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of Kin - My Conversations With Chimpanzees
Roger Fouts
국역본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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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에게 음성언어를 가르치려는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다. 하지만 수화(ASL, American Sign Language)는 가르칠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은 침팬지가 인간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침팬지는 100 단어 이상을 배울 수 있다.(기준이 너무 엄격하기 때문에 그리고 30 년 이상 집중적으로 ASL을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히 과소 평가된 수치다.) 그리고 열 개의 단어를 연결하여 하나의 문장을 만들기도 한다.
단지 단어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침팬지는 추상적으로 또는 상징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침팬지는 검은색(Black)을 좋아하는데 그 침팬지는 좋은 것을 Black이라고 한다. 예컨대 맛있은 바나나를 주면 그 침팬지는 Black이라고 한다. 어떤 침팬지는 Bug(벌레)이라는 단어를 자신이 경멸하는 자를 가리키기 위해 사용한다. 오이라는 단어를 배운 적 없는 어떤 침팬지는 오이를 처음 보았을 때 녹색 바나나라고 부른다.
이 책은 침팬지의 언어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침팬지의 정신세계를 다룬다. 침팬지는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리하며 감정이 풍부하다. 침팬지의 정신 세계에 대한 인정은 자연스럽게 침팬지 보호 운동으로 이어진다. Fouts는 Jane Goodall과 함께 영장류(Great Apes) 보호 운동가로도 유명하다.
언어 문제에서 학문적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지 않은 점이 약간은 아쉽다. 하지만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이 책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주 흥미진진하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의 장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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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 책의 주인공 침팬지 Washoe와 지은이 Fouts 사이에 있었던 한 일화였다.
Washoe는 트레일러 안에 살고 있었다. 트레일러 안에는 냉장고가 있다. 말썽꾸러기 Washoe가 냉장고를 뒤지기 때문에 냉장고에는 자물쇠가 있다. 그런데 어느날 Fouts가 냉장고를 잠그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 때 Washoe가 옆에 있었다. 얼마 후 Washoe와 Fouts는 밖에 나왔다. Fouts는 트레일러 바로 옆에 있었고 Washoe는 멀리 있었다. 그 때 Washoe는 아래에 어느 부분을 쳐다보고 있었다. Fouts는 Washoe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Washoe가 그 곳을 계속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 곳에서 뭔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 결국 너무나 궁금해진 Fouts는 Washoe가 무엇을 쳐다보는지 알아내기 위해 Washoe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Washoe는 전속력으로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가서 냉장고 문을 열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한 아름 안고 기쁨에 넘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Washoe가 계속 쳐다보고 있던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Fouts가 속은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Washoe가 여러 단계의 추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냉장고에는 맛있는 것이 들어있다.
2. 냉장고를 잠그지 않았기 때문에 내(Washoe)가 냉장고 문을 열 수 있다.
3. 지금(Washoe와 Fouts가 냉장고 옆에 있을 때) 당장 냉장고를 공격(?)하면 Fouts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별로 승산이 없다.
4. 지금 Fouts는 트레일러 옆에 있고 나(Washoe)는 트레일러에서 멀리 있기 때문에 Fouts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
5. 내가 뭔가를 보고 있으면 멍청한 Fouts는 궁금해 할 것이다.
6. 내가 계속 뚫어지고 그곳을 보고 있으면 멍청하지만 호기심에 넘치는 Fouts는 결국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곳으로 올 것이다.
첫댓글 <자유 게시판>에 있는 "침팬지가 말을 배울 수 있을까? - 『The Language Instinct』 vs. 『Next of Kin』"를 같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