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
아침부터 날이 흐리더니 방금 전 12시부터 가랑비가 흩뿌립니다.
일어나자 마자 민박 집 세탁기에 빨래를 돌렸는데...
밤 늦게 온다던 비 소식이 나를 울리네여 .^^
날이 흐리니 사진은 안 담겠습니다.
대신 로미오님이 오신 날 찍어두었던 민박집 전경을 올립니다.
금요일(5월14일) 오후 세시 삼십분 김포 발 비행기로 , 서귀포에 도착한 집사람이 옆에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토요일 오후에 용머리 해안에 있는 차돌바위 선배님 가게에 들렀다가
담아 둔 모습입니다.
지난 일주일도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정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록을 남깁니다.
5월 8일 토
전날 동백 민박 3호에서 일박을 한 로미오님이 찌푸둥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전 날 마신 술과 바뀐 잠자리덕에 숙면을 못 취한 듯 합니다.
참나무 장작 및 원목 사업을 7월 초에 오픈을 하기 위해 삼년 이상 계획을 세웠고,
현재는 화성에 있는 참나무 장작 제작 및 배급 업체에서
현장 경험 삼아 일명 탕뛰기(배송)를 하며 이주 준비 중이랍니다.
일단 급한 것은 참나무 적재 및 절단 제작, 장작 보호용 창고가 있는 부지라네요.
본인이 오기 전에 확보해 둔 대정에 계신 처외삼촌과의 통화를 먼저 해 봅니다.
처외삼촌께서는 어버이날 행사장에 가 계셨고,
일단 모슬포 비행장으로 와서 상의를 하자는 말씀에 차를 몰아 갑니다.
맨 위 사진에 있는 파랑색 모닝을 끌고 ,,,
가는 길에 창고 부지도 수배해실 것을 부탁하려고 용머리 해안에 있는 선배 가게로 들렀습니다.
아차차 ,선배님 딸(고1)이 인도로 출국하는 날이라 안게시더군요.
전화로만 부탁을 드리고 ....
모슬포 비행장에 도착해 보니
어디에 계신 건지 알 길이 없어 헤매다가, 행사장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서 전화를 시도해 봅니다.
행사장 맨 후미에 계신 로미오님 처외삼촌을 만난 건 11시경 ,
아침을 건너 뛴 지라 시장기가 몰려옵니다.
처외삼촌의 첫 인상은 환한 미소와는 대조적으로 굵은 주름 때문에 제주 농군의 시름이 담겨져 있는 듯 하였지만
맞잡은 거친 손길에서는 건강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침 강정동에 문중 땅이 천 평 정도 있는데다가 25톤 트럭이 진입할 수도 있다고 하니
로미오님 표정이 환해집니다.
다소 걱정을 덜고
처외삼촌이 마련해 주신 자리에서 염치없게 모슬포산 자리무침에 캔맥주 한 잔을 들이킵니다.
지금도 결혼식을 하게 되면 이틀 정도 잔치를 벌이고,
상을 맞아서도 마치는 날까지 일가 친적은 물론 친구 동네 주민 뜰까지 함께 하는 풍습이 아직도 남아 있답니다.
어버이 날이라 동네 주민들이 마련한 잔치 상에 얼떨결에 수저 하나를 올려 놓고 나니
송구스러웠지만
음식 맛은 물론, 함께 하는 모습들은 잊기 힘든 장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보목포구의 자리돔보다는 예로부터 모슬포 자리돔이 제일 맛있다는 후문입니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하르방 형님과 통화를 시도합니다.
형님 내외분은 큰 따님이 제주시에서 어버이날 기념으로 맛있는 점심을 대접한다고 하시네요.
점심 식사 합류 약속을 중간 지점인 고내 포구의 무인카페인 산책으로 정하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포구에 도착 하여 시장기를 달래려고 마트 옆의 식당에 들러 동태 찌게를 시킵니다.
