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이공년 유월 십팔일,
목백합 나무, 우리들의 가슴에
새겨있는 나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시리다.
그 나무를 이번 여행에서 만나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지러운 세상 중에 빛을 잃은 사람, 길을 헤매는 자 많으나,
빛과 어둠 사이에서 아름다운 대 자연을 선택하여
일곱 인물이 춘천을 향하여 떠났다.
'엘더 코랄' 지휘자 김한나 샘(완쪽 위)과 멤버들
6명 전부 춘천여고 출신이라는 점이 공통분모이고
모두 한자락 하는 일곱 인물들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
지휘자 김한나 샘(피아노, 지휘 전공)
지난 6월 11일 재직 중이던 칼빈 대학에서 정년퇴직했다.
기독교 신자 중심으로 '엘더 코랄'이란 이름의 합창단을 창단하여 2017년 창단 기념 연주를 했고,
올 가을에 다음 연주회를 발표할 예정.
금번 여행도
퇴직하고 맡은 새 사명을 위해 에너지를 재충전하자고 기염을 토하며~
앞만 향해 가리라.
기염 !기염! 뭉글~뭉글~
강원도 춘천에 도착하여 소문난 명동의 닭갈비 골목에 들어왔다.
명동 지하상가 지하에 주차 시설도 편리하고 또 맛집으로도 유명한 집.
마침, 김한나 샘의 소싯적 제자가 운영하는
'명동 1번지' 닭갈비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 아래 사진은 그 많은 닭갈비를 초토화 시킨 잔상.
맛은?
가서 직접 드시고 느끼시길~
점심을 먹고 커피 매니아들이 알아낸, 연민의 작은 섬 '중도'에 새로 생긴 비엔나 커피 하우스로 직행.
예전 미군부대가 철수하고 새로 건설한 환상적인 다리를 건너 중도로 향했다.
레고 랜드가 생긴다는 소식이 들린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아직 진행 중인지?
누가봐도 최고의 명당자리에 최신식 건물이 자리해 있어 주변을 둘러보니,
멀리 앞쪽으로는 강 건너 춘천 시내가 보이고, 뒷편으로는 나즈막히 숲으로 둘러싸인 서면과 그 밑으로 굽이굽이 소양강 줄기가 감싸고 있어
카페 장소로는 최상의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듯~
어떤 넘인지 장소 하나 제대로 골랐구먼.
1층 입구
2층
3층에 올라와 비엔나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다.
으음 ~~~~~ 흐흑
궁금하면 가보세유.
몇 명이 주변 경관을 보고 엉덩이가 들썩거려 참을 수가 없다고,
고로 뚝방길을 산책해야 한다는 청원이 빗발쳐서
걷기로~
걷는 건 좋은 거니께.
앗 걷다가 파밭 옆에서 어린 목백합 나무들을 발견!!
비명지르다
타임 머신 타고 58 년전으로~
춘천여중, 고의 교목이었던
너 ! 고목은 여중, 여고 6년동안
운동장 한복판에 우뚝서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를 맞아 준 장승이었지.
늙어 지치고 텅빈 너의 가슴을 흙으로 가득 채워서라도 세워놓았던 우리 인간들의 행동이 과연 잘한 일이었을까?
괴로웠었다면 용서해주시게나.
무식의 소치일테니
그래도 그대는 우리의 상징이었고 사랑이었고 꿈이었던 걸 기억해 주게나.
금번 모임에서 제일 형님뻘
춘천여고 28기 동창 세 명,
서샘, 金 汀, 황샘
엘더 코랄에서 서샘과 황샘은 앨토, 가운데 나는 소프라노 파트에서 활약 중.
춘천여고 30기 동창들
이들 세 명의 관계가 홍어, 수육, 묵은지의 홍어 삼합 관계 만큼 끈끈한 줄 이번에 알았다.
김한나 지휘자, 그리고 서샘, 이샘 두명
다 앨토 멤버.
