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칼리지'… 교수·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로 활발한 교류
교원 30명 중 10명이 외국인 교수 교내 곳곳에 잉글리시존 마련해
1년 기숙사비 지원·입학금 면제 본교 대학원 진학 시 학비 지원도
지난 11월 5일, 충북 괴산의 중원대학교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기와지붕의 웅장한 본관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으로 푸른 잔디가 깔린 축구장, 대학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골프장이 보였다. 골프장 곳곳에서 청명한 가을햇살 아래 친구들과 함께 나온 학생들이 골프 연습에 한창이었다. 잔디운동장과 골프장 주변으로는 인근 주민들이 멋진 캠퍼스를 구경하며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본관 뒤쪽으로는 50m 길이의 실내 수영장뿐 아니라 실외 수영장도 눈에 띄었다.캠퍼스에서 만난 박인희(24·사회복지학부1)양은 "여러가지 편의시설뿐 아니라 2인1실의 기숙사 시설도 수준이 높다. 학교생활이 너무 편하고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돼 지난 여름방학때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여름을 보냈다"고 말했다.
올 3월에 개교한 신생 중원대의 목표는 얼핏 단순해 보인다. 바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 그러나 이 단순명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진, 뛰어난 교육환경, 튼튼한 재단을 기반으로 한 장학혜택 등 복잡한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홍기형(68) 총장은 "글로벌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 바로 중원대"라고 강조했다.
- ▲ 골프 연습에 한창인 중원대학교 학생들.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철저한 실용전공
중원대는 2009학년도에 의료공학부, 한방산업학부, 에너지자원공학부, 스포츠과학부, 사회복지학부 등 5개 학부 9개 전공으로 첫 신입생을 모집했다. 2010학년도는 IT공학부, 글로벌리더학부, 국제어학부가 신설돼 8개 학부 21개 전공에서 신입생을 뽑는다.
중원대의 개설학부는 실용과 통섭이 특징이다. 홍 총장은 "전공 개설에 앞서 2년동안 타당성 조사를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전도가 유망한 전공들을 가려내고, 통섭으로 깊이있는 전문실용인력 육성이 가능한 커리큘럼을 세웠다"고 밝혔다.
우수한 교수진도 자랑거리다. 미국 세인트존스대의 조석희 교수, 캐나다 메모리얼대의 김기수 교수, 카이스트의 구자공 교수 등이 현재 중원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내년에는 학부가 늘어나는만큼 앞으로 30명의 교수를 국내외에서 더 선발할 계획이다.
의료공학부의 강윤중(39) 교수는 "학부이론뿐 아니라 학생들이 1학년때부터 직접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몸으로 지식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졸업후 산업체나 연구소에서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인력 육성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김도완(42) 한방산업학부 교수는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도록 해 해당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만들 계획이다. 벌써 1학년 가운데 상당수 학생이 자신만의 특허를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 ▲ 교내에서 쉬고 있는 중원대학교 학생들.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무시험 평가·영어몰입식 교육
중원대의 학생 평가 방식은 파격적이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시험 대신, 발표나 토론 등 학생의 수업참여도와 퀴즈와 같은 평소 학업에 대한 관심도 등으로 평가한다.
서울에서 다른 대학을 다니다 중원대로 재입학한 박병학(27·에너지자원공학부1)씨는 "주입식 강의와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으로 평가하는 대학이 많지만 중원대는 정말 공부에 열심인 학생이 제대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김형수(45) 에너지자원공학부 교수는 "현재 중원대 신입생들의 수능평균 성적은 3등급인데, 앞으로 졸업할 때는 1등급이 돼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어몰입식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전체 교원 30명 가운데 10명이 외국인 교수이며, 영어수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학생회관의 직원조차 원어민일 정도로 교내 곳곳에 잉글리시존이 마련돼 있다. 모든 강의실과 행정실 간판 역시 영어로 써 있다.
미국인 교수인 스포츠과학부의 이테리(41) 교수는 "중원대를 졸업한 학생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교수들이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산업학부 1학년 장태원(19)씨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는데, 수업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영어를 쓸 기회가 많아 이제는 외국인과의 대화에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영어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중원대의 장학혜택은 놀라운 수준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다른 대학과 달리 대학운영 경비전액을 재단이 지원한다. 이 때문에 신입생 전원은 입학금이 면제되고, 일정 수준의 성적우수자에게는 등록금 전액 면제 및 본교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시 학비를 지원한다. 입학후 1년간은 모든 학생들의 기숙사비를 지원해주며, 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변세아(19·사회복지학부1)양은 "대학입시에서 다른 대학들에도 합격했지만 최종적으로 중원대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깜짝 놀랄만한 장학혜택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사제동행
중원대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하는 '레지던스 칼리지'가 그대로 구현된 대학이다. 교수와 학생 전원이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이 때문에 언제든지 교수와 학생간의 교류가 이뤄진다. 말 그대로 '사제동행'이 가능한 대학인 셈이다.
박유나(21·한방산업학부1)양은 "교수님들과 항상 함께 생활하고, 총장님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부분을 언제든 물을 수 있고, 각종 고민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숙대학이기 때문에 교내에 다양한 첨단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대학본관은 세계 최대의 지열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국제대회 규격의 잔디축구장과 수영장은 물론 스파시설, 휘트니스 클럽 등이 갖춰져 있다. 또 국내 대학 최초로 교내에 9홀(18개 그린) 규모의 친환경 골프실습장도 마련했다. 학생들은 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하며, 레슨비도 5000원에 불과하다.
소설가로 유명한 김이연(67·사회복지학부1)씨는 "멋진 캠퍼스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중원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1학기 때 단 2과목만 A였고, 나머지는 모두 A+를 받아 전체 차석을 차지할 정도로 공부에 열심이다.
김씨는 "늦게나마 이렇게 좋은 교수진과 우수한 시설에서 재미있게 공부하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중원대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