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golism이라는 용어를 접할 때마다 불쾌한 느낌을 받았는데 더 이상 전문 용어로 쓰이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mongolian idiot는 몽고인종의 얼굴 생김새를 한 저능아를 말하는 단어인데 몽고족을 경멸하는 서구인들의 인종차별적 편견을 바탕으로 하여 생긴 말로서 애초에 이런 용어는 생겨나지 않아야 했다. 이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영국의 의사 John Langdon Down(1828-1896)이고 나중에 mongolism이 염색체 이상으로 온 질병일 뿐 몽고인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져 지금은 Down 증후군으로 대체하여 쓰고 있다.
지능이 모자라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는 idiot, imbecile, moron 등이 있다. idiot는 원래 공직을 갖지 아니한 자를 의미하는 그리스 말 idiotos에서 유래 된 것으로 그 시절 공직에 천거되지 못한 사람은 지능이나 센스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결국 바보를 의미하는 단어로 전락하고 만 것 같다. imbecile은 라틴어의 imbecillus에서 유래 된 것인데 im은 ''''''''무엇에 의지하는'''''''' 이라는 의미의 접두어이고 baculum은 막대기 혹은 지팡이를 뜻하는 것으로 신체장애자를 말하던 단어인데 세월이 지나면서 지능장애자를 지칭하는 말로 전용된 것이라 한다. moron은 어원을 찾자면 감정이 둔한 혹은 위트가 부족한 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의 moros가 되겠지만 17세기 프랑스의 극작가 Moliere가 그의 희곡에서 좀 모자라는 역할을 하는 인물의 이름을 Moron이라고 한데서부터 유래한다.
의학적으로는 1905년 프랑스의 심리학자 Alfred Binet와 같은 나라의 의사 Theodore Simon이 주창하여 한 살에서 두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성인을 idiot, 세 살에서 일 곱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성인을 imbecile, 여덟 살에서 열두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성인을 moron이라 정의 한 후 대체로 그 들의 분류를 따르고 있다.
어쩌다가 산업혁명 같은데 동참하지 못해서 그 들의 식민지가 된 나라가 많은 동 아시아는 서양 사람들의 경멸의 대상이 되어 온 탓에 mongolism 같은 용어가 버젓이 사용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이런 예는 다른 질병의 이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태리 사람들이 매독을 프랑스병이라고 한데 대해 프랑스 사람은 나폴리병이라고 하였으며 AIDS도 초기에는 아이티 병이라고 하고 뉴욕병이라고도 한 적이 있다. 영어권의 의학용어를 보면 대부분이 그리스나 라틴어에 그 출처를 두고 있지만 서양이 중세 암흑기를 지나고 있는 동안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아랍권에서 건너간 단어도 많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화학이나 약학 같은 기초 학문 쪽에서 보면 alkali, alcohol, aldehyde 등 수 없이 많이 있어 동양의 신세를 톡톡히 지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와 직접 관련이 있는 용어만 보아도 미생물 배양에 쓰는 agar는 말래지어 말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으로 Robert Koch의 조수였던 Walter Hesse의 부인이 실험실에 공급한 것이고, beriberi(각기병)는 세일론 말이며 설사를 막아주는 약으로 지금도 많이 쓰이고 있는 kaolin은 중국어인 kao-ling에서 온 말이다. 동아시아의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더 많은 동아시아 출신의 단어가 서양의학에 나타나는데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뜻하는 일본어 moyamoya는 뇌내 혈관 질환의 병명인 moyamoya disease로, 이질의 공식병명인 shigellosis는 일본의 의학자 시가 기요시의 이름에서 유래 한 것이고, 한 때 Sumatra의 coolie''''''''s disease로 불리던 Scrub typhus의 딴 이름인 tsutsugamushi는 일본어 ''''''''위험한''''''''이라는 뜻의 tsutsu와 ''''''''벌레''''''''라는 뜻의 mushi의 합성어이다. 우리 나라의 한탄강은 유행성 출혈열 연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쌓은 이 호왕 교수에 의하여 명명되고 세계 의학계에서 공인된 hantavirus에 그 이름을 빌려주고 있다. 우리의 의학이 조금만 더 발돋움을 하면 우리의 연구 논문이 소위 SCI 잡지에 많이 실리고 인용되게 되어 세계 의학의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가게 된다면 mongolism 같은 치욕적인 용어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의학용어의 어원을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은 앞으로 우리 나라 말도 공부해야 할 것이다.
다운 증후군은 제 21번 염색체가 정상적으로는 두 개 있어야 하는데 3개가 있어 생기는 질환으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신생아 약 800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지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장병도 많고 백혈병도 잘 걸린다. 나이든 산모가 출산한 아이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데 나이든 산모가 아니더라도 아기를 갖게 되면 산전 진찰을 의사가 지시하는 대로 충실하게 받고 약국에서 임의조제하는 약을 함부로 먹거나 하는 일을 피하고 의심스러우면 양수 검사도 받고 해서 다운 증후군과 같은 병을 피해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