혼자 일때는 그리 순하던 후배가,
자기 친구가 옆에 있으니 어깨에 힘주는 모습이 귀엽더군.
친구 믿고 니 증말 그럴낀가?
밥을 내가 1500끼는 더 먹었다는 fact!
펜대는 내가 들고 있는 것 알지?
제일 막내 기수 31기 장샘,
테너 파트
여행의 목적지인 이상원 미술관으로 달렸다.
가는 길이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보고 또 보아도 오고 싶은 우리 고장의 길, 숲, 강, 그리고 그리움.
너.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 (지암리 587) 033 255 9001
저곳에는 이상원 미술관이 제일 윗쪽에 자리잡고 아랫쪽에 체험공방으로 유리, 금속, 도자공방이 있다.
카페 및 뮤지움 stay 가 있어 숙박도 가능하고 Italian restaurant 도 있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필수!!!!!
저 윗쪽의 둥근 건물이 미슬관
걷기 힘든 노약자를 위해 작은 카트가 준비되어 있다.
미술관에 도착,
깊고 깊은 깡촌 산 속에 이런 어마어마한 빌딩이 있으리라곤 ~~~
5층으로 된 유리로 모든 방을 비출 수 있는 현대식 건물.
춘천에서 출생한 이상원 화백은 독학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개척한 화가다.
처음 상업미술가에서 순수화가의 길을 걸은 그는
동양화의 담백함과 서양화의 사실적인 특징을 한 화면에 구현했다.
주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노인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화폭에 담겨있다.
그의 작품세계 이력
'시간과 공간' 1994년
한지 위에 먹과 유화물감
그의 대표 작품으로
자동차의 바퀴가 헤치고 지나간 자국으로 숨겨져 있는 시간과 공간을 표현.
그토록 세밀한 표현에 모두 감탄을 자아내고~
'동해인' 1998년
거친 동해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매일 마주치는 그 세대의 인물이 노년화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동해인'
한국의 근현대를 묵묵히 살아내어 상처와 더불어 의연함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습.
머리칼, 주름살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 사진보다 더 리얼하게 표현한 기법이 놀랍다.
2층 조각상
그곳에는 다른 이의 작품 설치관.
'고요하고 고요한'
변대용 개인전 Being inside 내면 풍경
신혜영 큐레이터 말
'작품을 접하면서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갔다고 확신했다.
외부로 보이는 것들이 전부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더라도,
외부에 존재하는 상황들을 내면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외부상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어렵다.
하나씩 맡은 건가?
'고요한 공기'
푸른 몸체에 날개가 달린 어린 사내가 앉아있는 모습
안 큐레이터에 따르면,
혼자만의 시간에 몰입한 작가의 내면에서 경험한 내용을 형상화한 작품이랜다
여인들에게 최고의 인기작품
묵직한 침묵으로 의식의 균형을 잡아가는 사람이라고 평한 작품에
그리 침묵적이지 않은 일곱 인물들이 웃으며 즐기고 있다.
방향성으로 보아 가로 폭이 좁은 수직적인 저항이 느껴진다.
수직적인 것은 초월이나 침잠의 방향이라니 왁자한 여인들의 관심도 초월하겠거니~~~
"잠시만 참아주십쇼."
유월의 아까운 하루가 슬금슬금 밀려갔다.
강촌 엘리시안 리조트 숙소로 돌아왔다.
좋은 꿈을 꾸겠지? 오늘 만이라도?
기대가 크다. 잠을 설칠 게 뻔한 데....
또 속아보는거지 뭐
이튿날
28기 서샘과 30기 이샘은 우리를 위해 숨은 요리 실력을 발휘하고
삐죽이 얼굴 내민 우리는 우아하게 아침을 즐겼다.
암, 음식은 먹으라고 있는 거여!!!
어떤 인물은 선배가 차려놓은 아침을 안 먹는다고 튕기고~ 더 자야 된다고...
세상 좋아졌네에 ~
두 분의 봉사에 감사드린다.
