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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휴일날 아침..
간만에 보는 햇살의 눈부심이 그간의 산행을 못한
게으른 나를 깨우쳐 주기에 충분한 날이다.
아직 채 여름다운 여름 한번 느끼지 못한것 같은데 벌써 계절은 문턱에서
가을을 맞이한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서운하고 섭섭함이 내 안에서
인정을 하고 슆지 않는 고집스러움이 발동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쩌겠나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는 노릇이고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는것을..
그런 그 늦여름의 마지막 열정을 안고 베낭하나에 무작정 길을
떠나 나서 보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지는 입암산이다.
입암산은 지난 3월에 다녀오면서 나름 산행에 대한 여러형태로 글을 올렸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많고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에 대한 새로운 느낌들이 많아 다시금 올려보기로 한다.
산 높이 654미터인 입암산은 행정구역상 장성군 북하면과 전북 입암면 경계에 위치하여
예로부터 지리적 군사적으로 요충지 였다.
산성의 축성시기는 삼한시대로 추측하고 있으며 후백제때는 견훤의 요충지였고 고려시대엔
송고비 장군이 몽골군을 물리쳤던 장소이며 조선시대는 윤진장군이 장열히 전사한 역사적
숨결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전 10시 ..
간만에 맛보는 햇살에 기분이 상큼 하리만큼 신선함이 전해온다.
벌써 주차장을 메운 산행객들로 초록에 물든 나뭇잎들이 고개숙여 반가이 나를 맞이해준듯 슆다.
때늦은 마지막휴가를 즐기시는 피서객들이 조용하게 파묻혀 있을 외진 펜션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것 같다.
이제 막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파전을 준비하고 마실거리를 준비하시는 여인네들이 손이 바빠졌다.
전대수련원 갈림길에서 "학술림"이란 문구가 있다.
그 학술림이 여기서 어떤 내용의 활동을 하는지 약간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대수련원을 지나 조금만 올라오면 이정표가 있다.
오늘의 산행지가 갓바위 인지라 그곳 까지의 거리가 5킬로 라고 표식되어있다.
시간상으론 약 3시간30여분에서 약 4시간 가량 걸린다고 한다.
일년이면 약 예닐곱번은 족히 다녀오는 산이기도 한 입암산은 갈때마다 그 느낌은 다르다.
산책로같이 편한 이 길은 그래선지 남여노소 가리지 않고 많이 찾는것을 알 수가 있다.
변함없이 흘러주는 옥빛에 가까운 물빛..
졸~졸~졸 쉼없이 흘러주는 맑고 깨끗한 청아한 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마져 세상시름 잊기에 그만인것을..
가까운 근교에 이런 산이 있다는것은 분명 기쁘고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닐까 슆다.
여기에도 우리선조들의 숨결이 살아있었나 보다.
정읍으로, 아니 더 멀리 한양으로 가기위해선 이 지름길을 이용했나 슆다.
힘들지 않게 올라오면 전대 농대에서 60년대부터 가꾸기 시작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고 흔히 "히노끼"라고 불리워진 이 편백나무는 3~40미터까지 자랄 수 있으며 선박이나
가구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곧게 쭉 뻗은 나무들이 보는이들에게 시원함을 안겨 주는것 같다.
편백에는 흔히 인간에게는 유익하고 벌레들에겐 해로운 자기방어물질인 "피톤치드"라고 하는 음이온을
방출한다고 한다.특히 이 산림욕을 하게 되면 기관지염, 아토피, 천식환자 등 심지어는 항암성분이 있어 암 환자들에게도
좋다고 한다.하여 그런 맥락에 전국에서도 인공조림으로 손 꼽히기도 하며 휴양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우리고장
서삼면에 위치에있는 축령산이 있다는것이 자랑거리가 아닐까 슆다.
편백숲을 걷다보면 멀리 시야에 들어오는 돌탑을 만날 수 있다.
언제부터 쌓은건진 잘 모르지만 쌓은이의 정성이 고스란이 담겨 있는듯 하다.
흐르는 물빛이 어찌나 맑은지 한참 내려다 본다.
국립공원이 아니라면야 내려가서 몸이라도 푹~ 한번 담가 봤으면 좋겠다는생각에..
은선동 삼거리 갈림길 ..
오늘은 좌측으로 해서 코스를 잡아본다. 현재 위치가 해발 300미터.. 시간상으론 1시간 45분을 더 가야 한다.
오늘 산행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곳이다
어찌나 맑은지 손 한 번 담가보고 흐르는 땀방울도 닦아 보며 잠시 쉬어 가본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유명한 명물이 있고 훌륭한 볼거리가 있다고 한들 헤치고 훼손한다면 두고 두고 이런 깨끗함을 볼 수는
없겠지요.
오솔길처럼 참 편한 길입니다.
삼나무과 중에서 편백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왕성하게 내뿜는다고 한다.
