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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까지 발아래 끌어들인 충절의 봉우리 | ||||
[진희영의 울산근교산행] 12. 치술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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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술령
높이 : 해발 765m
위치 : 울산 두동면·경북 경주시 외동읍 경계 위치
치술령은 호미지맥(虎尾枝脈)이 북동진하면서 솟구친 봉우리다. 박제상의 부인이 남편을 그리워하며 세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가 왜국 쪽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몸은 죽어 망부석(望夫石)이 됐고, 혼(魂)은 새가 돼 국수봉의 바위 동굴로 숨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치술령은 가뭄이 들 때 산신에 비를 빌면 영험이 있어 기우제를 지낸 곳이 기도하다. 치술령에 올라서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쓰시마)가 보일 정도로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치술령에 올라서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가 보일 정도로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경주쪽 망부석에서 바라본 풍경. |
호미지맥 북동진하며 솟구쳐오른 봉우리
망부석·은을암 등 충신의 아내 넋 깃들어
급경사·비탈길 이어져 다소 힘든 구간도
맑은 날 정상 서면 대마도까지 훤히 보여
대망의 2014년(갑오년)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기면서 역사와 충절이 살아 숨쉬는 치술령 정상에 올랐다. 치술령의 치(鷲)는 솔개를 뜻하며, 술(述)은 수리로 소(蘇), 근(近), 술(戌), 취(鷲)와 마찬가지로 높은 산을 의미하는 말이다. 치술령은 치를 새로 보아 새 수리재가 되며, 이는 솔개가 사는 높은 산이라는 뜻도 내포돼 있다. 또한 치술령이 산이나 봉이 아닌 까닭은 울산 두동 사람들이 경주로 넘어갈 때 이 산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 두동지역 사람들이 경주 넘나들던 곳
이번 산행은 울산시 범서읍 척과리 반용마을 버스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이곳에서 은을암으로 향하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은굴산장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승용차를 가지고 왔다면 은을암 주차장까지 갈 수도 있으나 길이 가파르고 급경사가 심해 산장 주변에 주차하면 좋을 듯 싶다.
여기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은을암으로 곧장 갈 수 있고, 오른쪽 임도를 따라가면 능선 고갯길에 오른다. 임도 고갯길에서 오른쪽으로는 치술령, 왼쪽은 국수봉, 은을암으로 가는 등로이다. 은을암으로 향한다(은굴산장→은을암 40여분 소요). 절 입구에서 암자로 향하는 80계단을 오르면 은을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요사채를 비롯해 법당과 새가 숨은바위, 종각 등도 눈에 띈다.
경주쪽 망부석. |
은을암에서 치술령까지는 4.5㎞ 거리다. 은을암에서 다시 80계단을 내려와 왼쪽으로 서낭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오른쪽 길을 택해 가다가 다시 왼쪽으로 꺾어지는 비탈길 계단을 내려서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맞은편(진향 방향)으로 납골묘가 있다. 이후로는 외길이다. 철탑을 지난 뒤 423m봉에 오른다(은을암→철탑 40여 분 소요).
423봉을 지나면 삼거리(425m)와 426m봉을 이어서 오른다. 콩두루미재를 지나면 여기서부터 길은 다시 급경사로 변한다.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던 일들이 모두 허사가 된 셈이다. 급경사 구간을 지난 뒤 안부에서 한 숨 고르고 갈비봉(610m)에 오른다. 이후 등산로도 계속 이어지는 비탈길이기 때문에 다소 힘이 든다. 푯말을 따라 진행하다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비탈길로 바뀐다.
서낭재를 기점으로 출발해 산을 오른 지 2시간가량 됐을까? 치술령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치술령은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과 경북 경주시 외동읍의 경계선에 자리 잡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치술령 정상에서 일본 대마도(쓰시마)가 보일 정도로 동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영남알프스의 고헌산을 비롯해 가지산, 신불산, 영축산과 경주 단석산, 토함산에서 이어지는 삼태지맥의 능선이 끝없이 펼쳐진다. 산정에는 작은 정상 표지석과 신라 눌지왕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동생 미사흔을 구하러 갔다가 죽은 박제상의 부인이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가 됐다는 신모사지(神母祠址)비 '기우단'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울산쪽 망부석. |
# 박제상과 망부석 그리고 은을암
박제상의 유적지인 치산서원의 경관. |
뒤늦게 소식을 들은 부인이 바닷가로 나갔으나 제상은 배를 타고 손만 흔들었다. 제상은 왜왕에게 신임을 얻은 뒤 미해를 먼저 탈출시켰다. 화가 난 왜왕이 혹한 심문을 하며 회유하려 하지만 제상이 굴복하지 않자 화형시켰다. 미해가 무사히 신라에 당도한 후 눌지왕은 제상의 아내를 국대부인으로 삼고 그의 딸은 미해공의 부인으로 삼았다. 이후 부인은 치술령에 올라가 통곡하다 치술신모가 돼 왜로부터 신라를 지켰다. 또 몸은 망부석이, 혼은 새가 되어 날아갔는데, 그곳을 비조라 하고, 새가 숨어든 절의 이름은 은을암이라 했다.
치술령에서 오른쪽 이어가는 등로는 호미지맥을 따라 북진하는 산길이다. 하산은 척과 방면으로나 두동면 만화리 법왕사 방면, 아니면 녹동저수지 방면 어느 곳이든 1시간 30분이면 차편을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도착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지고 온 차가 있다면 원점 산행이나 척과 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해야 한다. 척과 저수지나 은굴산장에서 반용 버스정류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다시 조금 더 걸어 나와야 하는데, 여기서 시내방면으로 이동하는 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운행되기에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오후 14:40, 15:25, 16:05, 16:40, 17:20~ 막차 21:50). 처음 출발지에 차를 두고 왔다면 콜밴, 콜택시 등 차량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치술령 정상 신모사비 제단. |
☞ 산행코스
△반용마을 버스주차장→은굴산장→은을암→서낭재→납골묘→철탑 삼거리봉(425m)→콩두루미재 갈비봉(610m)→헬기장→경주 망부석→치술령(정상)→울산 망부석 →원점 회귀(약 13.8㎞ 5시간 30분 정도 소요)
△울주군 박제상 유적지→옻밭마을→저수지→법왕사→푯말→울산 망부석→치술령→경주 망부석→헬기장→푯말→법왕사→원점회귀(10.8㎞ 5시간 정도 소요)
□ 찾아가는 길
▷승용차: 다운동→척과리→반용마을→은굴산장→은을암→치술령(범서 콜택시 ☎052-212-8877)
▷시외버스: 태화강역→다운동→척과리→반용마을 버스주차장→은을암→치술령→(태화강역에서 다운동까지 대우여객 718번 07:05, 07:45, 08:15 등 40분마다 운행, 708번 버스 14:45분 )→은굴산장→태화강역장(대우여객 718번 버스 16:40, 17:20~ 막차 21:50 ☎052-266-2003)
□ 주변 먹거리·숙박 안내
▷척과 은굴산장 : 염소불고기, 영양불고기, 메기매운탕, 청둥오리, 동동주 등(울주군 범서읍 척과리 31 ☎052-211-8832)
▷치산 서원(박제상 유적지) :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산 30-2
▷울산 들꽃학습원: 울주군 범서읍 두산로 52 (052-229-3856)
※하산시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도시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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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많은 이에게 도움되는 정보에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