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사에서
김도솔
정방사 지장전地藏殿 앞
늙은 소나무 한 그루
기울어진 제 한 몸 지탱하기 힘든 벼랑
류머티즘에 걸린 손마디처럼 온전한 가지라고는 없다
삭정이까지도 고스란히 무게로 짊어지고
온몸의 중심을 뿌리에 두고 버티고 있는 나무
한번 기울어진 중심은 다시 고쳐 세울 수 없어
고달픈 그 자리가 생의 전부인 채
모진 풍상으로 휘청거릴 때마다 늘어가는 옹이지만
범종 소리에 제 속에 쌓인 옹이 하나씩 내려놓으며
다람쥐도 품고 참새도 품어가며
온전히 등을 내어주는
못내 눈에 아리는
등 굽은 소나무
ㅡ 문예지 『문경문학』 2024.19집
첫댓글 좋은시 감사합니다
등굽으며 늙어가던 이제 세상에 계시지 않는 엄마가 그립습니다
정방사를 찾으면 그 소나무가 생각나겠지요 ..
이 시가 생각 나겠지요 ?
감사합니다~^^
정방사를 생각하면 지금도 그 소나무가 눈에 선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