그 산림욕을 하려면 오전10시에서 오후 3시까지가 가장 좋다고 하네요~굳이 산행이 힘들면
이곳까지 오셔서 산림욕만 하셔도 좋은듯 슆다.
펄~~펄 나는 피톤치드의 향기를 마셔 보세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숲길은 흔치 않다. 많은분들과 함께해도 좋겠지만 혼자서나 아님 둘이서
조용히 살짝 걸어 보세요~산행의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숲이 건강하려면 크고작은 나무와 식물의 다양성, 나무수종에 관계없이 고루 분포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입암산은 많은것들을 지니고 있지 않나 슆다.
대개의 경우 이름난 명산들은 저 마다 명물이나 상징성 특색이 있다. 거기에 또한 빠질 수 없는것이 있다면
숲과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입암산이 왜 국립공원으로서 보호를 받고 있는지 알 수가 있는것이다.
주변을 보니 돌탑을 쌓은곳이 얼핏보니 너댓군데가 보인다..
어느 누구의 정성인지 모르지만 그 정성 소원대로 성불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먼 훗날 또다시 온다 해도 돌탑이 원형그대로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
.
산행초입부터 쉬엄 쉬엄 왔는데 벌써 3.3킬로를 지나 왔다. 사진을 담고 물빛에 몸을 적시며 걸어온
길이다.
오르막 언덕에 올라서니 갓바위까지 1킬로 남았다고 표식되었다.
이제 거의 다온것 같다.
남자분들은 이 꽃이 뭔지 다 아시죠?..ㅎㅎ
군대 생활 하다보면 지겹도록 작업을 다녔을겜니다..
아시죠?..싸리나무 ..그리고 그 꽃
정상이 바로 턱 밑이다.
베낭하나 메고 나 홀로 산행을 했지만 심심치 않는 산행길이 됐나 보다. 맑은공기와 깨끗한 물
호젖한 숲길 방해받지 않는 산행길..
거기에 카메라속 다람쥐 한 마리가 어렵게 들어와 주었다
.
처서가 지남을 활엽수들은 벌써 아는걸까?..
계단에 떨어진 낙엽들이 계절의 실감을 새삼스레 알려주고 있다.
갓바위정상의 모습을 담아 봤다.
보는형태에 따라 갓바위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비행접시 같기도 하고 보시는 분들마다 상상에 맡긴다.
확연히 드러나게 디카를 앞으로 당겨 봤다.
당겨서 보면 사람들의 표정이나 모습까지 관찰 할 수 있다.
간만에 맛보는 하늘빛에 싱그런 가을이 성큼 다가선듯 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입암면 일대이다.좌측의 저수지가 낚시꾼이라면 잘 아는 입암지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저 멀리있는 선운산, 새만금 방조제까지 조망이 가능 하다고 한다. 그런데 올라가서 보니
약간의 눈살이 찌뿌려 진다. 다름이 아니라 산행객들이 전망대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식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여럿이 함께 공유해야 할 전망대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되겠습니까?..
이래서는 안돼겠지요.
저 아래 철계단을 보니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철계단이 바뀌었다.
더 튼튼하고 넓게 안전하게 바꾸어 놓은걸 알 수 있다.
정상 전망대에서 사진을 담지 못하고 바로 옆 바위위에서 인증사진으로 한 컷 올려본다.
하산길 ..
남문에 도착을 했다.아직까지 해발 460미터라고 표식되어 있지만 산의 높이는 그리 실감나지는 않는다.
쾌청하게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최근에 본 하늘중에는 그래도 가을다운 내음이 담겨 있나보다.
얼마나 그 오랜세월 풍파에 깎이고 오랜시간이 이리 다듬었을까?
자연이 만든 작품은 그래서 신비롭고 위대한 것일까!
미쳐 준비하지 못한 점심에 막걸리 한 병에 사과 하나, 그리고 과자하나가 오늘 산행길에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다.
간단히 먹은 막걸리 몇 잔에 배를 채우고 오늘의 산행을 마칠까 한다.
자칫 무료하게 보내버릴 휴일에 입암산 산행에 편한길을 다녀올 수가 있었다.그간 때아닌
장맛비로 야외활동을 맘껏 못했는데 오늘 그간의 찌뿌둥한 몸을 풀고 나니 한결 가벼움을 느낄 수 가
있었다.
전날 스님과의 만남에 친구들과의 술 한 잔에 회포를 나누고 서로를 챙기는 소중한 시간을 담아 봤다.
그래선지 비오듯 흘린 땅방울이 어제의 과음을 해탈이라도 하여 주듯 온몸을 빠져 나간다.
이제 큰 더위는 없지 않을까 슆다.
산행하기 좋은날
떠나가고 슆으면 언제든지 그리 한번 떠나가보자. 멀리든 가까이든 발길 닿는대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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