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한반도를 핵의 위협에 빠뜨리는 정책이다
-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재처리 허용 요구’ 철회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미국 대표단에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허용을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박 당선인이 이야기한 “안심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수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와 전면 배치되는 행보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원자력발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험한 계획이며,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핵확산 정책이기 때문이다.
재처리를 추진하는 핵산업계와 연구자들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96% 재활용할 수 있고, 최종 처분할 폐기물 양도 줄여 비용과 저장시설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며, 관련한 사실을 잘 모르는 정치인들과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다.
실제 재처리를 그동안 추진해온 어떤 국가도 재처리 경제성을 확보하거나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재처리시설에서의 각종 사고, 방사성물질의 유출, 작업자들의 피폭 등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었을 뿐이다. 재처리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핵물질 비율도 1%에 불과하며 이 또한 고속로 개발이 성공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고속로를 성공적으로 가동한 나라는 없고 대부분 이미 포기했다.
각국이 재처리를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막대한 비용 때문인데 재처리 후에도 고준위핵폐기물 최종처분장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성에 있어서도 직접 처분하는 비용보다 재처리가 2배나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2011.11 일본원자력안전위원회). 재처리를 추진하는 나라가 없다 보니 재처리 공장을 상업적으로 추진하는 프랑스, 영국이 관련 공장이 문 닫을 위기에 놓여 있다. 일본 역시 기술적인 이유로 작년 9월까지 19번째로 준공을 연기해서 재처리공장 가동이 요원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계속 돈을 쏟아 넣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재처리가 문제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재처리를 통해서 나오는 플루토늄이 핵무기로의 전용될 수 있는 등 핵확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자가 한미원자력협정에서 재처리를 요구하는 것은 박근혜 당선자의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이 원전을 도입하려 했던 배경으로 논란이 되었던 ‘플루토늄 확보’, ‘핵무장’ 논리와 연결된다.
박근혜 당선자는 진정 역사를 과거로 돌리고 한반도를 핵의 위협으로 빠뜨리려고 하는가.
박 당선인은 “북한의 핵 개발은 용납할 수 없으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은 이율배반이다. 핵연료의 포화상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재처리가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올해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침을 공론화를 통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접처분을 할 것인지, 재처리를 할 것인지를 정하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국민을 들러리로 세우는 구색맞추기식 소통이 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핵비확산성’의 원칙에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서 재처리 허용 요구를 철회하고, 재처리 관련한 개발정책을 중단시켜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걱정된다면 원전 확대 정책부터 수정해야 할 것이다.
2013년 1월 17일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