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리랑을 넘어
투타산 용추폭포 동해까지(4부)
< 무릉계곡 반석위로 아래로 흘러가는 계곡물 >
< 내 노라는 풍류객들이 앉아 풍류를 즐겼을 법한 반석에 앉아 >
삼화사를 내려와 무릉계곡 입구인 반석위로 걸어갔다. 넓은 바위가 계곡의 운치를 더해주고 반석의 높낮이에 따라 개울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구불거리며 넘실거리며 감아 도는 물줄기가 상대적으로 우리를 나르는 바위를 타고 계곡을 향하여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거기에다가 싱싱한 오징어 회에다 소주한잔이 주는 기쁨은 왜 이리도 내 마음을 황홀하게 하는지! 순간 나는 신선이 됨을 착각하고 있었다.
당대의 풍류객들도 혹시나 지금 나와 같은 마음은 아니었는지 궁금하였다.
< 무릉반석 암각서 >
무릉계곡초입에 있는 무릉반석에 가로로 쓴 살아 움직이는 듯 힘이 있고 웅장한 암각서가 있었다. (사진 아랫단 글씨참조 ) 그 암각서는
---- 源 仙 陵 武
天 洞 陀 頭 石 泉 臺 中
春 未 辛 士 居 壺 玉 ----
‘무릉선원’은 도교(신선)사상을, ‘중대천석’은 불교 또는 유교사상을, ‘두타동천’은 불교사상을 나타낸다고 하며 신미년에 옥호거사가 쓴 것 이라함.
무릉계곡에서 기분 좋은 추억을 남기고 우리는 처음 택시기사가 데려다준 투타산 광장입구에서 삼척으로 가기 위하여 버스를 타고 북평으로 갔다.
동해시 북평동에는 마침 장날이었다. 동해시로 합치기전에는 북평읍 이었다.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꽤 유명한 장터이다. 정선 5일장과는 달리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었고 장터도 활기차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일정상 삼척행 버스를 타야했다.
동해에서 강릉 쪽으로 가지 않고 굳이 삼척으로 가려한 것은 보통, 사람들은 동해바다를 구경하러 강릉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주문진 쪽으로 많이들 가게 되는데 우리는 그 틀을 벋어나고 싶어 남쪽으로 삼척으로 택하였다.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하자 시각은 14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무작정 계획 없는 여행이므로 다음 코오스를 의논 하였다. 당초에는 삼척 환선동굴을 염두에 두었으나 배꼽시계가 밥 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택시기사에게 삼척항에 가서 물 회를 먹고 싶다고 하니까 물 회는 기가 막히는 맛이 나는 이름난 집을 잘 안다고 소개시켜 주겠단다. 그런데 덕산까지 가야하니까 삼척을 벋어나면 활증료도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영업 속 샘은 아닌 것 같았다, 다른 기사들도 모두가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척 버스 터미날에서 우리는 유명하다는 물 회집을 찾아 덕산으로 갔다.
덕산해수욕장이 조금 못 미치는 곳이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물 회 전문점 ‘덕산바다횟집’앞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삼척 터미날에서 강릉행버스 막차 시간을 물어보고는 기사에게 다시 콜 할 테니 명함을
달라고 하여 오늘 마지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 하였다.
여행의 즐거움은 맛 집도 한 몫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셋 모두가 구경보다 맛 집을 우선 택하니 말이다. 횟집은 손님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규모도 크지도 않았다
그 맛이 궁금하였지만 시간이 좀 걸린단다. 싱싱한 활어를 잡아 주겠다고 하고는 먼저 매콤할 소오스가 얼어있는 양념그릇을 가지고 온다.
얼음양념 소오스가 녹아갈 무렵 회와 각종 야채 그리고 익힌 면(麵)이 곁들어 나온다.
여기에다 양념 소오스를 부어서 먹으면 된다. 그런데 소오스가 너무 차가워서 면발이
튀김 할 때와 같은 모양으로 신기하게도 얼음튀김이 되어 버린다.
