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씨 강연은 저를 너무 부끄럽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전 강의를 들은 한 사람의 글을 보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저 또한 꼭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뒷풀이 가서 박기범씨 옆에 앉았는데요. 이런 말을 했어요.
"사실 제가 말은 어눌해도 장난도 잘 치고 그래요. 지금은 다른 사람이 뭐라고 그래도 잘 들리지도 않고 그래요. 죄송해요."
주최측인 우리로서는 횟집으로 모셔서 잘 대접하려고 했는데 아까 많이 먹었다면서 잘 드시지도 않았어요. 제가 옆에 앉아서 깻잎 펴고 회 놓고 싸서 드리니까 손을 내밀어 받아 드셨어요.
꾸역 꾸역 씹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저리던지요.
앞에 앉아 계시는 이지호 선생님이 주최측에서 접대하러 온 사람이 멀대 같이 앉아 있으면 쓰나 하시면서 나무라셨는데요. 저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요즘 대부분의 강연은 말잔치잖아요. 누가 얼마만큼 말 잘하나 대회장인것처럼요. 그걸로 강의 솜씨를 평가하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들었다면 정말 서글픈 일이겠지요.
그 날 뒷풀이 시간에 교대 총학생회와 우리 모임이 한 번 더 모금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어요. 마음이니까 얼마씩 모아서 보내면 좋겠어요.
구체적인 방법은 모둠장이 회원들과 의논을 해보면 좋겠어요.
까치밥 모임에서는 모두 찬성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