참고로 침대 방을 예약하면 조리기구를 사용하지 못함.
침대에서 자는 인물들은 매식을 하거나 우아하게 쥬스 한잔으로 끝내라는 뜻?
뒷소리 듣기 싫으면 그 규정을 바꾸쇼!!
합창 연습하기 전,
주차장 주변의 황금색 꽃밭을 보고 여인들이 돌진!!!!!!
저들을 봐 주는 우리가 있어 저 꽃들은 행복한 거여~~
암!!
30기 삼합
그 아래 연못 옆 데크에 가서 국민체조 시작!!!!
연못에 있는 저 꽃 물에 잎이 딱 달라붙어 있으니 수련인가? 가득 가득 모여 앉아 우리를 구경하며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할머니들 운동한다!!!!!!"
저 꽃이 고운 자태를 뽐내는건 고작 사흘이라는데 누구에게 보이려고 여태 기다렸단 말인가.
우리도 너희들처럼 그렇게 예쁠 때가 사흘이 아니고 삼십년 쯤 있었단다.
으흐흐흐흐
앉아있는 넌 누꼬?
"자 합창 연습합시다"
시간을 꽉 차게~
사회적 거리 두기 ~ 떨어져 떨어져~
주변 눈치 보면서 대자연의 품에서 목청 높여 두어 곡 부르니 배가 출출해졌다.
1군단 - 생선구이 섬마을식당, 네 명
2군단 - 옹심이 집, 세 명
우린 그렇게 민주적으로 헤어졌다
웃으며 두차로 ~
후평동 섬마을 식당에 온 생선구이 팀
ㅎㅎㅎㅎㅎ
그냥 웃음 또 웃음
음식 앞에서 행복이 번지는 얼굴
옹심이 팀?
몰라 몰라
이제 서울 갈 준비
옥산가 부근 빵과 커피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를 생각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 이십여 년이나 함께 숨쉰 우리.
저녁 무렵이면 슬며시 지는 해를 보며, 우리는 같은 가슴앓이를 했고 앞으로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실체가 없는 그리움에 대해.
고향, 추억, 그것이 사랑이 아니런가?
오늘 30기 서샘의 칠순 파티 전야제를 하기로
최고급으로 해주고 싶은 마음에
빵집의 모든 케익을 주겠다 하는데 고개를 저는 그녀.
우리가 너를 최고급으로 대접하면 우리도 저절로 최고급이 되는데 왜 싫다 하는고?
에잇 ! 할 수 없다.
좋아하는 몽블랑 빵 위에 촛불이라도!!
생일 축하합니다!!!!!!!♡♡♡♡♡♡♡
칠순이 아니고 성인식하는 소녀의 표정이다.
하긴 서샘도 교수직을 작년에 은퇴하고
지금은 다른 부처에 나가고 있는
정열과 에너지 원천의 여인!!
그녀의 미래에 축복을 보내자!!♡♡
하루가 또 저문다.
저 연못에 비친 나무들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우리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고 앞으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느냐를 생각해야지.
그리고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기를 바란다.
오늘 이 만남을 기획하고 준비한 서정숙 샘, 옆에서 준비하고 회계를 맡아준 장경란 샘의 수고에 감사한다.
알게 모르게 과자와 과일, 떡, 빵과 오디쨈, 간식거리, 달걀, 치즈, 와인을 가져온 인물들.
그리고 아침 일찍 커피와 따끈한 애플파이를 조금이라도 빨리 먹이려고 발을 동동구르며 가슴 졸이던 사랑이 넘치는 이샘 !!!
모두에게 감사와 축복을 ~~~
금번 여행에 멋진 운전 솜씨로 우리의 안전을 책임져 준 두 분의 수고에 심심하지 않고 짭짤한 고마움을 전한다.
은퇴와 칠순을 함께 기념해 준 일곱 인물, 우리 함께 뜨거운 박수를 치자.
주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춘천여고 28기 金 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