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신 ‘체질개선 원년 각오’ 내비쳐
우수인재 육성, 특화전략으로 돌파구
“2등이 1등 좇아가다간 영원히 못 따라갑니다. 합병 대신 재도약 원년으로 삼은만큼 고객니즈와 이익에 맞는 실험적 태도로 시야를 넓혀 갈테니 지켜봐주십시오”
지난 4월부터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권봉주 사장〈사진〉의 취임 포부다.
그동안 키움증권과 인수설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알파에셋자산운용은 무리한 인수합병 대신 체질개선을 통한 재도약 마련에 여념이 없다.
그 중심에 선 권 사장은 중소형사로써 대형사들의 텃밭에 진입하기 보단, 현재 위치에서 가능한 한 최대의 시너지를 낸다는 야무진 각오다.
기관중심의 사모펀드와 부동산, SOC, 금융공학펀드 등 특화운용에 강점을 지닌만큼 이분야를 육성하는 한편 새로운 틈새활로도 개척한다는 전략인 셈.
이에 본지에서는 작지만 알찬 전략으로 재도약에 한창인 권 사장을 여의도 본사에서 직접 만났다.
◇ “2010년 총 수탁고 목표 2조 5000억원”
재도약 비전의 1차 목표는 우선 양적 확대다. 다만 계량적 수치 확대만이 아닌 대표 브랜드 상품을 기반으로 한 원칙경영을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총 자산은 총 1조 8700억원 규모로 40위권의 소형 운용사다. 자본금 100억원 규모에 많게는 20억원까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흑자 달성을 유지중이지만 현 상태로만은 지속적인 생존을 확신할 수 없는 것.
더욱이 자본시장법 출범 이후 운용사들의 설립이 비교적 수월해져 신생사들의 등장도 경쟁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금융상품들의 등장, 지속적인 보수인하 압력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을 맞아 생존을 위해선 적어도 2조 5000억원 규모의 수탁고는 필수적이란 견해다.
권 사장은 “실제 투자상품을 다루는 은행권 등 금융기관간 자금 부침은 물론 운용사 내부적인 업계 1위다툼도 치열한 상황”이라며 “소형사는 물론 대형사들도 변화의 흐름에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즉 현재 최상위권 운용사들이 향후 5년간 상위 5위권내 지속적인 존립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인 셈.
그는 “지금까지 40대후반이 주력이었던 펀드 투자자들 연령이나 투자니즈도 확실히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며 “즉시성 있는 풍부한 정보를 가진 재테크 세대들이 펀드 투자자들로 부각됨에 따라 변화에 부응한 시의적절한 상품과 전략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말 FY2010 운용자산 목표를 2조 5000억원으로 수립하는 한편 오는 2013년도엔 6조원 규모의 중견 자산운용사로써 도약한다는 속내다.
권 사장은 “외형적인 성장과 더불어 회사경영의 질적 목표는 국내 운용업계에서 획을 그을 대표 브랜드상품 정립이 목표”라며 “따라서 항상 고객의 니즈에 맞고 그 성과가 ‘수탁관리자로서의 의무’(Fiduciary Duty)로 일관성 있게 운용되도록 컴플라이언스 등 내부규정을 철저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 브랜드, 운용신념 녹은 대표상품 런칭
수탁고 확대에 제일 근간이 되는 것은 역시 탄탄한 상품라인업. 그리고 이같은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맨파워다. 권 사장의 속내 역시 현재 두각인 채권과 부동산 운용본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되 각 부문별 대표상품 육성과 우수한 인재영입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고객니즈를 적시에 꿰뚫고 일관성 있는 운용철학을 지키는 대표상품 런칭”이라며 “주식형, 채권 등 각 본부별 운용철학이 묻어난 대표상품 출시를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내부통제자 기준’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알파에셋자산운용에서 가장 효자노릇중인 펀드는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와 채권펀드.
특히 채권일임운용부문은 총 8000억원 규모로 경쟁 위탁운용기관중 최근 2년간 지속적인 성과 1위를 올리고 있다.
또한 운용중인 대부분의 부동산 펀드도 ‘실물상업용 임대 빌딩투자형’이다.
부동산 빌딩중 안정적이고 수요가 꾸준한 학원건물 임대수익형 투자와 리테일 상가의 브랜드 가치를 노린 리모델링형 투자로 짭짤한 성과를 자랑한다.
권 사장은 “앞으로 이같은 트렉레코드를 바탕으로 캐피탈콜 방식의 부동산 세미블라드인형 펀드를 조성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아이디어도 갖고 있다”며 “외국계 입주자들에게 호응이 높은 LEED형 빌딩(친환경빌딩)설립 구조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향후 퇴직연금에 부동산투자가 허용된다면, 이 부문에도 적극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문형 운용조직을 강화한 일임자문서비스와 펀드랩 시장 진출, 헤지펀드와 틈새ETF 인덱스 부문 상품개발도 관심이 많다”며 “사모형에서 두각을 보이는 절대수익추구형 상품들도 강화해 연 7~8%의 안정적 성과를 기록하는 파생상품 육성도 타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다양한 상품라인업과 운용을 진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유능한 맨파워.
