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간 : 도래기재 → 화방재
♤ 주요경로 : 도래기재 → 구룡산 → 곰넘이재 → 깃대봉 → 태백산
→ 화방재
♤ 산행기간 : 99. 6. 26 ∼ 6. 27
♤ 산행거리 : 도보 ☞ 23.6 Km, 대간 ☞ 23.6 Km
♤ 거리누계 : 도보 ☞ 529.8 Km, 대간 ☞ 452.4 Km
♤ 산행시간 : 8:10시간(누계 195:55시간)
♤ 경 비 : 34,070원(누계 773,140원)
필름1통 : 2,300원, 음료수 : 700원, 유자차 : 300원,
가스명수 : 500원, 우동,김밥 : 4,000원,
캔맥주,육포 : 4,300원
집→동대구역(지하철) : 600원
동대구역→영천역(통일호) : 1,300원
영천역→영주역(무궁화호) : 5,600원
영주역→춘양역(통일호) : 1,300원
춘양→도래기재(버스) : 1,170원
통리역→동대구역(무궁화호) : 11,400원
동대구역→집(지하철) : 600원
♤ 장 비 : 배낭(25ℓ), PET병, 카메라, 필름(1통), 도시락, 헤드램프,
손수건, 볼펜, 지도, 나침반, 휴지, 등산수첩
♤ 복 장 : 스판바지, 티셔츠, 릿지화
참고사항
☞ 식수 : 태백산 망국사, 유일사, 화방재 휴게소
☞ 운행 : 경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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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6. 27(일) 흐림, 안개 (도래기재 → 화방재)
일 정
* 6. 26일(토) : 집(20:30) → 동대구역(21:00, 21:20) → 영천역(21:50)
* 6. 27일(일) : 영천역(00:46) → 영주역(02:50, 06:10) → 춘양역(07:00
, 07:50) → 도래기재(08:10) → 첫째임도(08:45) →
둘째임도(09:25) → 구룡산(1,345.7m, 10:00, 10:05) →
곰넘이재(참새골입구, 11:10) → 중식(12:10, 12:30) →
깃대봉(12:50) → 오름길 → 평이능선(13:33) →
천제단(14:35) → 망국사(14:45) → 천제단(14:55) →
유일사앞 안부(15:35) → 화방재(16:20) → 통리역
(17:17, 17:37) → 동대구역(22:35) → 집(23:30)
또 같은 여정이다.
동대구역에서 영천행 통일호 열차를 탄다.
경주로 주말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같은 자리의 앞과 옆의 아이들이 좀 이상한 눈치로 힐끔거린다.
영천역에 내려 다시 시간과의 싸움을 한다.
이젠 밤인데도 제법 덥다.
오늘따라 모기가 더 많은 것 같다.
모기는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온몸을 공격한다.
모기만 없더라도 대합실 의자에 누워나 볼텐데..
어디든 역 대합실에는 모두 모기가 많다.
요즘 산행중 제일 지겨운 시간을 여기서 보내고 영주역에 선잠으로 내려 다시 춘양행 통일호로 갈아탄다.
새벽 춘양에 내려 삼거리로 걸어간다.
마을 도로 앞에서 도래기재행 버스를 기다린다.
조그만 시골마을에 일반차량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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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에서 트럭을 몰고 일터로 나가는 것 같다.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다가 돌아와 내 앞에서 U턴하더니 다시 가버린다.
그렇게 길옆에 한참을 쭈그리고 앉아있으니 첫 버스는 아니고 두 번째 지나가는 버스가 도래기재로 간다한다.
승객 2명을 버스에 남겨두고 도래기재에 내린다.
능선은 온통 시커먼 운무로 가득하다.
시야가 막히는 산행이 되겠구먼.., 하고 바로 지금부터는 또다시 1초라도 지체할 수 없는 시각, 대간 길을 무조건으로 간다.
능선으로 접어드니 하얗게 안개가 가득하고 보이는 건 바로 앞길과 주위의 나무뿐 더 이상은 모두 하얗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하얀 세상을 배경으로 강하게 불어오는 안개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나뭇가지들... 이 도한 환상 속의 장면이 멋있어 다시 대간 나그네의 짐을 좀 덜어주는 듯 하다.
얼마후 임도가 하나 둘 나오고 가파르게 한 봉우리를 치니 구룡산이다.
구룡산을 오르기 직전에는 세칭 도인들이 기거하는 움막에 사람의 인기척이 있다.
그제 비가 많이 왔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
지금 바지와 신발은 습기찬 수풀 길에 다 젖은 상태이다.
억지로 힘을 쏟고 오른 구룡산정은 사방 모두가 탁 트이는 대간 길에서 몇 안 되는 전망 좋은 산봉우리이다.
모호한 안개 속을 뚫고나와 모처럼 가슴이 한껏 트이는 것이 정말 기분 좋다.
이때껏 모든 어려움이 이 산정에서 저 높은 하늘을 우러러보는 것만으로도 모두 보상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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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고 두 팔을 벌려 그대로 빙그르르 한바퀴 돈다.
아직 잘 모르는 어렴풋한 자유의 의미가 느껴진다.
멀리 태백산도 보인다.
그 아래에는 깊고 넓은 계곡에는 잘 닦아놓은 터가 보이는데(군사통제지역) 그곳에서 가족들과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살고싶은 충동이 막 든다.
노랫말처럼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란 곳이 바로 저곳이 아닌가 한다.
구룡산 아래를 아주 깊숙이 숲풀길로 헤쳐 내려가니 산불 방화선을 쳐놓은듯한 흔적의 구간이 나온다.
