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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시네마 오페라의 향기 '
지난 6월,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인 시네마'
(Opera in Cinema), 2019 시리즈 네번 째 작품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인이라 불리는
주세페 베르디의 < 라 트라비아타 - La Traviata >가
상영됐습니다.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일런지요,
7월엔 메트오페라 HD 2019 시즌 다섯번 째
영상물로 역시 같은 작품 < 라 트라비아타 >가
선을 보였습니다.
하여,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오페라 극장의
연출가와 출연 가수들의 서로 다른 숨결과 색깔
을 비교해 보는 최적의 시간을 갖게 됐지요.
화려한 볼거리와 특유의 드라마틱한 요소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 라 트라비아타 >는,
< 리골레토 > , <일 트로바토레 >와 함께
베르디의 중기 3대 걸작 중 하나로,
파리 사교계 여성 코르티잔(고급 매춘부)인
비올레타 발레리의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아울러 상류 계층의 퇴폐적 향락과 위선, 그리고
공허한 관계 속 진실한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오페라입니다.
이번 작품은 고품격 영화 < 아이리스 >와
< 노트 온 스캔들 >에 이어, 최근 < 칠드런 액트 >를
연출한 영국 감독 리차드 이어의,
미려하고도 자연주의적인 연출과, 19세기 파리
상류사회의 천박함이 대조를 이루는 25년차
프로덕션으로 올려졌지요.
파리 화류계를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속엔 부유한 후원자를 두고
쾌락주의적인 삶을 사는 미녀들로 가득합니다.
파리에 머물며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연극
'동백아가씨 (La Dame Aux Camélias)' 를 보고,
'진정 사랑했음에도 시대적 상황과 주변의 편견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한 가련한 여인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은 주세페 베르디...
그는 당시 첫 부인과의 이른 사별 후 주위의
시선과 사회 관습 등의 문제로 연인 스트레포니와
힘겨운 사랑을 이어가던 자신의 처지와 깊은
동질감을 느꼈던 게지요.
베르디는 빠져들듯이 작곡에 착수하였고,
두 달만에 불후의 명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La Traviata> 를 완성했습니다.
주인공 이름을 따라 원 제목이 '비올레타' 였던
'라 트라비아타'...
하여,
관객들은 '정도를 벗어난 여인', 또는 '길을 잃고
타락한 여성'을 뜻하는 '라 트라비아타' 의
프라마 돈나 비올레타 발레리의 운명적인 사랑과
희생적 죽음에 오롯이 몰입되지요.
25년 역사의 오리지널 판본에 충실한 작품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어서 굉장히 특별하고
자랑스럽다는 리바이벌 연출가는 설명합니다.
" 비올레타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주변사람들
을 보며 술, 섹스, 돈이 가득한 방을 만들기로
했어요.
그 방이 텅 비자, 그녀는 홀로 남겨지고 맙니다.
2막에서는 무대를 도안한 '밥'이 방을 절반만
꾸몄는데 두사람에겐 터무니없이 큰 탁자가
놓여있는 거에요.
어른 흉내를 내는 셈이죠."
그는 덧붙입니다.
" 이 프로덕션이 이토록 오래 지속되는 걸 보면
확신이 듭니다.
살면서 이렇게 오래 남은 것이 없거든요.
제 작품이 계속해서 최고의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늘 감사합니다. "
세트 디자이너 밥 또한 부연 설명하지요.
" 많은 사람을 수용하고 상징성이 큰 공간이지만
나중엔 무용지물이 되죠.
그녀가 방에 혼자 있는 모습과 음악이 딱 어울려요.
외로움까지요...
'시골로 이사가면 집을 손수 짖는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로 말이죠.
하지만 마지막 장엔 모든게 사라지고 맙니다.
바올레타는 극도의 외로움과 함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끼게 되지요..."
