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액션, 스릴러 , 미국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이미 리 커티스(메건 터너), 론 실버(유진 헌트)
경찰 학교를 갓 졸업한 터너는 첫 근무날 잡화점 강도 사건을 목격하고 범인과 충돌, 결국 사살해 버린다. 그런데 범인의 총이 행방불명되고, 목격자도 없어 터너는 비무장한 범인을, 그것도 총탄을 모두 써가면서 무참히 사살한 혐의로 자격 정지를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원인불명의 연속 살인 사건이 이어지고, 피해자들의 시체에서는 하나같이 터너의 이름이 새겨진 탄피가 발견된다. 경찰은 그녀를 감시하고, 터너는 점점 궁지에 몰린다. 한편 터너는 부유한 증권브로커 헌트와 사랑에 빠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터너는 차츰 자기의 연인이 범인이라는 심증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헌트는 자신이 연속살인사건의 범인임을 털어놓는다. 터너는 그를 체포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고, 살인은 계속된다. 드디어 터너는 범죄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유일한 친구와 동료까지 피를 보자 그녀의 총구가 불을 뿜는다.
할리우드의 몇 안되는 여성 감독 가운데 한사람인 캐스린 비글로의 89년작. 데뷔작 <어두울 무렵>에서 보여준 스릴, 액션, 멜러 영화의 소질은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엄마를 때리는 아버지에게 염증을 느껴 여자경찰이 된 메건은 순찰 나간 첫날 강도사건 현장에서 범인이 총을 겨누자 쏴 죽여버린다. 메건을 유혹한 뒤 그 앞에서 연쇄살인을 해보이는 남자 친구 유진과의 대결이 시종일관 긴장감을 흐르게 한다.
2010년 3월에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놀랍게도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를 제치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라는 소품이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소위 '아바타의 참패'
라고 평가될만한 결과였습니다. 아바타는 달랑 3개를 수상했고, 허트 로커는 무려 6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더구나 캐서린 비글로우는 여성감독으로는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요? 이 감독이 우리나라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90년 봄에 개봉된 영화 '블루 스틸'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촛점이 된 것은
캐서린 비글로우가 아니라 '올리버 스톤'과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걸출한 미국의 두
영화인이었습니다.
우선 블루 스틸은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영화로 홍보된 것이 아니라 '올리버 스톤 제작'의
작품이라는 것을 더 부각시켰습니다. 플래툰, 7월 4일생 등으로 두 번이나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올리버 스톤의 명성이 더 영화를 팔아먹기 쉬운 네임밸류니까요.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은 당시 캐서린 비글로우의 남편이었습니다. 비록 결혼생활은
몇년 안되었지만.
즉 블루 스틸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내인 여류감독 캐서린 비글로우라는 생소한 인물이
감독한 '올리버 스톤 제작'의 영화였습니다. 제작진에 올리버 스톤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고
해서 뭐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블루 스틸은 '경찰액션물'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평작'입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1987년 '죽음의 키스(Near Dark)'라는 흡혈귀를 소재로 한 영화로 사실상 극영화
감독데뷔를 한 캐서린 비글로우는 'B급 영화 감독'으로 출발했습니다. 죽음의 키스는 'B급 컬트
호러물'에서는 비교적 알아주는 작품으로 남았고, 블루 스틸이 먼저 개봉된 이후 소리소문없이
개봉된 작품입니다. 그 이후 '폭풍속으로(Point Break)'라는 영화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와
키아누 리브스 라는 헐리웃 스타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캐서린 비글로우라는 감독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캐서린 비글로우는 잠재력이 있는 감독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사실 평범한 감독의 위상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내이며 180cm의 늘씬한 미녀감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긴 했지만 감독으로서의 역량과 실적은 그다지 두드러지진 못했습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걸작을 만들지 못했으니 이번의 '허트 로커'는 굉장히 고진감래끝에 나온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영화를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겠지만.
작년의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이어서 아카데미 상이 좀 '마이너리티'한 영화에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된 것일까요?
블루 스틸은 토니 커티스와 자네트 리의 사이에서 태어난 2세 배우인 제이미 리 커티스가
주인공입니다. 미남배우, 미녀배우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미 리 커티스이지만 왠일인지
전혀 부모의 '잘생긴 외모'는 닮지 앟고 마치 돌연변이처럼 독특한 외모로 태어난 그녀는
이 영화에서 초보경찰역을 맡았습니다.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꿈에 그리던 제복을 입게
되어 기대와 희망에 부푼 메간(제이미 리 커티스), 그런데 제목을 입자 마자 바로
사건에 부딫치게 됩니다. 바로 슈퍼를 털던 강도를 만난것. 경찰복을 입고 처음 접한
강력사건이었지만 긴장한 와중에서도 용감하게 범인을 몰아세우고 결국 정당방위로
사살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 있어야 할 범인의 총이 없어지고 메간은 비무장의
상대를 쏘아 죽인 것으로 '과잉대응'의 의심을 받게 됩니다. 처음부터 일이 꼬인 것이죠.