길 따라 두릅나무가 많다.
이리저리 방화선 능선구간을 통과하고 신선봉으로 올라서니 산나물 뜯는 사람들이 길옆에 보인다.
다시 고도의 능선 길을 속도를 내어간다.
거미줄이 계속 쳐져 있는 것으로 보니 오늘 지나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다소 지루한 능선을 계속 가다가 가파른 깃대봉을 힘들여 올라놓고는 다소 평이한 수풀 길을 간다.
수풀 길을 헤치고 가니 사람들이 파헤친 흔적은 분명 아니고 어지럽게 땅을 헤쳐놓은 것이 아마 짐승들이 파헤친 흔적이 틀림없다.
여기저기서 넓게 파헤친 자국들이 계속 나타난다.
그렇게 무심히 태백산만 나오기를 고대하며 능선이지만 큰 나무와 무성한 초목으로 가득한 수풀 길을 헤치고 있는데 갑자기 좌측 5m쯤 앞에서 "부웅∼"하는 요란한 소리가 적막을 깨고 새까만 털의 동물이(순간적으로 등만 보임, 크기는 반달곰 정도) 펄쩍 놀라 뛰어 달아난다.
바로 옆에서의 갑작스런 굉음에 흠찟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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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또 걸으며 "짜쓱∼ 놀랐잖아!"하고 투덜대며 또 수풀을 헤치고 나아가는데 이번에는 우측에서 "후다닥!"하는 소리와 함께 돼지보다 더 크게 보이는(수풀 속이라 역시 등쪽만 시커멓게 보임) 동물 무리가(여러 마리인 듯한데 두 마리는 정확하게 보이고 나머지는 수풀의 움직임으로) 또한 펄쩍 펄쩍 뛰며 달아난다.
대간 산행중 많은 동물들을 보아왔고 또한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는 들었지만 직접 이렇게 큰놈들을 눈으로 바로 곁에서 확인해보긴 처음이다.
아까 산길을 그렇게 파헤치고 풀뿌리 나무뿌리들을 캐어먹은 놈들이 바로 이놈들인 모양이다.
뭐 멧돼지 정도 되겠지..
이 지역이 워낙 적막하고 인적이 없는 길이라 나도 놀랐지만 갑작스런 인간의 방문에 저희가 아마 더 놀랐을 것이다.
쪼끔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렇게 이 대간 길은 이런 동물들이 파헤쳐 놓은 흔적이 많이 나온다.
그리곤 계속 속보를 옮긴다.
그 수풀지역을 지나고 체력부하가 거의 마지막으로 걸리는 오름 짓을 해낸 후 드디어 좌측으로 돌며 멀리 태백산이 보인다.
태백산 일반로 앞까지의 대간 길은 여전히 수풀로 가지들로 꽉차 길을 막고 있다.
그 수풀 길을 뚫고 일반로와 만나니 낯익은 길들이 나온다.
주목과 천제단(하부)을 카메라에 담고 천제단(상부)으로 오른다.
천제단에서 망경사로 내려가 물을 보충할 겸 다시온겸 둘러본다.
시원한 아니 차가운 물맛이 무지 좋다.
다시 천제단으로 올라가 장군봉을 거쳐 유일사로 향한다.
오전에 지나온 구룡산이 바로 건너에 있다.
대간은 구룡산에서 좌측으로 크게 한바퀴 휘어져 굽이쳐온다.
태백산 하산 길에 다양한 주목을 카메라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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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하산 길로 산신각을 지나 화방재에 닿는다.
마냥 기다려도 태백시로 가는 버스는 자료의 시각표대로 오지 않고 땡볕에 그냥 도로 옆에 앉아있다.
공사용 대형트럭이 멀리서부터 근근히 털털대며 힘겹게 화방재로 올라오더니 고개에 세워 차량을 손보고 있다.
트럭의 상태가 매우 안 좋아 보인다.
무심히 고개쪽 도로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 트럭기사가 나를 발견하고 "아저씨 어디가요?"하고 소리지른다.
뜻밖의 물음에 "태백이요!"하고 소리치니 "타십시오!" 한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무척 반갑다.
다가가니 운전기사는 아직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머리는 무슨 록가수처럼 길게 늘여 트려 놓고 아주 터프한 차림이다.
"고맙습니다."하고 조수 쪽으로 올라타니 하단 가득 냄비며 취사도구며 어지럽다.
"차안이 좀 어수선합니다."한다. 난 "아주 좋네요."하고 웃는다.
터럭은 계속 털털거리고 속도가 덩치에 안 맞게(약 10톤트럭쯤 되어 보인다.)꼭 경운기 속도이다.
젊은 트럭기사는 카세트 테이프를 하나 집어 튼다.
"윤도현 밴드"다.
속으로, "거참, 신세대 트럭기사내..."
그리고 말하는 투가 씩씩하고 좀 멋져 보인다.
더구나 내가 대간 종주자라는 것도, 대간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태백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원주에서 살고있다며 자기도 원주등산학교에 가려했다며 고맙게도 통리역앞까지 태워주었다.
워낙 고맙고 미안해서 뭐 좀 주려하는 나와 주고받고 던지고? 신간이를 하다가 그냥 "잘 가세요"하곤 함박미소를 남기고 가 버린다.
보기 드문 멋진 젊은이이다.(영, 서울06사 6112 트럭)
허리가 좀 아파서 그렇지 기차에서는 잠시 눈 붙이면 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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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중 메모
○ 10:00 구룡산 정상
사방이 다 발아래다.
이 땅위에 서서 저 하늘을 바라보며
물한모금 마시니 더 이상 기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