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옷... 라벨....
간혹 암호처럼 해석이 어려워 우리를 시험에 들기도 하게 하지만...
때론 아름다우며..때론 참신하며...때론 클래식하며.....history가 담겨 있는 매력적인 표식이기도 합니다.

특히 프랑스 샴페인의 라벨들은
여느 프랑스 와인의 라벨보다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그 중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의 꿈을 가장 잘 표현한..
어찌 보면 가장 사치스러워 보이는 라벨을 가진 샴페인이
바로 ‘파이퍼 하이직 Piper-Heidsieck'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짝이며 끊임없이 힘차게 올라오는
수 많은 작은 기포와
톡톡 터질 듯 느껴지는
상쾌함, 산뜻함이 특징인
파이퍼 하이직 Piper-Heidsieck은
그 역사가 17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플로렌스 루이 하이직
Florens-Louis Heidsieck이
Champagne의 Reims에서
‘하이직’이라는 이름으로
샴페인을 내놓아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Marie-Antoinette의 사랑을 받으며
유럽 왕실 연회의 공식 지정 샴페인이 되었지요.
플로렌스가 죽은 뒤 1828년 사촌인 크리스찬 하이직Christian Heidsieck과
조카인 앙리 질로리 파이퍼Henri Guilaume Pipe가 사업을 이어 받고
이름을 ‘파이퍼 하이직’으로 바꾸었습니다.
크리스찬 하이직은 샴페인 제조를 맡았고, 앙리 질로미 파이퍼는 마케팅을 전담했는데
‘파이퍼가 홍보하는 하이직 샴페인’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하네요..
너무나 잘 아시는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 마릴린 먼로 역시
"I went to bed every night with Chanel n° ̊5 behind my hears and
woke up every morning with a glass of Piper-Heidsieck" 라고 말할 정도로 찬사를 받아온 샴페인입니다.
이제 그들이 이야기하는 extravagant 사치스러움...이들의 톡톡 튀는 라벨과 병 등을 살펴볼까요?

←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Cuvée Brut..
쾌활하고 흥겨움을 전달하기 위해
1997년부터 열정, 화려함, 우수함의 상징인 선명한 red label을 입혔다고 합니다.
화려한 기포와 파워를 가지면서도
가볍게 다가오는 상큼함을 잘 전달하는 듯 합니다.
Cuvée Brut (non-vintage)
(Composition: 55% Pinot Noir, 15% Chardonnay, 30% Pinot Meunier.)
1885년에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러시아의 보석디자이너가 만든
다이야몬드와 금, 청자색의 아름다운 광물인 라피스 라줄리 등으로 만든
화려한..사치스러운 병에 파이퍼 하이직을 담았다고 하네요.
1896년에는 영국 천재삽화가 오브리 빈센트 비어즐리 Aubrey Vincent Beardsley·1872-1898 에게 부탁한
아르누보(art nouveau) 스타일로 만들어진 샴페인 포스터 ‘Isolde’....
한껏 치장한 한 여인이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모습....↓

1965년에는 그해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My Fair Lady’의 배우 Rex Harrison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1.82m의 64병 분량의 멜키세덱(Melchisedech: 성경에도 등장하는 살렘왕 )이라 명명한
거대한 병에 1959년 빈티지 Brut를 담아 선물했다고 합니다.
물론 extravagant 사치스러운 밤을 위해 그가 가져가 버려 현재는 남아있지 않지만요..

1985년...설립 20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명품 쥬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 Van Cleef & Arpels’사에 맡겨
← 디자인한 최고 등급의 '퀴베 레어’(Cuvée Rare) 샴페인..
당시 전세계를 순회했던 한정판 그 병은
100만 달러의 가치가 매겨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요.

← 일반적인 Cuvée Rare
도 금빛 화려한 레이스모양으로
사치스러움^^ 그 자체이지요.
Cuvée Rare (vintage)
(Composition: 35% Pinot Noir, 65% Chardonnay)

1999년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인
프랑스 '쟝 폴 고티에(Jean Paul Gautier)'의 혁명적이랄 수 있는
빨간 코르셋을 입은 스페셜 퀴베...
빨간 비닐로 만들어진 코르셋 이미지가 관능적?입니다.

2000년에는 샴페인 최초로 빨대로 마시는
Quarter Bottle 1/4 병의 샴페인(Quart : 까르)을 생산하여
변화된 생활상을 반영하였지요.

2007년에는 패션 브랜드인 빅터&롤프 Victor & Rolf의
두 디자이너 빅터와 롤프 Victor & Rolf의
독특한 발상을 보여주는
원래 로제의 라벨을 업사이드다운 디자인된 Cuvée Rose...
금빛의 호일로 둘러싸인 좁은 병목이
분홍빛 라벨을 입고 바닥이 되고...
분홍 라벨이 있었던 펑퍼짐한 바닥은 위로 올라가
넓게 금빛의 호일을 감고 병 입구가 된...
잔도,. 버켓도 다 거꾸로 디자인된
역발상의 아이디어가 돋 보이는 Rosé Sauvage입니다.
Rosé Sauvage (non-vintage)
(Composition: 45% Pinot Noir, 15% Chardonnay, 40% Pinot Meunier)

그리고 2009년.... 세계적인 구두 디자이너인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과 만든
여성의 욕망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크리스탈 하이힐 모양의 글라스와 Piper-Heidsieck!
1880년대 여성의 구두에 술을 담아 마시던 의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트의 이름도 “Le Rituel‘.
마시는 방법은 크리스탈 킬힐을 잡고
뒤꿈치쪽으로 마시면 됩니다.
전 뭐.. 썩 그리 하이힐 잔에 맛있는 Piper-Heidsieck을
따뤄 마실 의향은 없는데..여러분은 어떠세요^^

취향이야 어찌되었던
풍만함과 우아함, 대담함, 독창성, 밝고 쾌활함 등을
전해주고자 하는 파이퍼 하이직은
이러한 화려한 마케팅과 홍보로
누군가에겐 과도하다고 여기질지 모르지만..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진 스토리가 역사가 되고
브랜드가 가지는 정체성을 보다 더 굳건히 만드는
일련의 노력이 아닌가 합니다.
여성의 욕망.... Be extravagant!
Piper-Heidsieck !
Piper-Heidsieck 의 샴페인 공정 중 다양한 still wine들의 마술같은 blending 후
2차발효..숙성.. 르뮈아즈 Remuage(발효를 마친 이스트의 잔해를 병 입구에 모아지도록 병을 돌림)
데고즈르망 Degorgement (병목을 순간적으로 얼게한 후 탄산가스의 압력으로 찌꺼기가 나오게 함),
도자즈 Dosage(샴페인의 당도를 조정하는 감미조정액을 첨가)하여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