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는 일반 남성에 비해 외모, 피부, 음성, 성격, 생활습관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우선 거세(去勢)를 하면 수염이 나지 않습니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분비되지 않고 여성호르몬이 조금 더 분비되기 때문이죠. 어린 나이에 거세 시술을 받은 내시는 수염이 아예 나지 않고, 이미 수염이 난 성년이 되어 거세 시술을 하면 3개월 이내에 수염이 다 빠져버린다고 합니다. 또한 피부는 피하지방이 발달하여 여성처럼 고운 윤기가 흐르는 부드러운 살결로 희고 깨끗하게 변합니다.
남성다운 목소리를 상실하는 것도 두드러진 변화입니다. 소년기에 거세한 경우는 어린 소녀의 가냘픈 음성처럼 되고, 사춘기 이후에 거세한 경우는 찌를 듯이 가늘고 톤이 높아져서 마치 목이 많이 쉰 사람이 억지로 소리를 낼 때 나오는 음성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여성의 성악활동이 규제되었던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여성 음역을 소화해내는 남성 성악가인 카스트라토를 구하기 위해 많은 소년들을 거세시켰다고 하죠.
- 엘리자베스 케이스가 그린 '조선시대 내시'.
내시가 비만한 이유는?사극을 보면 내시들 중에 살이 찐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거세하면 비만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니 그 원료가 되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데다 성생활로 인한 칼로리 소모가 없는 탓으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거세시킨 동물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돼지를 비롯한 가축도 살을 찌우기 위해 일부러 거세시키는데, 수컷은 불알을 암컷은 난소를 없앤다고 하지요. 또한 인간과 달리 동물은 발정기가 있기에 욕정이 발동하면 사나워져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암컷에 대한 욕정을 없애서 성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길들이기 위해 거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말도 거세된 말이 덩치가 크고 튼튼하면서 온순하며 훨씬 잘 달린다고 하지요.
유달리 몸이 퉁퉁한 어린이 가운데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생식기가 기형인 경우도 있습니다. ‘유환관증(類宦官症)’이라고 하는데, 고환이 콩알만 하고 음경도 유난히 작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거세한 경우에 체중이 점점 불어나면서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몸이 단단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혹은 몸의 신진대사가 거세한 상태에 맞춰서 진행되기에 날씬한 경우도 있습니다.
내시가 되면 달라지는 성격의 변화는?내시는 성격도 여성적이 되어 정서가 매우 불안정해져서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예민해지며 말이 많아집니다. 사소한 일에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가 일쑤이고, 혹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기도 하다가 금방 기분 좋은 상태로 되돌아오는 등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불안과 공포심도 많아집니다. 성격은 근본적으로 잔인하지 않았고 인자하거나 온화하다고 합니다. 또한 자기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면 비굴할 정도로 자기를 낮춰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고, 여인이나 어린 아이들에게 많은 애정을 주거나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에게 깊은 애정을 베풀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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