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j.d

사진은 뺄셈이라는 말을 저도 귀동냥으로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프레임을 단순하게 구성해서 '주제나 내용을 분명하게 하라'는 뜻도 있고,
형식적인 면에서는 '단순한 것이 좋은 구성을 이룬다'는 취지도 있을 겁니다.
대부분 이 말의 의미를 화각을 좁게 해서 화면에 들어가는 피사체의 수를 줄이라는 뜻으로 만 받아 들이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프레임의 단순화 !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사진을 보면서 한번 씩 훑어봅니다.
(1) 밑그림 보기
먼저 눈에 보여야 단순화든 복잡화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복잡한 것은 복잡하게 보고 단순한 것은 단순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약간의 훈련이 필요할 지 모르겠습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보면 사각의 프레임 안에 이미지를 구성하는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미술실기 서적에서 그림을 몇 장 골랐습니다.(모든 화가가 이렇게 그리는건 아니니 오해 마시기를)

먼저 전체 화면을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누어 구분되게 칠을 합니다.
종이에 몇 개의 큰 면이 생겼습니다.
상단의 숲과 눈 덮인 지면과 중앙의 개울은 디테일이 없는 단순한 면으로 그려졌군요.
이 면은 그림의 전체적인 틀을 이루고 이 구성은 그림이 완성될 때 까지 그대로 유지됩니다.

각각의 면 안에 다시 더 작은 면(눈의 입체감)을 그려 넣고 디테일(나무와 상단의 숲)을 추가합니다.
그래도 처음의 큰 면의 구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만약 최초의 큰 덩어리를 벗어나서 두드러지는 모양이 나타나면(우측의 나무와 같이)
전체 구도에 화면구성을 위한 하나의 요소가 추가되어 그것을 위한 ‘별도의 배려’를 해야 합니다.
‘별도의 배려’란 전체 구성에 어울리게 배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디테일이 추가되고 그림이 완성됩니다.
요점은 '완성된 그림을 보고 최초의 밑그림을 연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어떤 장면을 마주 했을 때 첫 번째 그림과 같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커다란 몇 개의 명암(혹은 면)의 덩어리나 또는 색채덩어리로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몇 개의 큰 덩어리로 구분되는 그 구성이 안정적이고 사각의 프레임 안에 균형 있게 자리 잡게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쉽다고요?
그림을 보면 쉽습니다만, 실제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보고
최초의 밑그림과 같이 명암이나 색채로 구분되는 큰 덩어리를 봐 내기는 매우 어렵고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형적인 사진 혹은 회화적인 사진에서는 그와 같이 큰 덩어리로 구분되는 장면을 담거나,
구분되도록 만들어서 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사진을 한번 볼까요?

전경의 나무와 울타리로 인해 명암의 차이가 큰 면이 둘로 나뉘어져서 전체적인 조형의 바탕이 됩니다.
촬영상황이 그래서 좀 어수선 합니다 만... 중경의 배와 사람들이 주제이자 또 다른 화면구성 요소가 됩니다.
촬영장소에 가면 이렇게 전경에 둘 것이 있는지 한 번 둘러 봅니다.
전경의 나무와 울타리가 없다고 생각해 보면 사진이 별 재미 없겠지요?
그림이 없던 곳에서 갑자기 그림이 생겨나지 않았습니까?

배경이 음영과 색채로 이루어진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뷰파인더에 눈을 대기 전에 현실을 볼 때, 그리고 파인더를 보면서 이것이 보여야 합니다.

인물에서도 다름없죠?
화면이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뉘고 단순한 배경이 주제인 인물을 살려줍니다.
(2) 사진을 단순하게 구성하기 위한 방법들
프레임에 포함되는 피사체의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화면 전체가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누어지도록
구성할 수 있을 때 화면은 단순화 됩니다.