우리 시대 최고의 '수녀 안젤리카'(Sour Angelica)로
불리는 알바니아 출신의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가,
황금만능적 부르주아 남성 사회의 피해자로
화려함 속 처참한 삶을 맞이하는 비극의 여주인공
비올레타 발레리의 질곡어린 인생을 품어냈고,
철부지(?) 연인 알프레도 제르몽역은 미국 출신의
리릭 테너 샤를 카르스트노보가 맡아 비감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노래했습니다.
그의 아버지 조르쥬 제르몽 역으론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이번엔 바리톤 가수로 열연을 펼쳤지요.
지휘자 안토넨로 마나코르다는 강조합니다.
" 베르디의 < 라 트라비아타 > 는 끝없는 깨달음을
주는 작품으로, 음악을 대할 때마다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지요. "
단 한번도 땀흘려 돈벌어 본 적 없는, 이 대책없는
알프레도 역의 테너 샤를 카르스토노보는
베르디에 감탄어린 헌사를 보냅니다.
" 주세페 베르디는 간결함의 천재입니다.
단순한 사운드로 엄청난 감동을 자아내죠.
악보 위의 아주 작은 멜로디가 왜 그리도
감동적인지...
그가 다름아닌 '천재(Genius)'인 이유이지요! "
샤를은 에르모넬라 야호와는 몇 차례 다른 작품
으로 함께 한적이 있다며 그녀에 대한 무한 찬사를
건냅니다.
" 에르모넬라는 모든 걸 쏟아내는 가수입니다.
상대의 에너지를 요구하는 동시에
자신의 에너지도 공유하지요.
그 결과 깊은 교감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비올레타를 위해 태어난 듯 열정적인
리릭 스핀토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또한
화답하지요.
" 샤를과는 호흡이 매우 잘 맞아 열정과 감성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이 각각 따로 노래하는 것이 결코 아닌..."
3막에서 초췌한 몰골로 속절없이 스러져가며,
비감어린 아리아 '지난 날이여 안녕
(Addio del Passato)' 을 부르며 죽음을 예감하듯
처절하게 절규하는 에르모넬라...
지금까지 수많은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를
접해 보았지만 그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에르모넬라 야호' , 그녀만을 위한, 그녀만에 의한
비올레타의 몸을 던진 처연한 절창과 몸부림에
오롯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데뷔한지 만 60년 째로 , 성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하는 플라시도 도밍고,
그는 < 라 트라비아타 >가 오페라 작품 중
최고 인기리에 전 세계적으로 널리 공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지요.
" 우선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인데다,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라는 탁월한 작가
덕분에 이탈리아어 리브레토(대본) 역시
훌륭합니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음악
덕분이지요.
오늘날에도 마치 월드 프리미엄처럼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제르몽역으로 로열오페라에 출연한 소감을
전하지요.
" 로열오페라하우스에 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역을 공연하게 돼서 최고로 기쁩니다.
제가 아주 젊었던 초창기 테너 시절엔
가스통 자작 역을 했지요.
어느정도 성장을 해서야 알프레도 역을 하기
시작했죠.
물론 그동안 멋진 비올레타의 소프라노들과
수많은 공연을 함께 했습니다.
아마도 14년 전까지는요.
많은 세월이 흘러 배역도 변해가네요.
음역도 테너에서 바리톤으로...
한 5년 여 전부터인 거 같은데 이젠 바리톤
조르죠 제르몽역을 맡아 노래하고 있습니다."
도밍고는 함께 했던 젊은 동료 주역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지요.
" 에르모넬라 야호는 깊이있고 진중한 연기를
펼치는 소프라노입니다.
그녀가 열연할 때면 오페라단 전체가 오롯이
집중하게 되죠.
제겐 양자와도 같은 테너 샤를 카스트로노보는
어린 시절 LA에서 출발해 지금은 어엿한 세계적인
명테너로 성장했습니다.
샤를의 아버지 역을 여러번 했었는데,
그와 함께한 작품에선 지휘도 한 적이 있답니다."
