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프로방스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살고 있는 도시 중심에서 삼십분 쯤 떨어진 약간 '가든'같은 풍광과 초록 내음이 풀풀 풍기는 그런 곳에 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동네는 그렇지 못하여 더욱 정이 가는 곳이다.
커피 두 잔에 고구마 라떼를 한 잔 시키는 '우리'는 요즘 그렇게 살고 있다.
내겐 무지 친하게 지내는 두 사람이 있다,
친하다는 뜻을 점점 깊이 깨닫고 있는 중이다, 전화만 하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끼리는 친하다고 말할 수 없음을 절실히 알게되었지 않나 싶다.
내가 국민학교 교사 초임 시절에 약 56학급 짜리 큰 학교에서 근무하게 됐을 때 만났던 두 분 선생님이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안쌤은 교장으로 정년을 한 후배였고, 나보다 나이가 좀 많으신 하쌤은 일찍 명예퇴직을 하신 선배분이다.
그런데 아주 최근 우연히 '이러고 살아선 안돼!' 하시던 그 선배 선생님의 제의로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번개 모임!'
ㅎㅎㅎ
지어낸 이름이 참으로 맘에 들었다.
어느 시간이든 전화만 하면 달려가야 하는 모임이었다.
처음은 번거롭더니, 이삼년이 지나면서 엄청 행복함을 느끼게 되었다.
아까 말했듯이 나랑 안쌤은 커피를 선배 하쌤은 고구마 라떼를 시킨다. 선배 하쌤은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아니 든다 하시며 늘 커피를 사양한다.
이젠 주문할 때에 계산을 하는 그런 시대가 와서, 늘 서로 카드를 꺼내들고 심부름(?)하기를 마다하지 않아 긴장하기 않으면 그런 재미진 일에 미끄러지고 만다.
차값이야 겨우, 겨우 만원을 조금 넘어서니 집안 경제에 전혀 부담도 안되는 편이다.
외출하기 꺼려하는 내 성격상, 이 번개 모임은 참 좋다. 아무 부담없이 입은 옷에 그렇게 달려만 가면 오케이!
정해준 길에서서 만나기도 하고,커피숍에서도 만나고, 가끔 우리집에서 모이기도 하니 ,,,
그제는 아들이 보내준 봄꽃 한 아름이 왔길래, 그거 보러 오라 하였다.
효자 아들이라고 칭찬을 한 소쿠리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