역광에서는 화면을 단순화하기가 쉽습니다.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짙은 부분은 실루엣이 되고, 밝은 부분은 산란광으로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몇 개의 큰 덩어리가 쉽게 눈에 보이고 그 속의 디테일이 모두 사라져 버리니
화면이 쉽게 단순화 되지요.
역광에서의 촬영은 플레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구조상 망원렌즈가 플레어에 강하고, 광각인 경우에는 카메라가 그늘에 들어가도록 위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나무가 있다든지 건물이 있다든지 해서 주변 상황이 받쳐줄 때 가능한 이야깁니다.
나무가 있으면 나무아래, 건물이나 구조물이 있으면 그 그늘아래 촬영자가 위치하는 것이 100퍼센트 플레어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면 색감이 좋고 매우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파인더에 나타나는 플레어는 빛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한 쪽 손을 뻗어서 손바닥으로 가려주는 방법으로도 피할수 있겠지요.
역광에서의 촬영기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측광모드를 평균측광에 놓고 자동노출 모드로 촬영을 해도 대부분 위와 같이 나옵니다.
명부와 암부의 밝기를 평균하면 결국 카메라가 알고있는 적정노출이 되기 때문이지요.

광선이 피사체에 스폿으로 비치니 명암의 차를 이용해서 화면을 쉽게 단순화 할 수 있지요.
카메라의 계조표현 능력은 사람의 시각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 배경이 이렇게 어둡지 않아도 결과물은 이렇게 나타납니다.
이런 빛이 비치는 상황을 찾으려면 맑은 날 관목 숲의 덤불 안쪽을 뒤지거나,
나무그늘이나 숲 속으로 들어가면 쉽게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자세한 설명을...
꽃에 노출을 맞추면 되겠지요.
스폿측광이 있으면 그걸 쓰고 아니면 대부분 어두운 부분이 차지하는 면적의 크기에 따라
적정노출에서 - 쪽으로 보정을 하면 되겠지요

아웃포커싱을 이용해서 화면을 단순화 합니다.
이 사진에서 만약 배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 효과적으로 화면을 구성하기가 매우 어려워 집니다.
근접촬영이니 선명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범위를 염두에 두고 조리개를 설정해야 합니다.
설명이 필요 없겠죠?

화면 안에 들어오는 물체의 수를 적게 해서 단순화 한 경우지요.
렌즈는 50미리입니다.
망원이면 더욱 쉽겠지요?

광각인 경우는 가까이 접근해서 찍어야 마음 먹은대로 될 테지요.

안개가 끼어서 먼 섬을 흐리는 상황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단순화 된 경우입니다.
흐리거나 비가 오지만, 그래도 날이 환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좋습니다.
그런 분위기 아시지요?
먼 섬이 또렷해서 그 안의 나무와 풀들이 선명하게 보이는 날에는 이런 사진은 별 재미 없습니다.

프레임을 단순화 하는데 실패한 경우입니다.
우측의 나무가 주제였지만 배경을 이루는 상단의 숲과 구분이 안 되는 군요.
배경의 숲이 더 밝았거나 멀리 있어서 뭉개졌으면 좋을 뻔 했지요.
디테일이 너무 많이 살아 있어서 앞의 나무와 구분이 안 되니 조형적으로 실패한 경우입니다.
이런 내용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흔한 사진촬영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단지 '화면의 단순화' 라는 시각에서 사진을 바라본 것일 뿐이지요.

눈치가 빠르시다면 흑백사진도 역시 단순화의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앞부분의 내용입니다.
디테일이 생략된 밑그림을 먼저 본 다음, 그것으로 전체 프레임의 바탕을 만들고,
그 밖에 두드러지는 요소가 있으면 그것을 전체 구성에 반영합니다.
즉 사각의 프레임을 염두에 두면서 밑그림을 봐 내는 습관을 기르는 겁니다.
빛이 강한 곳에서는 어둠과 밝음을 위주로 구분하고,
빛이 고르게 비치는 장면은 색채와 형태(선이나 면)를 위주로 해서 덩어리로 나누어 봅니다.
디테일에 눈길을 주기 전에 먼저 큰 그림을 보자는 뜻입니다.
안 되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보면 도움이 될까요?
그렇게 하면 디테일이 잘 안 보이고 오히려 큰 그림이 잘 보이기 때문에 그런 방법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사진은 시각이미지이고 사각의 틀 안에서 구현되므로 어떤 사진을 하든 간에 조형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조형성이 사진의 전부는 아닐 테니 너무 거기에 매달리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겠지만,
사진의 내용을 채우기에 앞서서 이런 형식적인 틀을 익혀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요? -끝-
* 홈피로 들어오시면 더 많은 강좌(?)가... <=== 홈피 선전입니다. 새로 만들었는데 손님이 없어서 ^^
* http://www.photoing.co.kr/~jdoh/bbs/zboard.php?id=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