- 李 忠 植 -
1-1. 로열오페라하우스 < 라 트라비아타 >
예고편
https://youtu.be/ncKbHj7TDMw
'2018~ 19 시즌 메트 HD 오페라' 의 다섯 번째
작품인 베르디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화려함 속 애절한 삶을 맞이하는 비극의 헤로인
비올레타 역은 독일 출신의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가 노래하며,
비올레타의 연인 알프레도엔 페루 출신의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캐스팅됐지요.
이외에도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은
바리톤 퀸 켈시가 열연을 펼쳤고,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이
메트 감독 데뷔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브로드웨이 출신의 명연출가 마이클 메이어의 화려하고
찬란한 18세기 무대 설정과 4계절에 따른 색다른 분위기
연출이 함께 어우러지며,
앞서 리처드 이어 연출에 에르모넬라 야호가
비올레타를 노래했던 '로열오페라' 무대와는
또 다른 차원의 < 라 트라비아타 >를 보여줬지요.
금년 시즌 '메트오페라'는 < 라 트라비아타 >를
새 지휘자와 새 프로덕션에, 새 출연진으로 온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장장 40년간 메트를 이끌어온 제임스 레바인의
성추행 스캔들로 예정보다 2년 앞서 메트의
새 음악감독으로 선정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야닉 네제 세갱(43세)...
젊은 열혈남 세갱의 메트 첫 데뷔작으로 채택된 작품이
바로 < 라 트라비아타 > 였던 게지요.
메트 대관식 취임 작품으로 최적인, 아울러 조금은
안전(?)한 선택('New La Traviata for MET') 이었다고
할까요.
메트오페라는 이를 위해 브로드웨이 뮤지컬
< Spring Awakening > 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와 그의 명콤비 스탭들을
영입했습니다.
메트오페라단의 < 라 트라비아타 > 는 1989년
프랑코 제피렐리의 고전적 프로덕션에서부터,
2010년 독일 출신 윌리 데커의 미니멀리즘
프로덕션으로 계속 변용되어 왔지요.
백색 무대에 빨간 원피스의 비올레타가 죽음의
상징인 커다란 시계를 배경으로 노래하고,
시계 바늘과 함께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한부
삶을 그려냈던 볼프강 구스만의 강렬한 무대 디자인,
그리고 유니섹스 정장차림의 코러스 남녀라인을
등장시킨 윌리 데커 프로덕션은,
비올레타를 욕망과 퇴폐의 심볼로 자리케하며
그녀의 죽음을 필연적인 결말로 이끌어냈던
기억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만...
야닉 네제 세갱의 공식 데뷔작답게 메트오페라는
'Behind the scene'으로 사전 리허설 장면을
특별 편집해서 보여주고 있던데요.
디아나 담라우와의 피아노 반주 노래 리허설 때
지휘자를 넘어 연출가와 뮤직 어시스턴트 및 코치
역할까지 아우르는 그의 열정이 뜨겁게 분출됩니다.
그는 담라우에게 'E#'으로 표현되는 '슬픔과 그 의미' 를
내용을 잘 모르는 관객조차도 절절히 체감할 수 있게
불러야 한다고 권하지요.
또한 "250회 넘게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다"는
메트오페라 오케스트라 악장에게도 주문합니다.
악보에 없는 피아노시모와 포르테시모, 그리고
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는 확실히 잊어줄 것을
말이지요.
그렇게,
오페라의 전체적인 라인을 조화롭게 그려내기 위해
음악의 흐름과 그 균형감에 중점을 두는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은,
각 시퀀스의 주요 모멘텀별로 강약과 완급의 호흡을
정치하게 조율하며 청중들의 온전한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이토록 역동적인 지휘자 세갱의 '다가올 40년' 또한
기대해 본다는 메트오페라 총감독 피터 겔브,
그는 세갱을 조금은 색다르게 격려하지요.
