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글라스(Dave Douglas)의 트럼펫 연주를 통해 맛볼 수 있는 보랏빛의 암울한 톤과 제임스 카터(James Cater) 의 묵직한 색소폰 연주에서 드러난 시니시즘의 소름끼침, 그리고 매튜 쉽(Matthew Shipp)의 타건에서 엿보이는 강렬한 자의식의 발현과 볼프강 무스피얼(Wolfgang Muthespiel)이 토해내는 무서우리만큼 냉철한 이성의 목소리, 이 모든 것들은 모던과 포스트 모던의 존재를 동시에 인정했을 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는 감상들이다"
-김현준의 재즈노트 본문중에서..-
한국에 돌아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되어 너무나 좋다. 미국에 있을 때는 재즈 만큼이나 강박관념을 갖게 하는 영어가 한글읽기를 쓸데없게도 얼마나 많이 방해했던가? 위 글에서 저자가 사용하는 여러 형용어구들을 보면 여느 재즈평론가들이 써놓은 글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지만 그 뮤지션의 연주를 시대(역사)와 창의성과 거기에 감성적인시각 등 사고의 공간감을 갖고 꿰뚫는 날카로움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또한 연주자의 시각을 얼마나 잘 표현햇는지 혹시 그의 가족중에 뮤지션이 있거나 아니면 술을 너무 좋아해서 클럽에서 연주가 끝난 뮤지션과 밤새 얘기를 나누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재즈뮤지션은 필독을 권하며 감상자라도 '흑인노예가 뉴올리언즈에서... 클레올이 렉타임.. '운운하는 재즈서에 실증난 사람이라면 재즈역사와 문화사조에의해 유기체처럼 변태를 거듭한 재즈의 또다른 모습을 이 책을 통해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가 모던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며 제시하는 많은 뮤지션들을 다시 찿아 듣게 되고 내가 모르는 뮤지션을 유튜브에서 탐구하게 되었지만 "재즈는 재즈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지 재즈이기를 거부하면서까지 의미를 찾으려는 이의 오만함에 동조 할 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던과 정통에서의 냉철한 균형감의 필요성을 피력한다.
"현대 재즈를 올곧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1960년대까지 행해진 다양한 재즈 스타일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들어 전성기를 맞고 있는 데이브 더글라스의 음악은 결코 1990년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통의 흐름 위에서 빚어진 뜻 깊은 성과이며, 피아니스트 곤잘로 루발카바(Gonzalo Rubalcaba)나 브레드 멜다우의 연주 역시 어느날 우리에게 나타난 혜성같은 존재가 아니다. 이들이 음악 속에서 그 근간을 제시했던 선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이 현대 재즈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다."
위에서 언급한 데이브 더글라스, 매튜쉽, Wolfgang Muthspiel 등의 음악들은 정통재즈의 결과물인 모던과 그 이후 즉, 포스트모던의 공통분모 위에서 탄생한 시대의 뮤지션들일 것이다. 그 공통분모란 무엇인가? 뉴올리언즈재즈에서 비밥, 그리고 현대클래식의 영향분을 흠뻑 흡수한 쿨재즈,거기에 리듬과 화성의 자유를 넘은 초월....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런지.
이 책을 읽으며 학교에서 배운 재즈교재를 다시 들춰보게 되었고 Duke Ellington, Stan Kenton, Lennie Tristano등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음악을 오랫 동안 듣게 되었다.
첫댓글 이 책 몇일 전에 다 읽었어요ㅎㅎ 모르는 뮤지션이 많더라구요. 개인적으론 그전에 카페에서 추천하는 글을 봤던 현대음악 이라는 책하고 마일즈데이비스에 관한 책이 더 재미있더라구요. 을유 문화사에서 나온 마일즈 데이비스 책은 정말 재즈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아요.
대단한 독서광? ㅎ 나 처럼 차가 없어서 그런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