사실 범인의 총이 없어진 이유는 현장에 있던 슈퍼의 손님 유진(론 실버)이 범인이
자기 앞에 떨어뜨린 총을 슬며시 집어 넣은 것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사이코 패스 같은
미치광이 살인마 '유진'과 초보 여경찰 '메간'과의 대립을 주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유진은 범인의 총을 가지고 살인을 일삼고 뉴욕 경찰은 의문의 총격 살인사건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유진은 메간에게 접근, 그녀를 사랑에 빠지게 하고 거의 애인이 될뻔 했지만
슈퍼에서 메간을 처음 보고 반했다는 것을 밝히면서 자신이 연쇄살인의 범인임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서 메간은 그를 잡아 처넣지 못하고 오히려
선량한 시민을 의심하는 문제있는 경찰 취급을 당합니다. 이런 와중에 유진은 메간의
친한 친구를 쏘아 죽이고 충격을 받은 메간은 유진을 직접 처단하기로 결심합니다.
이런 메간에게 동료경찰인 살인사건 전담 닉(클랜시 브라운)이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섭니다.
미치광이 사이코 패스같은 범인을 내세우고 있고, 눈앞에 범인을 두고도 증거가 없어
체포하지 못하여 발을 동동 구르는 여형사가 그 대립적 인물로 등장합니다.
너무 작위적인 스토리인 것이 뻔히 보여서 약간 맥이 빠지는 영화이긴 한데
그래도 범인과 경찰의 피말리는 대립이라는 설정이 오락적으로는 그럭 저럭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대립하는 두 인물로 등장하는 제이미 리 커티스와 론 실버는 나름대로 개성있는
배우들이기는 한데, 사실 론 실버 보다는 메간의 동료형사로 등장한 클랜시 브라운이
훨씬 '사이코 패스 악역'에 어울릴듯한 배우입니다. 쇼생크 탈출에서의 악질 간수,
하이랜더에서 숀 코네리의 목을 베는 악당,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엄격한 교관 등
선이 굵은 역에 잘 어울리는 클랜시 브라운은 눈이 부리부리하고 키가 훤칠한
배우로 악역에는 딱 그만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돕는 선역입니다.
이 당시 신인급 감독이었던 캐서린 비글로우는 어느새 환갑을 바라보는 중견감독이
되었습니다. 차츰 무르익어 가는 연출의 눈이 떠진 것일까요?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연출가의 목록에 이름을 올린 성과를 감안하면 오래전 영화지만 블루 스틸은
참으로 평범한 경찰 액션물입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개봉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고, 여성 감독이 연출한 '여성 경찰'의 이야기라는 점도
독특하긴 합니다. 우리나라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는 실패를 하였습니다.
악당과 경찰이 대립하고 연쇄살인이 발생하고 결국 피튀기는 총격적을 벌이며
예측이 뻔한 결말로 치닫는 영화입니다. 아카데미 상을 받은 감독의 '숨겨진 희귀작'
이 되기에는 많이 아쉬운 작품이라서 '초기의 범작'으로 남을 영화입니다.
ps1 : 제이미 리 커티스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트루 라이즈'에도 출연했으니
부부였던 영화인의 만든 각각의 작품에 모두 출연한 셈입니다.
ps2 :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한 '메간'은 정의감 넘치는 경찰이긴 하지만 은근한
'민폐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유진의 사이코 패스 같은 연쇄살인의 간접원인을
제공하기도 했고, 애꿎은 친구와 동료 경찰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으니까요.
ps3 : 개인적으로 액션영화중에서 '가장 멋없는 악당'이 나온 작품중 하나입니다.
론 실버는 좀 심심한 배우처럼 느껴지니까요.
ps4 :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캐서린 비글로우는 생각보다 젊고 멋져 보였습니다.
아바타의 시고니 위버도 그랬지만 이젠 환갑이 다 되어도 여전히 멋진 여성들도
많이 있네요. 물로 메릴 스트립처럼 벌써 예전에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 버린
분들도 있지만.
ps5 : 1.85:1의 영화인데 왜 DVD는 4:3으로 출시되었을까요?
ps6 :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루이스 플레처가
제이미 리 커티스의 엄마로 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