어릴 적 메트오페라 극장 앞 광장의 분수대를 걸으며
'저 극장은 내것이 될거야' 다짐했던 야닉 네제 세갱의
꿈이 마침내 실현됐다고 상기하며 말이죠.
아울러 자신의 경험상 출연진들이 메트 HD 영상을
감상하는 30만 관객들로부터 압박을 최고도로 받으면
오히려 초절정의 기량이 발휘된다고 은근히 덧붙입니다.
처음엔 사랑받을 자격조차 없다며 번민하지만,
결국 마지막엔 그 정화된 사랑을 확인하며 죽어가는
비올레타의 슬픔에 촛점을 맞췄다는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
그는 비올레타를 욕망의 상징이 아닌, 순수와 헌신적
희생, 또한 구원의 화신으로 변신시키죠.
잔인하게도 아들 알프레도와 영원히 헤어져
달라고 강요하는 제르몽에게,
그저 '딸처럼 안아달라며, 오로지 바라는 것은
자신의 희생을 알아달라'는 비올레타로 말이지요.
1960년대 라스베가스 카지노를 배경으로
디아나 담라우가 '질다' 역으로 출연했던 2013년 작
< 리골레토 > 와,
2018년 최근 작 < 마니 > 를 독특한 감각으로 풀어냈던
메이어는 설명합니다.
" 현대오페라 < 마니 >의 니코 뮬러와 클래식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의 베르디 음악은 근본적으로
다른 울림으로 스며져 오지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전통 오페라와의 차이를
굳이 짚어 보자면,
오페라는 뮤지컬에 비해 '시간은 짧고 할 건 많아서'
스피드한 연출이 요구된다고 할까요..."
마이클 메이어 프로덕션과 환상적인 콜라보를 펼쳐낸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크리스틴 존슨과 수잔 힐퍼티,
먼저 크리스틴은 이번 < 라 트라비아타 >의 무대는
메트의 전통적인 골든 인테리어 프레임을 차용하며,
'낡음 속 새로움의 빈티지적 조화' 를 이뤄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얘기하지요.
그녀의 원형 무대는 둥근 천장이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
로코코풍의 인테리어로 펼쳐집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미장센은,
사랑의 기쁨과 슬픔, 강요되는 헤어짐과 아픔,
타락과 정화(Verklarung), 희생과 죽음을 통한
구원 등의 중의적인 메시지를 암유하는 '침대'로,
마치 또 하나의 말없는 주인공처럼 무대중앙을
장중 내내 오롯이 지켜냅니다.
중앙에는 이 침대가 놓여있고, 쓸쓸하게 죽어가는
비올레타를 뒤로 하며 1막 전주곡이 처연하게
흐르지요.
비운의 '그녀, 비올레타'의 이야기는 플래시 백을 통해
1막의 '봄', 2막 1장의 '여름'과 2막 2장의 '가을', 그리고
마지막 3막 '겨울'의 사계절(四季節)로 그려집니다.
이어 코스튬 디자이너 수잔은 싱그럽고 열정적인
여름 의상, 또한 화려한 가을 드레스 등 각 계절별로
비올레타의 꿈을 따라 변모해가는 의상 콜라주를
창출했다며,
이에 덧붙이지요.
" 코러스 라인의 의상도오로지 비올레타의 시선을
통해서만 계절을 좇아 변용됩니다.
가을엔 '낙엽더미'를 연상시키는 어둡고 퇴폐적인 색깔로,
봄엔 화사하게 피어난 '봄 꽃' 톤으로 말이죠."
비올레타가 정도를 벗어난 카멜리아 레이디의 삶으로
되돌아간 '가을의 파티 씬'과,
그녀가 속절없이 스러져가는 '겨울' 장면을,
조명 디자이너 케빈 아담스 또한 비올레타의
희생과 승화된 죽음의 '빛'으로 오묘하게 투영해
냅니다.