매콤, 달콤, 새콤한 소오스가 야채와 어울려지고, 거기에다 생선회가 냉찜질되어 꼬들꼬들 한 맛이 더 하니 과연 그 맛이 일품이었다.
묵호항에서 먹었던 물 회 와는 또 다른 맛이었다.
< 덕산해수욕장 앞바다 풍경 >
물 회로 배속을 놀라게 하고서는 우리는 인근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갔다.
해변의 모래톱이 휩쓸리는 먼 바다에서 파도가 몰려오는 끝 가장자리에서 무수한 갈매기 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 갈매기가 내가 가까이 가니까 환호를 지르면서 일제히 날아오르는 모습은 나를 감동 또 감동하게 만든다.
문득 나는 어쩌면 갈매기가 잠시 쉬고 있는데 방해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래도 환호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 덕산해수욕장 일제히 날아오르는 갈매기가 멋있다 >
< 덕산 해수욕장 삼척방향>
< 강 우측이 덕산 해수욕장이고, 좌측이 맹방 해수욕장이다. >
점심 먹은 것을 소화도 시킬 겸 덕산 해수욕장을 한 바퀴 돌아 걸어 나오는데 강과 그 중간에
아름다운 뭍에 딸린 섬 하나가 있었다.
나는 강을 보자 낚시생각이 나서 강을 따라 자꾸만 걸었다. 혹시나 다음에 오게 되면 좋은 포인트가 어딘가 하고서 말이다. 강 옆에서는 몰랐는데 다리위에 서자 강가 돌무더기에서 고기가 떼를 지어 움직이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그래 저거다, 포인트를 확인하고 내심 무언가를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시각은 16시 반을 넘으려한다.
우리는 아까우리를 데려다준 택시를 콜 하였더니 잠시 후 도착하였다.
택시 가사는 우리를 보자 대뜸 물 회 맛이 어떤가를 궁금하여 묻는 것이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친구 둘이서 동시에 “맛이 끝내 주었습니다!”하고 대답한다. 나도 이번 여행이 흡족함을 느끼며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기사는 다행이다 하면서 속으로 맛이 없었다면 소개시켜준 보람이 없어 걱정 했다고 한다.
< 맹방해수욕장에서 , 배경은 멀리 삼척항이 보이다 >
< 맹방해수욕장에서 뒷배경은 덕산방향이다 >
맛이 일품이란 소리를 들은 기사는 우리에게 서비스로 맹방해수욕장에 들러 구경하고 사진도 찍어 주겠단다.
맹방해수욕장은 규모가 덕산 해수욕장보다도 크고 편의시설도 잘되어있었다. 그런데 해수욕장 옆에 있는 솔밭에 소나무를 잘라내고 18홀 골프장을 만들고 있었는데, 지금은 주민들 반대로 중지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고 기사는 격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었다.
동해안 해수욕장에는 어김없이 솔밭이 있다, 그 솔밭은 마을의 방풍림으로서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으로서도 자연그대로가 좋을 텐데 몰지각한 상술이 그 지역을 망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확 트인 바다는 푸르고, 시원하고, 그리고 상큼한 바다냄새는 싫지가 않다.
산보다, 강보다, 음이온을 더 많이 품어 낸다는 파도가 있는 바다는
마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모든 시름과 걱정을 다 덜어주겠다고 바다는 말한다.
언제라도 너희들을 맏이 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누구나 지치고 무기력하고 힘들 때 ,
고민과 분노와 원망도 억울함도,
모두모두 바다에서 띄워 버리고
소중한 자신을 바다와 함께 한다면 긍정의 힘이 생긴다고 !
바다는 말하는 것 같다.
2012.1.14
끝
첫댓글 多情한 親舊 3분의 江原道 名地(1部~4部)저럼한 經費로 旅行한 紀行文 잘 읽었습니다.黃昏期를 앞두고 健康에도 매우좋고 追憶에 한토막이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귀감이 되겠습니다.感謝합니다.
늘 격려 해 주시니 몸둘봐를 모르겠습니다. 선배님의 격려에 힘입어 향후에도 많은 기행문을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설 명절 잘 세십시요 그리고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