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이숙례 교장선생님의 ‘천국환송예배’ 에 참석한 후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수 많은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정말 ‘아낌 없이 주고 가는 나무’를 보는 듯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나는 한 번도 선생님을 뵌 기억이 없고
다만 10 여 년 전 미국 애틀란타에서 알게 된
1회 졸업생
모철인 선배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지.
1회 졸업생들에 대해서 특별한 애정을 가지셨던 것 같고, 모선배님
아내는 남편 때문에 자동적으로
맏며느리의 역할을 애틀란타에 오실 때마다 하게 되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들을 수 있었지.
목동이대병원 영결식장 작은 홀에 들어가는데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어.
오래 전 미국에 다시 연구하러 가셨을 때 졸업식에 참석하실
수가 없어서 육성녹음으로 졸업생들과 부모님들께 보내신 메시지였어.
귀에 익은 목소리에 매료되어 듣느라고 메모 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지만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을 적는다.
중간에 울먹이시며 “이
육성녹음이 나의 유언이 될 수도 있다.” 하시는데 전율이 흐르더라.
본인의
장례식에서 그 녹음이 들려질 것은 상상도 못하셨겠지만 스스로 예언하신 것처럼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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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들에게:
1. 항상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되라.
2. 부지런 하라. 부지런한 사람은 사막에서도 물을 찾아 마실
수 있다.
3. 평생 하나님 안에서 정의의 편에 서고 그 정의를 목숨 걸고 지켜라.
등등…
(6학년 아이들에게는 알아듣기 힘들 수도 있으나 우리가 평생 적용할 수 있는 말씀)
부모님들께:
본인이 차갑다고, 돌 같다고, 오해도 많이 하셨겠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은 한국의 특성상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시며 이제 아이들이 졸업한 후에는 본인이 얼마나 따듯한 사람인지
아실 수 있으실
거라고 말씀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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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지 뒷면에 적혀진 선생님의 약력은 놀람 그 자체였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유학하시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
돌아오실 수 있으셨던 이유는
나라사랑과 어린이교육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사명감이 있으셨기에 가능하셨으리라.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사명을 다 감당하시고 마지막
남은 육신 까지도 병원에 기증하시고 가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모두 특별한 은혜를 받은 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12회까지 교장으로 계셨다니 그 사랑의 교육을 받은 1,200명
중에 한 명이라는 생각에 감사가 올라오더라.
나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60여 년의 삶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깨닫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남은 시간은
그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선생님의 환송예배에서 마치 숨은 그림이 뚜렷해지듯
보여져서 이것도 선생님이 주고 가시는 선물이구나 생각했어.
우리 모두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파랑새’ 로서 자유롭게, 기쁘게, 보람 있게 열심히 살자~~
모두 사랑한다~
서울에서,
동숙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