이번 시즌 메트의 첫번째 작품 < 아이다 > 에서
암네리스 공주 역을 맡았던 러시아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가
진행을 맡은 새로운 < 라 트라비아타 >...
막이 오르기 전 관객들은 붉은 색의 동백꽃
(Camelias)이 그려진 커튼을 보게 됩니다만,
비극적 죽음을 암시하듯 3막 커튼엔
파아란(창백한) 동백꽃이 새겨져 있죠.
2011년 메트오페라 로시니의 < 오리 백작 >에서
'알데' 역의 담라우와 호흡을 맞췄던 플로레스는,
이번 메이어 판 < 라 트라비아타 > 에서 환상의
알프레도와 비올레타 커플로 새롭게 변신하지요.
12살 때 TV 에서 소프라노 테레사 스트라타스가
비올레타로 출연해 삶의 환희와 절망을 노래하는,
프랑코 제피렐리의 오페라 영화 <라 트라비아타> 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자신도 오페라를 통해 사람들과 창조적 감성과
예술적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Die Zauberflote
' 밤의 여왕의 아리아 '(Der holle rache kocht in
minem herzen :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 불타오르고)
-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 리카르도 무티 지휘 빈 슈타츠오퍼
https://youtu.be/pZcaf9GfyWs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벨칸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계보를 이으며,
비교 불가의 압도적인 '밤의 여왕'으로 떠오른 그녀는,
마침내 2013년 메트오페라에서 그토록 동경하던
타이틀 롤 '비올레타 발레리'를 노래하며 꿈을 이뤄냈지요.
동시에 경쾌한 음색의 레제로 소프라노에서
깊이있는 목소리를 요구하는 리릭 스핀토 소프라노로
탈바꿈했던 담라우는 얘기합니다.
" 윌리 데커의 < 라 트라비아타 > 는
많은 동작(motion)을 요구했지요.
하얀 무대와 대조적인 강렬함의 빨간색 소파와 드레스,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을 상징하는 '미장센, 시계 바늘'을
통해
얼마 남지않은 운명을 거부하고 싶은 비올레타의
파괴적 감성을 잘 그려냈던 기억이 납니다."
하여, 디아누 담라우는,
수없이 배신당하고 버림받은 것에 익숙해져
있고, 동시에 알프레도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심리를 드러내며,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사랑에 모든 것을 던졌던
'비올레타 , 그녀'가 웃으며 노래할 수 밖에 없는
'슬픔의 아름다움'을 처연하게 풀어냈지요.
벨칸토 전문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는
특유의 미성으로 부잣집 철부지 도련님의 열정,
질투, 복수, 뉘우침 등 내면의 감성을 능숙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그는 단순히 충동적이 아닌, 계획(?)된 스토커
로서 첫 만남부터 '그대가 나의 연인이 된다면' 을
열정적으로 외치다가도,
배신감으로 비올레타의 면전에서 돈을 뿌리는 모욕을
주기를 서슴치 않는 극단적인 캐릭터를 잘 살려내고
있지요.
갈라 콘서트의 앵콜 곡으로 천번 가까이
'축배의 노래'를 불렀다며, 플로레스는 말합니다.
" 베르디의 < 라 트라비아타 >는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적 작곡가 도니제티나 벨리니 작품들과 매우 닮아
있지요.
우아하게 드러나는 '카발레타'나 '트릴포인트' 면에서
특히 그러합니다."
바순처럼 깊이있는 성량의 바리톤 퀸 켈시는,
신흥 부르주아 계층의 천박한 황금 만능주의자요,
남의 자식을 존중할 줄 모르는 가족 이기주의자의
표상으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사랑을 냉혹히 가로막는
아버지 조르주 제르몽역을 맡아 열연하지요.
그는 얘기합니다.
"계급간의 사랑 뿐 아니라 부정(父情)의 드라마
이기도 한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와 어울리는
바리톤의 목소리, 또한 그 성숙한 음색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요."
