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잘 먹지 않지만 열무김치만은 여름만 되면 환장하도록 좋아한다 열무김치 다 먹구 나머지 국물까지 맛나게 다 먹고 나면 먹는 재미가 이런건가보나 싶다
거기에다 보리밥 여러가지 채소에 열무김치에 싹싹 비벼먹는 그 맛이라니... 어린시절의 먹던 그 맛이 우리를 이렇게 환장하게하나 ㅎㅎ 하지만 우리 어머닌 보리밥을 싫어하셨다 젊었을때 보리밥만 죽어라 먹었던 가난한 그 시절이 너무 싫어서였을게다
여섯남매를 키우신 우리 어머닌 아버진 글만 쓰시느라 한량이시고 혼자 생활을 꾸려가시면서 집안일을 해야 하셨으니 돈 들어갈때는 얼마나 많은지 자식들은 또한 공부나 하기 싫어해야지
자식들이 하려는 공부 다 마칠때까지 어머닌 허리를 피시지 못할정도로 일만 하셔야 했다 거기에 반찬이야 오죽 했겠어 여름이면 냉장고도 없던 그 시절 날마다 열무김치 작은 항아리에 담아 물에다 띄워놓고 일을 가시면 학교 갔다 돌아온 우리는 보리밥에 고추장 넣어 열무비빕밥을 해서먹었지
보리밥은 큰딸인 내가 해야 했다 보리쌀을 한바가지 꺼내어 확독에 싹싹 갈아 불에 앉혀 한번 삶고난 후 쌀을 조금 넣구 밥을 했지 아! 구수한 밥 냄새...지금도 난 그 밥냄새가 좋드라
그 시절 그 생각하면 그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면서 지금 그 자식들 세상에선 모두 성공하여 잘 살고 있지만 그 정서 그 오붓한 정은 어디 가서 찾을가
여름만 되면 찾는 보리밥과 열무김치에 향수를 넣어 오늘 점심은 또 그렇게 맛나게 먹으러 가자 가자 ㅎㅎㅎ
첫댓글 출출할 때 읽다 보니 입안에 침이 돌고 목젖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열무김치는 비벼 먹어야 제맛.
진솔하게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때 느끼셨을 오붓한 정이 저도 그립습니다.^^*
이정아님! 학교갔다가 돌아오면 장독대 위 소쿠리에 보리밥 담아 삼베로 만든 상보로 덮어 놓으셨었지요... 작두물 길어올려 물을 말아 고추를 찍어먹거나 말씀대로 고추장에 열무김치 곁들여 비벼먹던 그 맛이란... 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