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인바스켓이나 케이스 스터디 준비에 도움을 드렸던 분들 가운데에서
적어도 세 분이 내 자료로 공부했거나(독학), 내가 가르쳤던 분들이다.
시험 직후 모든 분의 답안 내용을 다 전해들은 것은 아니지만,
전해들은 경우만 놓고 보면 답안도 나무랄 때 없었다.
발표가 나기 전이었음에도 매우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그런데 결과가 수석으로 나오자 나 역시 무척 놀랐다.
모두 충분히 수석의 영광을 가져가기에는 충분했다.
인바스켓이나 케이스 준비나 연습을 하고 숙성기간이 필요한 것 같다.
강의를 듣고 훈련을 쌓으면 그날 바로 효과가 반짝반짝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의미다.
그것은 인바스켓과 케이스의 형식이 무척 생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처음엔 낯선 것들도 자꾸 대하고 난 뒤에 시간이 흐르면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아도
무척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인바스켓, 케이스 시험이 바로 그런 경우다.
그외에
이 분들이 다른 분들과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분들이 열심히 노력했고, 고생하셨지만 이 분들 역시 치열하게 준비한 점은 다르지 않은 듯 하다.
그 중 한 분은 지난 2월 시험에서 실패한 직후, 실패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가장 먼저 나에게 연락하셨고 준비를 .시작하셨다.
여름에 시험이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준비를 시작하신 셈이다.
남들이 방황하는 시점에 이미 다음을 준비했고, 겨울이 끝나기도 전에 여름을 준비했으니...
수석이란 보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적어도 수석을 하실 정도면 이렇게 남다른 준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시험의 결과를 보면 대부분이 커트라인 선에서 걸려 있게 된다.
커트라인 근처에 대부분이 0.5점 내외의 성적으로 몰려 있게 되고 그 중 몇몇이 그보다 훨씬 더 나은 성적을 받게 된다.
우리가 '시험은 운이다.' 라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그러한 점수의 분포 때문이다.
그러한 운을 뛰어넘어 월등한 점수를 받으려면 결국은 남보다 다른 준비와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남다른 준비가 반드시 수석이나 승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그러한 투자없이 수석을 얻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찌보면 인생을 힘들게 살아가는 것이 되겠지만, 그만큼 무엇인가를 확실히 이루어가는 삶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 역시 야심한 이밤에 문득 다시 한번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자문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