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하고 나올 땐 섬 하나 다 얻은 것 같은 기쁨 충만
한국교회 섬선교 사역의 산증인이자 교단의 원로인 박요한 목사를 만났다. 그의 섬선교 사역은 25년째, 그리고 그가 고문으로 있는 한국섬선교회는 올해 창립 20년째가 됐다. <편집자 주>
▲평소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나이가 올해 91세인데, 지금도 지하철을 즐겨 타고 다닌다. 섬선교를 하러 지방에 갈 때도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 나는 목회 평생 그저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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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주8호(전남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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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도록 바닷길을 오가면서 시력에 이상이 생기셨다고 들었다. =바다의 자외선은 육지보다 더 강하다. 선글라스를 껴야 하는데 안하고 다녔다. 그냥 무관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안과에서 치료를 받은 후 지금은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섬선교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섬선교의 계기는 92년 전부터다(웃음). 무슨 말인고 하니 나의 선친께서 생전에 섬선교를 하셨다는 뜻이다. 나는 대전남부교회를 은퇴하기 5년 전부터 섬선교를 시작했다. 대개 8월 한 달 교역자 수양을 위한 달을 틈타 섬에 다녔다. 그리고 은퇴 후 이 일에 전념해왔다. 1982년 미국에 가서 70여일 순회 집회를 한 적이 있었다. 풍요로운 미국사회를 보면서 선친께서 일제 때 고생하면서 낙도선교를 하던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낙도 선교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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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지도(전남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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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섬선교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맺었나? =한국섬선교회는 사당동 총신캠퍼스에서 3명의 신대원생들이 기도하면서 시작한 단체다. 이때 지금의 대표인 최종민 목사가 찾아와 내가 한국 섬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해서 관계를 맺게 됐다. 고문으로 추대됐는데 지금까지 20년 동안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여년 섬선교를 돌아보실 때 섬선교 방법도 변화가 많았을 텐데. =처음에 남부교회서 목회할 때 여객선을 타고 다녔다. 여객선을 이용하니 인구가 비교적 많은 유인도에만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방주호가 13호까지 생겨서 어디든지 갈수 있다. 2톤짜리 쾌속선인데 예전에 비하면 참 좋아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것은 약품을 꼭 들고 간다는 점이다. 약은 섬에서 매우 귀한 물건이며 세월이 지나도 섬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좋은 전도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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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주11호(전남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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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한 일도 적지 않았다. 한번은 방주 4호를 타고 갔는데 기관이 고장 나서 표류하기 시작했다. 배를 운행하는 선장은 운행을 포기하고 기관실에 들어가서 물을 퍼내기만 했다. 속수무책의 상황이었다. 하필 그날은 전북봉동중앙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섬 선교를 위해 탑승했다. 반나절 그렇게 헤매었고 날은 저물었는데 구조선은 보이지 않았다.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라고 믿었지만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야 했다. 결국 극적으로 구조선이 와서 예인됐다. 그때 한 여전도사가 주민증을 손에 들고 있었던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겪었지만 무섭지 않았다. 하나님이 생명을 연장시켜 주신 것을 보니 섬선교 더 하라시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용기가 나고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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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도초교(전남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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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섬에 다니시는가. =한번은 두 세대가 사는 섬을 지나치게 됐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두 세대가 예수를 믿을까? 누가 가서 복음을 전했을까? 복음 받지 못했으면 죽어 지옥 갈건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소외된 지역, 파도 끝에 있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겠다는 사명감으로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영혼은 천하보다 귀하니까. 한 세대가 사는 섬도 매우 많다. 교통 수단이 없어서 그들의 자녀들도 찾지 않는다. 그들이 예수님 믿게 될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여러 교회들이 돕고 선교회에서 힘써서 8군데 교회를 세웠다. 섬에 교회 하나 세우는 것은 육지보다 갑절이 힘든 일이다. 전국의 유인도 가운데 무교회섬이 아직 171군데가 있다. 그동안 250개 섬을 순회했는데 더 다녀야 한다. 때로 문전박대나 푸대접을 당하기도 했고, 손으로 밀침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품을 나눠주고 복음을 전할 때 마음 문을 열어준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처음에 문전박대 하던 이들도 대개는 몇 해를 계속 가면 마음을 열어준다. 때로 전도를 잘 하고 섬을 떠나올 때는 마치 섬하나를 다 얻은 것 같아 으쓱한 기분이 든다.
▲향후 계획과 조언의 말씀. =북한의 518개 섬에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기도제목은 변함없다. 빨리 통일이 되어 그 사역을 감당하고 싶다. 복음의 물결은 막을 길이 없다. 평양대부흥이 회개운동으로 시작했듯이 총회로부터 개개인에게 까지 회개하자. 모두가 회개하고 희생정신을 가지고 충성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