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야 할 길> - 누리길을 걷다.
누리길은 누리다. 즉 마음껏 맛보다. 즐기다의 뜻으로
누구나 편하게 걷고 즐길 수 있는 소통의 길을 뜻한다.
남편의 신정휴가도 오늘로 끝나서 같이 누리길을 걷기로 했다.
겨울바람이 살짝 불었다.
귀도 약간 시리지만 손은 장갑이 없어도
잘 걷을 수 있는 날씨다.
시골 산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언덕 위로 하늘이 아름답게 보인다.
겨울길은 모두 내려 놓아서 가볍다.
왕송호수를 끼고 도는 누리길.
산과 집, 도로, 논, 밭, 호수, 길.
인간이 사는 우리의 지도이다.
어미는 불안하다.
더욱이 목줄로 묶여 있어 자유가 없다.
반면 새끼들은 자유롭다.
어미를 떠나 노끈을 가지고 저렇게 놀고 있다.
새끼를 낑낑 대며 부르는 어미의 소리가
애처롭다.
황토흙길도 나온다.
구불구불 걷고 또 걷는다.
테크길이 넓직하니 걷기에 딱 알맞다.
이 끝을 걸으면 수원시가 나온다.
신기하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같이 걷는다.
커피향이 좋다.
2시간을 걸었더니 배가 고프다.
추어탕집이 있어 한그릇씩 시켰다.
추어탕 나오기 전 두부가 나오는데 담백하다.
두 접시나 먹었다.
추어탕도 바글바글 끓고 있다.
고구마는 후식으로 생강차와 같이 마셨다.
역시 찐고구마보다 군고구마다.
겨울엔 최고의 간식이다.
주인장의 배려가 예쁘다.
왕송호수가 모두 얼었다.
깨지고 얼고를 반복한 호수가 예술을 만들었다.
기러기들이 많이 보인다.
잠깐 스위스 루체른의 호수가 생각난다.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립다.
섬세한 길이다.
여러 손길의 노고가 보인다.
돌을 깍고 만지고 그리고 놓고
수없는 손길로 이 길을 만들었다.
걸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걷는 것에 집중 못하는 한 단면을 본다.
걷다가 취사도 하는 우리들의 모습들...
아직도 가야 할 길....
오늘도 나는 길 위를 걷고 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다.
<포토일기 100-2>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중에 같이 걸어요.
길이 좋더군요. 예전엔 데크가 없어서 빙 돌지 못했었죠.
스위스 루체른 호수라~~~ 비교를 하려면 일단 검색이라도 해봐야겠네요.ㅎㅎㅎ
왕송호수가 훨씬 좋답니다.
루체른 호수는 오래된 나무 다리로 유명하죠.
나라사랑~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