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27
미용 경영, 기술, 웃음의 전도사
토니앤가이 홍제점 엄기억 대표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다 가져가라 하네
-엄기억 대표
한 사내가 웃고 있네
세상의 행복은 모두 그의 것이라는 듯
허허실실 웃고 있네
우리가 그의
웃음의 진실을 알았을 때도
그는 그냥 웃고 있네
기술과 경영과 행복은
남다른 노력과 인내의 결과라고
온몸으로 말하며
웃고 있네
그래서 그의 주변엔
인산인해 시끌벅적
그래도 그는 도인처럼
허허실실 웃고 있네
웃으며
미용 경영
미용 기술
미용 행복
모두모두
나눠주네
다 가져가라 하네
주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엄기억 대표
처음에 만나 호감을 가지다가 그 호감이 비호감으로 변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그들은 말만 번지르르했지 행동과 말이 따로 노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오래 가지 못 한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애쓴다.
반대로, 만나면 만날수록 인간미에 매료되어 신뢰를 더해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언행은 일치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토니앤가이 홍제점을 운영하는 엄기억 대표가 후자 인물을 대표하는 미용인이다. 기자가 언제부터 엄기억 대표를 만나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주위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미용인 중에 엄기억 대표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엄기억 대표와 어느 날 행사 후 뒤풀이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와 미용계를 위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 20 여 년 전의 일로 기억한다.
그 후로 우리는 미용계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엄기억 대표 특유의 익살과 해학은 우리 모두를 즐겁게 했다. 엄기억 대표는 좌중을 압도하는 재치 있는 말과 함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다보니 선배들 앞에서도 잘못을 바로 지적하는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이는 듣는 사람에 따라 민망함과 통쾌감을 동시에 준다. 당사자는 얼굴이 붉어지겠지만 기자는 통쾌함을 느끼는 사람들 중 하나다. 그의 직설적인 말이 백 번 맞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강직한 직설어법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당사자에게 민망함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깨우쳐주려는 그의 강직함이 담겨 있음을 기자는 잘 안다. 세상 시류에 편승해 편히 살려는 사람에게 잘잘못을 지적해주고 개선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엄기억 대표는 그래서 기자에겐 특별한 미용인이자 동료다.
그렇다고 엄기억 대표가 항상 진지한 것만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의 해맑은 유머는 삶의 청량제와 같다.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과 함께 그를 더욱 신뢰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엄기억 대표는 우리가 부러워할 또 한 가지를 가지고 있으니 금슬 좋은 부부라는 것이다.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김혜진 원장은 그의 아내이자 미용 친구다. 두 부부가 도란도란 작업하는 모습을 기자는 몇 번 목도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10월호 뷰티라이프 표지 작업을 엄기억 부부가 했다. 지금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 장태희 양이었다. 그때 기사를 인용하면 “부부가 같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건 물론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엄기억 원장과 김혜진 원장은 입 모아 말한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그들의 가치관에서 삶의 지표가 엿보이는 듯하다.(중략) 엄기억 원장의 살롱 사훈은 ‘항상 처음처럼’이라고 한다. 고객을 가족처럼 친구처럼 대하면서도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미용을 처음 배웠던 때를 잊지 않으려는 다짐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다. 직원과 대화를 할 때도 고객을 대하듯 예의를 잊지 않고 배려, 이해하려 메모장에 적는다. 김혜진 원장이 인터뷰 도중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꺼내 보여준 메모장이 그가 긍정적인 마인드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유난이라는 오해를 살까봐 그는 별것 아니라며 메모장을 수줍게 내려놓으면서도 엄기억 원장 덕분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다정하고 존중 받는 부부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기자는 기분이 좋았다.”
남다른 부부애, 가화만사성의 실천
기자가 장황하게 옛 기사까지 들춰낸 이유는 엄기억 부부의 부부지정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우리 미용계에는 부부가 함께 일하는 미용인들이 많지만 이들 부부처럼 부부애, 동지애도 똘똘 뭉친 부부도 많지 않으리라. 부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옮기지 않더라도 부러운 건 부러운 거다.
엄기억 대표는 요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용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 자문을 구하거나 강의를 의뢰하는 곳이 많아 미용 전반에 걸친 에피소드와 경영비법, 고객 유치 방법 등의 세미나를 전국에 걸쳐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미나가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쳐나는 것은 그의 나눔의 미학 덕분이다.
엄기억 대표는 건강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는데, 몇 명의 미용인들과 팀을 이뤄 산행을 자주 하고 있다. 산행은 호연지기를 기르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또한 팀을 만들어 가는 것은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키울 수 있어서다. 같이 하다 보면 동지애는 물론 협동심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오토바이 타는 것을 즐기는 엄기억 대표는 할리데이비슨을 꾸준히 타고 있는데 같이할 미용인들을 찾고 있다. 오토바이 투어링을 하며 불우한 이웃을 찾아 미용 봉사하는 것도 그가 요즘 꿈꾸는 생활 중 하나다. 어찌 보면 산행과 오토바이 투어는 미용인들과 더욱 가까워지고자 하는 그의 매개물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추천으로 미용 시작
고등학교 때부터 독특한 스타일을 좋아했던 그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미용을 시작했다. 미용계 입문 후 배움만이 진정한 미용인으로 거듭 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학원, 학교, 각종 세미나 등의 강의를 듣고 반복 연습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기술과 경영 비법을 미용인들에게 나눠주기를 서슴치 않고 있다. 미용인들은 모두 하나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의 마음 깊숙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많은 미용인이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더구나 사람 좋은 웃음과 유머까지 동반한 그, 아닌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엄기억 대표에게 행사 후 뒤풀이에서 물은 적이 있다.
“우리 토니앤가이 홍제점 모든 팀원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미용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것 그리고 나의 재능을 어려운 이웃과 미용후배들에게 나누고 봉사하는 것.”
그의 대답은 역시 그다웠다.
‘웃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역할이 있다고 기자는 믿는다. 이건 종교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큰힘은 반드시 존재하고 그것이 하느님이 됐건 범우주론적인 것이 됐건 우주를 지배하는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역할을 소중히 행사할 때 우리의 우주도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할 것이다.
엄기억 대표가 실천하고 있는 재능기부가 우리 삶, 우리 미용계에 아주 긍정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얼마나 기쁘게 하고 있는가.
코로나19로 많은 우리 미용계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어 있을 때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웃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라는 그의 행복한 한마디가 활력소가 되고 있음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엄기억 대표 프로필
*TONY&GUY LONDON Creative Cut
*TONY&GUY PARIS CLASSIC Cut
*SASSOON LONDON ADVANCE Cut
*2014 F/W SEOUL FASHION WEEK HAIR DIRECTOR
*KBS 2TV 인간극장 5회 출연
*유명 연예인 다수 헤어 담당
*현재 TONY&GUY 홍제점 대표원장
<뷰티라이프> 2021년 7월호, 창간 22주년 기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