) 척추 디스크의 치료
척추를 받치고 있는 근육을 튼튼히 하여 그 사이를 넓혀주면 옆으로 빠져나온 디스크는 자연적으로 본래 위치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한약 복용으로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주고, 침 치료로 손상되고 약해진 근육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치료의 요점입니다. 또한 통증 부위는 침 치료로 완화시켜줍니다.
척추 디스크 치료는 그 정도에 따라 치료 기간이 크게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 1-3달 정도 치료하게 되면 증상이 크게 호전됩니다.
항간에 척추 디스크가 한번의 치료로 완치된다고도 하는데,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할 뿐이지 척추 디스크 질환이 한번에 완치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2. 엉덩이뼈 탈위
(1) 엉덩이뼈 탈위 증상과 원인
엉덩이뼈가 제 위치보다 앞쪽 또는 뒤쪽으로 틀어졌을 때 척추 디스크 질환과 비슷하게 허리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 때 통증은, 급성인 경우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만성인 경우 오래 걷거나 서있으면 은근하고 묵직하게 아주 기분 나쁜 통증을 느낍니다.
이 때 통증은 허리 부위 척추 근처가 아니라, 꼬리뼈와 엉덩이뼈가 맞닿는 곳, 또는 엉덩이뼈 위쪽 좌우 양 끝부분으로 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인으로는,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을 경우, 자주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앉는 자세가 좋지 않은 경우, 엉덩이 뒤쪽이나 옆에서 심하게 충격을 받은 경우 등이 있습니다.
엉덩이뼈 탈위 증상은 허리 디스크 병증과 매우 유사하므로, X-RAY나 MRI 촬영 결과 디스크가 빠져나온 것이 확인되면 디스크로 확진하여 수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디스크가 신경을 건드린 경우가 아니므로 수술을 한 후에도 계속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2) 엉덩이뼈의 탈위 치료
엉덩이뼈가 어긋나면 꼬리뼈와 엉덩이뼈 사이의 간격이 틀어지면서 통증이 오거나, 엉덩이뼈 위쪽을 받치고 있는 힘줄이 손상되어 통증이 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침 치료로 이들 근육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추나요법으로 엉덩이뼈를 본래의 위치로 되돌려 줌으로써 치료가 끝납니다. 다만 엉덩이뼈를 바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자꾸 잘못된 위치로 돌아가므로 몇 번에 걸쳐 시술을 해야 본래의 위치에 고정됩니다.
치료 기간은 보통 2-10회 정도 침 치료만으로 가능하지만, 만성인 경우 약해진 힘줄을 튼튼히 하는 한약 처방과 함께 환자 스스로 알맞은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해야 합니다.
힘줄은 한번 손상되면 본래 상태로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치료가 끝나더라도 손상되었던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자궁 문제
(1) 자궁 요통의 증상과 원인
자궁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자궁의 위치가 잘못되어 오는 허리 통증.
둘째, 자궁이나 난관 등에 물혹 등의 덩어리가 생겨서 발생하는 허리 통증
자궁의 잘못된 위치로 인한 통증은 선천적인 경우가 대부분으로서 허리 아래쪽 깊숙이 은은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특히 자궁이 뒤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을 때 허리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특히 생리시 허리 통증이 심하며, 생리가 끝나면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아랫배를 차게 했을 경우에도 허리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런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이 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자궁이나 난관에 덩어리가 있을 때에도 허리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덩어리가 있는 부위의 통증으로 은은하게 계속된 통증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서있거나 피곤하면 더욱 통증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2) 자궁 요통의 치료
자궁 위치가 잘못된 경우는 대부분 선천성으로서 치료가 어렵습니다. 다만, 생리가 원활하게 나오도록 항상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자궁을 앞쪽으로 빼내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치료 포인트입니다. 만일 통증이 매우 심하다면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팔꿈치를 바닥에 댄 후 앞뒤 좌우, 위 아래로 몸을 움직이면서 스트레칭을 해줍니다.
