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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30 03:30
토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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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 모양의 작은 잎이 세 장씩 모여 나는 ‘토끼풀’. 하얀 꽃이 잎들 사이로 듬성듬성 피어 있어요. /위키피디아
잔디밭이나 밭두렁에 둥글고 엄지손톱만 한 하얀 꽃이 듬성듬성 피어 있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토끼 꼬리처럼 생긴 꽃이 피는 이 식물은 하트 모양의 작은 잎이 세 장씩 모여 나는 '토끼풀'입니다. '작은 잎(小葉·소엽)'은 식물의 잎 한 장이 여러 개로 나뉜 형태로 자랄 때 그중 조그마한 잎 한 개를 가리키는 식물학 용어죠. 이렇게 작은 잎 여러 장으로 이루어진 큰 잎은 겹잎이라고 해요. 콩이나 아까시나무도 겹잎이 납니다.
토끼풀은 '클로버'라는 영어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일반적으로 세 장의 작은잎을 가진 겹잎을 내지만, 매우 낮은 확률로 유전적 돌연변이가 발생해 네 장 이상의 잎을 내기도 합니다. 네 장의 작은 잎을 가진 토끼풀 잎을 발견한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은 유명하죠. 그래서 이런 모양의 토끼풀을 책 사이에 눌러 말려서 보관하거나 선물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네잎클로버를 많이 만들어내는 원예 품종을 개발해 기르기도 해요.
토끼풀은 콩이나 아까시나무와 함께 콩과(科)에 속하는 식물이에요. 다른 콩과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뿌리에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요. 토끼풀 뿌리에서 함께 사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는 대기 중에 있는 질소 분자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질소 화합물로 바꿔 토끼풀이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신 이 박테리아는 토끼풀 뿌리에서 토끼풀이 합성한 아미노산(단백질의 재료가 되는 물질)을 받아 사용하죠. 일종의 '공생 관계'입니다. 토끼풀이 가축 사료나 건초로 쓰이는 건,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이에요.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제공하는 풍부한 질소가 토끼풀 안에서 단백질로 합성되니까요.
토끼풀이 자라는 토양은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질소 화합물로 인해 비옥해지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토끼풀은 밭작물을 기를 때 함께 기르거나 농사를 쉬는 시기에 밭에 길러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용도로 재배되고 있어요.
토끼풀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의견이 있답니다. 토끼를 집집이 기르도록 장려하던 시절 토끼 먹이로 사용하는 식물이라는 이유, 모양이 토끼를 닮았다는 이유 등이 있죠.
토끼풀은 유럽 원산 외래 식물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재배를 위해 도입됐고 현재는 전국에 걸쳐 정착한 귀화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꽃이 피고 작은 잎이 긴 타원형이며 더 큰 키로 자라는 '붉은토끼풀'이라는 식물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 종도 토끼풀과 마찬가지로 귀화한 식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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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 위스콘신대 박사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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