흥미롭게도 메이어는 조르주 제르몽의 딸
(셀린 사바조글로 분)을 2막 1장과 3막에서
'노래없는 침묵의 배역'으로 등장시킵니다.
타락한 코르타잔인 비올레타와 대비되는,
순결한 부르주아 자녀의 상징인 셈이죠...
- 李 忠 植 -
2.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1막 전주곡 (Prelude)' 장면
- 2005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 안나 네트렙코, 롤란도 비아손, 토마스 햄프손
/ 카를로 리치 지휘 , 윌리 데커 연출
https://youtu.be/wBsXwZXqMZA
3. 프랑코 제피렐리의 필름 오페라
베르디의 < 라 트라비아타 > 예고편
https://youtu.be/ZjC7xrVWXEc
4. 2013년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 '아레나 디 베로나'
< 라 트라비아타 >
https://youtu.be/vCVlvZaiQ6Q
5. 1막 '축배의 노래'
(Brindisi - libiam ne' lieti calici)
-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르와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 2011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https://youtu.be/hHx6x02Vae8
6. 1막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
(un di felice eterea)
-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르와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
https://youtu.be/DTnvgoo7I3w
-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와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 베노이 자쿠아 프로덕션, 2014 파리오페라
https://youtu.be/9GKGk_3LT3M
7. 1막 '아! 그이였던가...'(Ah! Fors'è lui...)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
-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 베로나의 아레나(Arena de Verona), 2011
https://youtu.be/JMxg7JANUPY
8. 2막 1장 '알프레도, 나를 사랑해주오'
(Amami, Alfredo)
-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https://youtu.be/pIizYUYFIMU
9. 2막 2장 피날레
-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테너 에드가르 몬트디바스, 바리톤 라이오넬 호테
https://youtu.be/oO8xWbRLttQ
10. 3막 편지 장면 '당신은 약속을 지켜 주었소'
(Teneste la promessa)' 와 '지난 날이여 안녕'
(Addio Del Passato)
- 소프라노 '에르모넬라 야호'
: 2015 마드리드 레알 오페라
(Teatro Real Madrid Live)
https://youtu.be/3wKWH99kzFk
첫댓글 마이클 메이어의 메트오페라 무대가
거침없는 화려함과 압도적 풍성함의
극치였다면,
리처드 이어는 로열오페라 무대를
앤티크한 고풍스러움과 절제된 품격으로
은은하게 펼쳐냈지요.
로열오페라에서의 에르모넬라 야호와,
메트오페라에서의 디나우 담라우.
둘 다 요즘 전성기를 달리는
최정상권의 소프라노들인지라,
누가 더 나으냐 비교하는 자체가
적이 그러합니다만...
굳이 제 개인 의견을 첨언하자면,
1막과 2막1장에선 디나우 담라우,
2막 2장과 3막에선 에르모넬라 야호의
노래와 연기가 좀 더 극적인 울림으로 다가왔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두 소프라노 모두 아쉬움이 있다면,
1막 피날레에서 'Dame' 존 서덜랜드가 해냈던
전율의 '하이 G' 소리가 안나왔다는 점이죠.
'E#' 딱 거기까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이 두 디바들도 모험보다는
역시 안정(?)을 택한 걸런지요.
베르디 오페라 < 리골레토 - Rigolleto > 3막,
만토바 공작의 선창으로 풀어지는,
마달레나, 리골레토와 질다의 4중창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가씨여'
(Bella figilia dell' amore)에서도 그러합니다만...
존 서덜랜드의 고혹적이면서도 그윽하게
뻗어가는 그 놀라운 '하이 G'가 그리워집니다.
더스틴 호프만의 2013년 연출작
< 콰르텟 - Quartet > 피날레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전설이 돼버린
그녀의 하이 G로 마무리되는 '4중창'을
마주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