몸국을 먹어보라고 권해보지만
로미오님은 부담스러운 표정 ^^
몸국과 각재기(전갱이)국, 그리고 갈치국을 먹을 수 있을 정도면 반쯤 제주도민이라고 하시던데요.
식사 후에 산보 삼아 포구에서 낚시꾼들이 뭘 잡았는지 기웃거려 봅니다.
아직 날이 차가울텐데 개구장이들은 벌써 물놀이를 하구 있구요.
하릴없는 이방인들은 따스한 햇살에 젖어 봅니다.
푸르디 푸른 쪽 빛 바다는 5월의 청량한 하늘과 어우러져
내 눈을 멀게 합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아름다운 포구 길에서 마저 중국집 배달 광고판이 자릴잡고 있네요.
한 시간 여의 기다림 끝에 하르방형님 내외 및 따님 도착.
산책에서의 여유로운 커피 타임.
확실히 우린 소통에 목말랐나봅니다.
두 시간 정도의 맛난 대화가 오가고 하르방 형님도 로미오님의 앞길을 위해 한 몸이 되 주기로 약속하시고
저녁 잠자리와 식사를 위해 헤어집니다.
오전에 통화를 했던 용머리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 차돌바위 선배님이 형수님도 중국 출장중이고 딸도 출국을 해서
표선의 살림집에서 혼자 적적하실 거라는 판단아래 첫 술자릴 요청합니다. 로미오님과의 동행도 흔쾌히 허락하셔서
작년에 알게 된 한림에 있는 팔팔회수산으로 안주 거릴 마련하기 위해 이동합니다.
이름이 아홉줄무늬돔이라고 하던데요.
희안한 맛이었습니다.
팔팔 회수산 사장님, 저랑 생일이 6일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흔하지 않은 뱀띠 동갑내기였습니다.
올레길에 우연히 알게되어 저렴하고 맛있게 자연산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 들렀더니
방갑게 맞이하시고, 덤으로 전복 한 마리에다가 , 이름 모를 조개 두마리, 그리고 지리용 찌갯거리까지....
물경(?) 2만원에 계산을 마치고
조만간에 정착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러 들리기로 약속을 하고 꽁지빼듯 털고 일어납니다.
다시 차를 몰아 동백민박에서 제 차로 갈아타고
표선에 도착하니 저녁 아홉시 경...
오붓한 술상과 어우러진 담소....
12년 전에 귀농하셔서 그 이후로 주욱 표선에 사셨다는 군요.
지금 살고 계신 집은 2020년까지 장기 임차라는 후문...
도합 천 만원 정도 들여 이곳 저곳 손을 보셨다는데....
정원에 자리잡은 연못과 집에 딸린 감귤 과수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 오셔서 대안 학교를 형수님, 마을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세우시고 교사로 봉직도 하셨답니다.
표고 버섯 농사도 하고, 가공 사업에 도전하셨다가 다소 피해를 입으신 듯.....
자식 농사도 참살이를 위해 막내 아들과 큰 딸 모두 대안학교에 보내고 계셨습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오래간만에 단 잠을 잤습니다.
첫댓글 우리집 연못 사진까지 올려주시고 고맙습니다^^
ㅋㅋ. 집이 너무 아늑하고 좋았습니다. 저도 그런 집에서 살고 싶습니다.^^
민박집 사장님이 서운하게 하시면 제게 말슴해주세요 ..ㅎㅎ 잘 부탁 드리겟습니다 제가 잘 아느곳 이네요..^^
잘 아신다니 조심스럽네요. 그 분하고 저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아 졌는데 ㅜㅜ
안좋은 일이 있었나요....조금 무뚝뚝 하긴해도 괜챤은 분이신데....
물고기 먹음직하게 생겼네요~~~
네, 맛있었습니다. 무었보다,팔팔회수산 사장님이 친절해서 맘에 듭니다.^^
참 부럽습니다 마치 파노라마처럼 느껴지는 체험담입니다 ~~~제가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기대 만땅입니다 연못이 아주이쁘네요 저기가 짱님 자택이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