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제17차【화방재-도래기재(태백산)】구간
○ 산행일시 : 2006. 4. 2. (날씨 : 비)
○ 산행거리 : 실측거리 24.2km
○ 참여인원 : 16 명
○ 산행시간 : 10시간 (알바15분 미포함)
순천21:00 →도래기재02:54 →구룡산05:08 →참새골입구06:17 →신선봉07:09 →차돌베기08:16 →깃대배기봉09:32 →부쇠봉10:47 →천재단10:58 →태백산11:06 →망경사갈림길11:34 →유일사쉼터11:52 →유일사갈림길12:11 →산령각12:39 →사길령매표소12:51 →알바15분 →화방재 13:11
○ 산행 전 자료수집
이번구간은 북서쪽으로 강원도 영월군, 북동쪽으로 강원도 태백시, 남쪽은 경북 봉화군으로 대간 중 드디어 강원도 구간을 완주하게 되는 산행이다.
“태백산”(1567)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 천평리와 접경을 이루고 있고, 산 정상에는 태고시대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때에는 오악【(삼국사기 권제32 (잡지 제1) 제사/신라 종묘의 제도/중사(中祀) 오악(五岳): 동악 토함산(吐含山), 남악 지리산(地理山), 서악 계룡산(雞龍山), 북악 태백산(太伯山),중악 부악산(父岳山)】중 북악으로 제를 모셨으며, 일성 이사금 5년(137년) 10월에 왕이 친히 태백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한다.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지방수령과 백성들이 천제를 지냈고, 구한말에는 쓰러져 가는 나라를 안타까워하는 우국지사들이, 일제 때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던 성스런 제단이다.
“천제단”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위치한 천제단은 높이 2.5m 정도의 사각형 제단이다. 장군단, 천왕단, 하단, 세 개의 제단이 있는데 이를 통틀어 천제단이라 부른다. 천왕단은 하늘에, 장군단은 사람(장군)에, 하단은 땅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제일 상단부에 「장군봉」 그 아래 300m 지점에 규모가 가장 큰 원형의 「천왕단」(해발 1,561m) 그 아래 300m지점에 작은 사각형의 「하단」이 있다. 해마다 10월 상순에 살아 있는 소를 몰고 올라가 천제단에서 제사를 올렸고, 이를 ‘태우’라고 했다. 지금은 매년 10.3(개천절) 태백제를 개최하며 소머리만 놓고 제를 올린다
“구룡산”(1346m) 영월의 운학천과 섬안이 강에 감싸여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는 치악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백덕산과 사자산이. 남쪽으로는 비산 넘어 용두산이 보여 전망이 좋은 산이다.
백두대간이 태백산 부쇠봉(1,547m)에서 서남쪽으로 가닥을 잡아 구룡산(1,346m)과 도래기재를 거치면서 대체로 서북방향을 축으로 남북으로 꿈틀거리며 뻗어 가다가 선달산을 넘고 고치령을 지나면서부터 협의의 소백산맥이 된다. 함백산, 태백산지역에서 1,500m를 넘나들던 백두대간은 부쇠봉을 지나면서 1,200m대로 낮아지고 도래기재, 옥돌봉(1,242m)을 지나면서 고도는 더욱 낮아져 1,000m대로 떨어졌다가 형제봉을 거치고 신선봉 갈림길 부근에 가서야 1,300m대로 올라서며 이 고도는 직선거리 10여km 서남쪽에 위치한 제1연화봉 까지 연면히 이어진다
“도래기재” 춘양에서 우구치리(牛口峙里) 상금정 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된 998번 지방도로가 통과하고 있다. 대간을 잘라 도로를 내면서 50m정도의 높이로 절개지가 만들어졌다. 도래기재 남쪽 아래로 100여m되는 곳에 두개의 장승과 정자가 있는 공터가 있으며 공터 안쪽으로는 금정터널이 있다. 금정터널은 일제 때 고개 북서쪽에 위치한 금정광산에서 캐낸 금을 실어 나르기 위해 대간을 뚫어 만든 터널이지만 지금은 입구 쪽이 폐쇄되어있다. 이곳 공터를 야영지나 지원 장소로 이용하면 된다. 이 지점은 현동에서 33km, 춘양에서 17km 거리다
○ 산행 중 안내판 (영주 국유림관리소)
- 도래기재 유래 : 도래기재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북서쪽 2km거리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따와서 도래기재라고 한다. 도래기 마을에는 조선시대 역(驛)이 있었기에 역촌마을이라 하여 도역리(道驛里)라 부르다가 이것이 변음이 되어 도래기재로 통용되었다. 또 재 넘어 우구치는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 모양이라 하여 “우구치”라 불린다