자궁이나 난관에 덩어리가 있는 경우에는 그 덩어리의 종류에 따라 한약이나 침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만일 악성 종양으로서 그 크기가 5cm 미만일 경우 한방 치료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물혹이나 근종인 경우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한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악성으로서 자궁 이외의 조직이나 임파선에 전이가 되었다면 양방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이 때 방사선 치료와 함께 한방 치료를 함께 하면 방사선 치료에 의한 부작용(탈모, 구토, 기력 저하 등)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4. 천장관절 손상
(1) 천장관절 손상의 증상과 원인
천장관절이란 엉덩이뼈와 척추 아래 뼈가 맞닿는 곳으로 연골과 함께 단단한 힘줄로 연결되어 엉덩이뼈의 위치를 잡아주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체로 꼬리뼈 바로 위 양쪽에서 비스듬히 위로 향해있습니다. 그러므로 천장관절 손상에 의한 통증은 엉덩이 중심부에서 꼬리뼈 위쪽, 척추 아래쪽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엉덩이 위 양쪽, 허리와 만나는 옴폭 들어간 부분 근처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이곳은 엉덩이뼈와 천골 및 척추가 모두 만나는 곳으로서 일상생활에서 손상되기 매우 쉬운 부분입니다.
이곳은 엉덩이뼈가 탈위되어도 손상되며, 출산 후유증, 앉은 자세 불량, 장시간 무리한 허리 운동이나 걷기 등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2) 천장관절 손상의 치료
갑자기 삐끗하여 허리를 펴지 못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단 1회의 침 치료로 통증이 거의 사라지는, 말 그대로 기적의 치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이 때에는 침으로 손상 부위의 어혈을 제거하고 힘줄과 근육을 부드럽게 한 후 추나 요법으로 천장관절의 손상 원인을 찾아 뼈를 원위치 시키게 됩니다.
만성의 경우에는 이 부위에 계속 은은한 통증을 느끼며, 때에 따라 아주 기분 나쁘게 온몸이 비비 꼬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역시 치료 방법은 위의 급성과 같으나 적어도 3-10회 정도 치료를 하면서 손상의 원인이 되는 뼈를 본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추나 요법을 수차례에 결처 시술해야 합니다.
천장관절 손상은 엉덩이뼈 탈위의 한 종류일 수도 있으나, 척추측만증과 같이 바르지 못한 척추의 위치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5. 신장 병증
(1) 신장 문제의 증상과 원인
신장의 문제로 인한 통증은 ①신장의 기능 허약에서 오는 것과 ②신장의 염증에서 오는 것 등이 있습니다.
신장 기능 허약에서 오는 통증은 허리 뒤쪽에 은은한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없어 오래 서있지 못하며 종아리나 발에 찬 기운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밤에 오줌을 자주 보거나 크게 웃으면 소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때에 따라 허리 아랫부분의 빠질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갑자기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노화로 인한 것, 장시간 무리한 노동, 성생활 문란 등으로 올 수 있으며,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신장의 염증(여기서는 신우신염, 사구체신염, 신부전증 등 모든 신장 관련 염증을 통틀어 말함)에 의한 요통의 통증 부위는 위와 같으나 통증이 매우 심하고 소변이 탁하거나(단백뇨)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소변에 거품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신장 관련 병은 장기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오랫동안 서서 무리하게 일을 했을 때, 피로가 쌓이면 나타나며, 푹 쉬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2) 신장 병증의 치료
어떠한 경우든 신장 관련 병은 치료가 매우 힘들뿐만 아니라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농축된 약 성분은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신장에서는 소변을 거르면서 영양분을 재흡수하게 되는데, 신장 기능이 약해짐으로 약의 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방약을 처방할 때 약의 농도를 약하게 하여 신장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하며, 그 대신 장기간 복용토록 합니다.
신장의 허약에서 오는 병증은 노화로 인한 증상이므로 다시 젊은 시절로 되돌려야 호전되는 병증입니다. 이 역시 쉽지 않은 치료입니다.
한약은 어느 정도 노화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병증을 호전시킬 수 있는 효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5-60일 정도 한약을 복용하면 신장 허약으로 오는 병증은 매우 호전되며, 호전된 후에도 일년에 2회 정도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신장 관련 병은 한약과 침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소화기 계통의 병증으로 인해 허리쪽으로 방사통이 오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사타구니 통증과 함께 허리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사타구니 통증을 치료해야만 허리 통증을 없앨 수 있으므로 사타구니 부분을 온열 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