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여행객들과 대화도 하게 되고 그러다
아무런 일 없었던것 처럼 헤어지곤 한다. 그저 스처 지나 갈 뿐이다.
조금 얘기들을 하다간 형식적으로 악수를 하며 자기 이름들을 말하지만
굳이 기억 할 필요도 없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네바다州의 유일한 국립공원인 Great Basin National Park 안에 소재한
Lehman Cave를 Ranger의 안내를 받으며 대부분 은퇴자들 10명이 투어를
나섰다.
내뒤를 따라다니던 60대후반(?)인 할머니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San Francisco에 산다고 하면 십중팔구 중국인이라고 생각들 할까봐
여행 다니면서 꼭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을 해준다.
할머니 뒤에 있던 할아버지가 "안녕 하세요?"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반갑다. 그리곤 가끔 우연히 스치는 또 다른 한명의 한국을 다녀 온
G.I구나 했다. 하지만 반가웠다.
Lehman Cave 내부.
다른 동굴들에 비하여 특별한 것이 없다.
투어가 끝나고 할머니 친구 내외 우리 모두 6명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한국이라는 공통분모가 잡어 놓은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근무를 했습니까?"
"1959년 원주에서 했는데 그곳에 아주 높은 산이 있는데 무슨 산이죠?."
"아~ 치악산을 말씀 하시는것 같습니다."
"치악산~ 당신 잘 기억해두세요." 중요한것은 부인에게 기억케 한다.
"나 그곳에 있는동안 좋았다고 해야 할까? 하여간 기념품을 가지고 왔다.
지금도 갖고 있는데 보여 줄까?"하며 웃는다.
도대체 무슨 대단한 기념품이기에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다닐까?
목각제품 십자가? 아니면 한국을 상징하는 특수 모양의 인형?
나름대로 이것 저것을 떠올리면서 "보여주세요."
하하하 웃으면서 고개를 숙이고 왼발 바지를 조심스럽게 걷어 올린다.
카우보이의 부츠가 나오고 바지가 조금씩 올라간다.
목이 긴 쇠조각으로 장식된 가죽구두가 다 나온 후에
내 손목 보다도 가는 다리가 10cm 정도 나오더니 멈춘다.
차마 더 이상 걷어 올리지를 못한다.
가늘고 장단지라고는 없다. 마치 나무 토막 같고 살색이 아닌 붉은 색은
엷은 가죽으로 감싸여 있다.
인간의 다리가 아니다. 짐승의 다리도 아니다. 하지만 결코 징그럽다는
생각이나 느낌은 아니다.
아니 이럴 수가 있나?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이런 다리를 하고 50년을 살아
왔고 누구를 위해 이렇게 되셨나요?
그 순간 이 분에 대하여 그저 미안하고 고맙고 무어라 표현을 할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그 분 앞에 똑바로 섰다.
그리고 군대식으로 거수경례를 올렸다.
"Thank You Sir! 내 조국을 위하여 봉사해 주심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진심은 서로 통하는 법인가?
기대치 않았던 나의 돌출 행동에 이 분 감격한 모양이다.
두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 하고 볼과 입가에 경련이 일어 난다.
나를 다정스럽게 쳐다 보던 두눈에선 눈물이 넘처 주름살을 타고 옆으로
흘려 내리기도 하고 주름이 깊은 곳에서 고이기도 한다.
나 역시 눈물이 흐른다. 옆의 부인들도 눈물을 훔친다.
앞으로 닥아가서 그분을 두 팔을 벌려 껴안아주고 등을 토닥 거렸다.
그 분도 두 팔로 나를 안고 오히려 고맙다고 한다.
한시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알지도 못하던 칠십대의 미국인과 육십대후반의
한국인 두 남자는 뜨거운 가슴을 맞대고 두 마음을 열어 놓고있다.
심각한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 나게 한것은 할머니였다.
"여보 당신 야전병원(MASH) 있을때 한국소년 한데 배운 한국말 왜 가끔
나한데 하던 말 해 보세요. 정말로 맞는지 확인해 보게요."
"나 당신을 사랑 합니다. 뽀뽀 해주세요."할아버지 말에 할머니가 나를
쳐다 본다.
"하하하 정말 Mrs.를 위해서 좋은 말만 배웠구나.
맞아요. Honey~ I love you, Give me a kiss."
너무나 좋아 하는 할머니.
할머니 인상이 처음 부터 좋았다.
Utah州의 여인들은 특히 아름답고 남자를 지극 정성으로 섬긴다.
한국에서 다리를 다친 남자를 지아비로 섬기며 사시는 분이라서
그런가 나에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Bryce Canyon 가보았냐? 우리가 그곳에서 35마일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이름 주소를 알고 싶었다. 성탄절때 카드라고 보내고 싶어서...
그런데 아름다운 곳 Bryce Canyon에 산다고 하니 주소를 달라면 분명
놀려 오라 할것이고 아니면 오늘을 미끼로 앞으로 내가 신세라도 질까
생각 할까봐 묻지를 못했다.다만 姓만 물으니 Olson 이란다.
Oh,Mr.Olson 당신은 한국인의 영웅입니다.
당신에게 올린 경례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한국인 모두의 감사의 표시 입니다.
이제 한국인이 당신에 대한 고마움을 아섰으니 지난 아픔을 잊으시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을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압니다. 너무나 아픈 기념품을 한국으로 부터 가지고 오신것을...
Mr. Olson 과 함께.
정말 다행인것은 우리와 헤어저 친구가 운전하는 차로 천천히 걸어 가는데
그렇게 가날픈 다리를 하고도 정상인 처럼 걷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 진다.
Mr.Olson을 계기로 한국전쟁 3년동안 미군 5,4000명이 전사했고
10,3000명의 부상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본다.
과연 그들은 누구를 위하여 희생 되었나?
Mr.Olson을 만나기전까지 그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나? 자문해 본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댕-큐
써-

감




홍경
님, 반갑습니다. 양 박의 초대에 응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곳은 동문만의 장소가 아니므로 사모님도 모시고 오셔도 대 환영입니다. 
한편의 단편같은 글... 감동입니다. 글쓰신 분의 아름다운 마음이 그대로...앞으로도 좋은 사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Mr. Olson에게 양인회도 헌병식 거수 경례드립니다.
그것도 인연인데 주소를 물어 소중한 관계를 지속하시지.. 나몰라라하는것 보다 서로 신세도 지고 신세도 주고하며 살아야 진정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을까요?
아```감격할 이야기를 이렇게 잘표현해시니...고마움을 표현해야할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 오늘 감사의 마음으로 이웃에게 좋은아침하겠습니다.....흔히 미국정책때문에 모두 죽여야한다고 말하지만 개개인의 이웃의 삶과 아픔을 보고 같이 느끼면서 우리한국인들이 가끔독하게 말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생기는데...이이야기 그들에게 전하고 싶군요.정목사는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그래도 죽여야한다고 할 것인가.....이젠 나도 미국사람인데...내자식도 군대에 지원하면 전쟁터에 나가 그결과가....같이 느껴보면 원수도 없을 것.....좋은 만남이었습니다.
홍경삼 동문님! 글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셔서 감사의 말을 전해 주셔서 한국 참전 용사들에게 진 빚을 어느정도 갚은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좋은 사진과 글 기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