- 구령산의 유래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구룡산은 태백산(1,567m)과 옥석산(옥돌봉1,242m)사이에 있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이루는 산이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걸쳐있는 이 산은 해발1,344,m,로서 태백산 청옥산 각화산 옥석산 등와 함께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라져 나가는 곳에 있다. 이산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은 남북으로 흘러서 각각 낙동강과 남한강으로 이어진다. 이 산은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하여 구룡산이라 하는데, 용이 승천할 때 어느 아낙이 물동이를 이고 오다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뱁봐라」하면서 꼬리를 잡아당겨 용이 떨어져 뱀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태백산 산령각 유래 : 이곳 태백산 사길령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오는 관문으로 높고 험하기로 유명하였지만 가장 가깝게 강원도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에 길손의 왕래가 많았고 특히 보부상들이 수십 혹은 수백명씩 대열을 이루어 계수의 인솔하에 넘어 다녔다. 산이 험하여 맹수와 산적 등이 많이 출몰하였기에 그들은 고갯길의 무사안일을 위하여 고갯마루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올리게 되었으며 지금도 매년 4월15일 태백산 신령에게 제사를 올리고 있다. 현재 태백산사길령 산령각계회에 보관중인 천금록은 200여년 전부터 보부상들이 이곳 태백산 산령각에서 제사를 지낸 기록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래가 없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 산행 소감
차에서 내리니 이슬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는 오전 중에 비가 그친다고 하였으므로 날이 밝기 전에 그치기를 바라면서 해드랜턴을 밝혀 산행을 시작했다. 구룡산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 때문에 불빛이 더욱 흐려져 해드랜턴을 손에 들고 자세를 낮춰 길을 비춰야 했다. 구룡산 부터는 잔설이 아직 남아있었다. 비로 인하여 지표면만 질퍽일 뿐 속은 얼어있으므로 미탈면은 미끄럽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차기에는 어중간하여 그냥 가다 몇 번 넘어졌다. 지난해 8.21 오대산 구간에서 11시간 동안 비를 맞고 걸어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예측불허의 미끄러움은 아니었었다. 신선봉 정상. 묘지에서 아침을 먹고 진행방향으로 진행을 하다 표시기가 없어 되돌아왔다. 묘지를 기점으로 대간길이 10도각 정도로 심하게 꺾이므로 진행방향의 길이 바로 옆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진행방향으로 직진하게 마련이며 얼마나 많은 대간꾼들이 알바를 했는지 직진방향 100여m는 훤한 길이 있고 그 뒤로는 없다. 부쇠봉에서 부터는 가랑비와 안개 그리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내려가고 젖은 면장갑을 낀 손이 점차 아려온다. 태백산에 오르니 바람은 세차게 불고 안개는 더욱 짙어 졌으며 손 시러움이 심해져 사진 찍기가 어려웠다. 겨우 태백산 표석과 천제단을 찍고 태백산을 대표하는 주목나무는 사진에 담기를 포기하고 길을 재촉했다. 태백산에서부터 유일사 갈림길 까지는 완전 빙판길이다. 아이젠 없이 진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태백산 산령각 앞에서 옛날 보부상들을 상상해 본다. 사길령 매표소 아래로 커다란 밭이 형성되어 있고 밭 가운데로 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무심결에 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15분간 알바를 하고 되돌아 와서 매표소 밑 밭가에 있는 표시기를 따라 몇 분간 더 진행을 하여 화방재에 도착하였다. 앞선 대원들이 주유소 식당 일부를 20,000원에 사용하기로 계약하고 물을 끊여놓았으며 레이디 부부가 가져온 돼지족발(6마리 족)에 6년 된 매실주로 한잔하고 컵라면 한 사발을 하고나니 이만한 즐거움이 또 어디 있으랴! 이는 관광차 안에 까지 이어지고 양주 다래술까지 가져온 대원들이 있어 백두대간 강원도 구간을 마친 자축파티로는 그만이었다. 주 대화내용은 우리 팀은 순천, 여수, 광양 3개시의 산꾼들이 모인 정예 팀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운영면에서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 이었다
○ 산행 후기
“자연에 속하면서도 일종의 비정상적인 자연의 산물이 인간이다”(에리히 프롬/인간의 마음). 이러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문명이 아니라 걷기다. 산에서 ‘걷기’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즉 백두대간 시작 초기에는 종주가 목적이었다 한다면, 지금부터는 하루에 20~30km를 걸을 수 있는 산이 대간 길임을 인식하고 걸음이 나를 인도하도록 즐겨보자는 것이다. 산행 중 대간산행에 5회째 참여한 나의 짝꿍에게 길을 재촉했던 것이 미안하여 산행에서 걷기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 17차 결과
실측거리 735.6km 중 376.1 km 51%
첫댓글 대단하신 산악인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