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 전문의 서울대병원 김성권교수
1949년생
74년 서울대의대 졸
79년 내과 전문의
82년부터 서울대의대 교수
85∼87년 미국 신시네티의대 교수
대한신장학회 이사.
신장(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 외에 혈압조절, 전해질 균형유지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전체 국민의 12%는 신장에 이상이 있으며, 2%는 치료를 요하는 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대병원 김성권(50·신장내과) 교수로부터 신장질환에 대해 들어봤다.
--신장질환은 발견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요….
"신장은 기능이 25%만 남아 있어도 아무 증세가 없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90%가 손상돼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수가 많습니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 자각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신장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신부전에 이르게 돼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같은 숫자가 매년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신장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임상적으로 신장질환은 10여가지로 구분합니다. 발병빈도 순으로 살펴보면 사구체 신장염이 제일 많고 다음 신증후군, 당뇨병성신증, 고혈압에 의한 신장손상, 기타 유전성 신장질환 등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구체 신장염이 대다수였으나 최근 평균수명 연장과 의료수준의 발달로 고혈압, 당뇨병, B형간염, 루프스 등의 합병증에 의한 신장 손상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만성 신부전증은 전체 환자의 10% 내외입니다.".
--어떤 때 신장질환을 의심해야 합니까.
"신장이 나빠지면 소변보기가 곤란하거나 통증이 있으며, 혈뇨가 나옵니다. 또 거품오줌(단백뇨)이나 야뇨(야뇨)가 나타나며, 눈주위나 손발이 붓고,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고혈압은 신장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신장질환은 치료가 힘들다고 하는데요….
"신장질환도 치료하면 상당수가 낫습니다. 신부전 환자(신장 기능의 50% 이상을 상실한 환자)의 절반 정도는 치료하면 더이상 악화되지 않고 기능이 회복됩니다. 1년간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는 환자1500여명중 20%는 완치돼 퇴원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일반적인 치료법은 먼저 신장내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신장질환과 고혈압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신장내 고혈압치료는 일반 고혈압 치료와 다른 약재를 사용합니다. 이 치료로써 신장 기능이 반감하는 비율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합니다. 식이요법은 단백질과 소금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밖에 아스피린 같은 혈소판 억제제나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을 투여합니다.".
--혈액투석받는 환자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신장 기능이 정상의 5∼10%인 만성 신부전증은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혈액을 체외로 끌어내 노폐물을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넣는 혈액투석을 평생 받아야 합니다. 혈액투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신장이식 치료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당뇨가 있거나 전신질환으로 건강상태가 나쁜 환자는 신장이식을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신장검사는 언제 받는 게 좋은가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두세번 간단한 소변검사를 받아보고 이상이 없으면 신장에 대해서는 평생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사람도 80% 정도는 저절로 나으며 5∼10%만이 15∼20년후 고혈압을 동반하는 진행성 신부전으로 이행됩니다.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난 사람이나 고혈압-당뇨가 있는 환자는 매년 소변검사, 혈압측정과 함께 간단한 신장기능검사(혈액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신장질환에서 혈압치료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140/90㎜Hg가 아니라 125/75㎜Hg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