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행사가 크리스트교 각 종파에서 열리고 있다.
봄철을 맞아 만나는 부활(復活) 행사는 꽃소식과 함께 소생(蘇生)과 영화(榮華)의 이미지를 같이 안고 온다.
크리스트교는 서양에서 들어온 종교이기 때문에, 인도와 중국에서 전래된 불교와 달리 한자문화권이 아니다. 그래서 한자를 즐겨 쓰는 서예계에서 크리스트교 관련 서예 작품들이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8년쯤 전부터 서예계에 '한문 성경'이 널리 보급되어 신앙을 가진 서예가들에 의해 뛰어난 작품이 계속 쓰여지고 있다.
개신교 측에서 매년 열리는 '한국 기독서예 대전'이나 가톨릭 측에서 개최되는 '가톨릭 서예전'을 통해 많은 작품들이 해마다 공개되고 있다.
크리스트교 한문 서예는 다음 두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중국의 '천(天)', '상제(上帝)'사상이 교묘히 차용(借用)되었다는 것이다. 즉, 크리스트교에서 '하느님', '하나님', '주님', '아도니스', '야훼', '여호와', '엘로힘' 등으로 부르는 절대신에 대한 호칭이 마땅하게 한문에 없어서 중국에서 고대부터 철학적, 인식론적으로 믿어 왔던 '천(天)'이나 '상제(上帝)'를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미묘한 동.서양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 성경 구절의 유학적(儒學的)인 배열이다. 이것은 사도들의 서간문이나 시편, 잠언 구절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이와 같은 구절들은 대체로 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히 유교적인 정서에 잘 들어 맞는다. 그래서 유학에서 쓰는 어구로 내용을 다시 배열.정리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트교 한문 서예는 앞으로 발전과 혁신의 여유를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라 할 것이다.
부활을 맞은 크리스트교 신자 회원님들은 이 기회에 여러 좋은 서예 글감으로 표현해 보시면 좋을 듯 하고, 종교 관련이 없는 분들은 또 다른 계통의 서예 글감이 있음을 눈여겨 보시면 될 듯 하다.
1. 갈라디아서 5장 22-23절

仁愛 喜樂 和平 忍耐 慈悲 良善 忠誠 溫柔 節制
인애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 원래 구절은 다음과 같다.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머리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시고 그 몸의 구원자이신 것과 같습니다."
이 구절을 현재 실정에 맞추어 유학의 덕목으로 치환(置換)하였다.
2. 시편 23장

매우 유명한 글이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라고 시작되는 구절이다.
(오른쪽의 구절 해석)
愛我備設筵席 使我之杯滿溢
애아비설연석 사아지배만일
"나를 사랑하시어 잔치 자리를 차려 주시며
나의 잔에 넘치도록 따라 주시나이다."
3. 잠언 16:20

愼事者獲益 持主者有福
신사자획익 지주자유복
매사에 신중한 자는 이익을 얻을 것이요,
주님 (말씀)을 지키고 사는 자는 복이 많을 것이다.
(원래 구절) 말씀에 유의하는 이는 좋은 것을 얻고
주님을 신뢰하는 이는 행복해진다.
4. 이사야 예언서 40:8

草枯花彫惟救 上帝之言永存不朽
초고화조유구상제지언영존불후
(원래 구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으리라.
첫댓글 성경말씀을 한자서예로 대하니 또다른 멋이있네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