이에 권 사장 역시 회사의 성장과 보폭을 같이 할 수 있는 우수인재 영입과 육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속내다.
그는 “앞으로 스톡옵션 도입과 업계최고 상여금으로 우수인재 영입과 내부직원 독려에 심혈을 쏟을 것”이라며 “창조적 조직문화가 깃드는 작지만 우수인재들이 모이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 ‘협업 형태로 윈윈’ 시너지 창출에 관심
좋은 상품 및 우수인재 영입과 더불어 권 사장이 블루오션 타깃으로 삼은 것은 바로 특화비지니스 영역이다.
그는 “기존 1등기업과 윈윈해서 시너지를 내는 펀드 아웃소싱 운용 등 혐업형태를 앞으로 신 수익구조로 삼을 것”이라며 “즉 운용사의 노하우를 살려 펀드랩 등 좋은 상품 제공의 연결고리를 잘 만드는 새로운 공생시스템이 타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이미 증권사와 자문사의 랩처럼 경영방식의 지속적인 혁신을 실험자적 입장에서 추구할 계획인 셈.
권 사장은 “자체비용은 아끼면서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외부기관과 가능한 운용부문에서 협업 사업모델을 추구하면 고객과 운용사 자체 모두 윈윈”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부동산과 선박 등 SOC운용 1세대인 그가 향후 주목하는 유망섹터가 궁금해 물었다. 권 사장이 현재 주목하는 섹터는 바로 NPL(부실부동산담보부채권)이다.
그는 “NPL부문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만큼, 이를 토대로 사모형 펀드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며 “5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부동산 운용실적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동산 금융상품을 선보이는 부동산 투자전문 회사의 이미지 제고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부진을 겪는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낙관했다.
이는 현재 공실율이 늘고 있지만, 도심 주요지역의 빌딩가격은 선진국들 대비 저렴하다는 논리에 따른 것. 따라서 향후 도심과 부도심 요충지의 300억원 급 중규모빌딩의 ‘밸류에디드 형 투자’로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성과를 올린다는 복안이다.
권 사장은 “부동산 시장은 좋으면 좋은데로 나쁘면 나쁜데로 항상 투자기회가 있다”며 “가령 좋을때는 PF등 개발형 상품이나 적절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운용사의 부동산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시황이 나쁘면 기업구조조정물건이나 부동산NPL투자도 고수익 투자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 조언과 관련해서도 권 사장은 원론적이지만 제일 중요한 ‘장기, 분산투자’의 자세도 빼놓지 않았다.
권 사장은 “분산투자 자체보다는 결국 시장의 변화에 따른 자산배분이 중요하다”면서 “남유럽발 위기로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이야 말로 주식형펀드 저평가 매수 기회고, 역시 적립식이 유리하다”고 충고했다.
인터뷰 말미를 빌어 그는 조직의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선 ‘섬김의 리더쉽’(servant leadership)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조직구성원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기 위해 리더들에겐 경청자로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조직원들을 잘 섬겨 탄탄한 중형 운용사로써 성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그는 지난 82년 한국투신에 입사해 조사, 국제운용, 기획, 신상품 개발 등 주요 부서를 거쳐왔다.
특히 IB사업이 부각된 2000년도 초 선박부문과 부동산금융부문이 출범할 당시 해양수산부의 정책사업 TF 등 굵직한 주간금융기관 당사자로 참여해 특화운용부문에서 남다른 저력을 자랑한다.
부동산 금융부문에서 SOC Project Finance, 부동산증권화ABS 등 다양한 특화운용을 담당한 권 사장은 2005년부터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전무(부동산본부장 겸임)를 거쳐 지난 4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 학 력〉
- 1985. 2 서강대 MBA 졸업
〈 경 력〉
- 1985. 4 ~ 1989. 10 한국투자신탁㈜ 국제부 국제펀드 운용역 근무
- 1989. 10 ~ 1991. 4 일본 현지주재원 근무
- 1991. 4 ~ 2000. 11 한국투자신탁㈜ 종합기획부 전략기획팀장, 고객서비스부장
- 2000. 11 ~ 2002. 3 한국투자신탁증권㈜ IB사업부 Whosale 전략부장
- 2002. 4 ~ 2005. 5 한국투자신탁증권㈜ IB사업부 프로젝트금융부장
- 2005. 6 ~ 2010. 4 알파에셋자산운용㈜ 부사장
- 2010. 4 알파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김경아 기자
2010년 5월 27일 한국금융(ww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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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권 사장의 건투와 건승을 기원합니다. 보고픈 얼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