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3방공포병여단 황병산 포대 스키 연습
지난 29일 까지 50㎝가 내렸다. 주위 산들은 온통 두터운 1m 눈옷을 입었다. 눈이 지겨울 만도 하다. 하지만 장병들은 눈과 겨울이 마냥 즐겁기만 한다. 어느새 나타났는지 10여 명의 장병들이 씽~씽 눈밭을 가른다. 눈이 한 번 내리면 녹지 않는 고지대와 가파른 60~70m 언덕이 근사한 자연설 슬로프를 만들고 있는 것.
여기에 인근 용평스키장과 스키동호회의 도움으로 1995년부터 장만한 50여 벌의 ‘재활용’ 스키 장비를 갖췄다. 틈틈이 체계적인 전문 강습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전입온 사격통제병 조경민(22) 이병은 “처음 산꼭대기 부대에 배치받아 눈 치울 일이 걱정됐는데 사회에서도 접하지 못한 스키를 배우고 나서 이제는 은근히 눈이 기다려진다”며 겨울을 반겼다.
200명 가까운 장병 중 30~40명은 1주일에 서너 번씩 체력단련 시간에 스키를 즐긴다.
단 원칙이 있다. 제설작업에 들어가기 전 ‘눈질’이 좋을 때 몸도 풀 겸 통제장교 아래 1시간씩 탄다는 것. 그만큼 제설작업도 즐겁고 안전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포대장 장준건(37·공사40기) 소령은 “육군에 스키부대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산꼭대기에서 공군 장병들이 스키를 즐길 줄은 미처 몰랐다”며 “겨울이 되면 눈·추위와 또 다른 전쟁을 해야 하지만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운 환경을 즐길 줄 아는 우리 신세대 장병들이 너무나 듬직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겨울 한가운데서도 동북부 대공방위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황병산포대 장병들. 눈을 뜰 수 없는 초속 20m 칼바람에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한겨울 전선을 후끈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