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가 술 마셔도 되나요?
2014-06-07 최광희 목사
“목사님, 성도가 술 마셔도 됩니까?”
어떤 분은 은근히, 어떤 분은 노골적으로 질문하는데 대답은 이렇습니다.
“마셔도 됩니다. 그런데 마시지 마세요.”
좋았다 말았나요? 무슨 대답이 그렇게 애매하냐고요?
이 문제는 고린도에 사는 성도가 시장에 파는 고기를 사 먹어도 되는지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고기가 무슨 죄가 있나요? 우상 제사에 사용한 고기라고 해서 무슨 화학적 변화가 있나요? 없습니다. 먹어도 안 죽습니다. 안에 독(毒)도 없고요. 그러나 먹으면 덕이 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고기를 먹는 것을 보면서 다른 사람이 ‘저 사람 믿음도 별 수 없네.’ 생각합니다. 고기 안 먹기로 한 바울에게 나는 당신보다 믿음이 좋다고 우긴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우리가 술을 마시는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술 속에는 독(毒)이 없습니다. 한 잔 마셔도 지옥에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술을 마시는 순간 당신 스스로도, 남들의 시선도 당신의 믿음에 의심을 할 것입니다. 혹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하더라도 남들은 당신을 신실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그것이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성경을 들고 와서 질문합니다. 예수님이 최초로 술을 만드는 기적을 보이셨다고 합니다. 성경을 이해하려면 그 시대의 문화와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 시대에는 우리나라처럼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에는 4월부터 9월까지 비가 오지 않는데 마실 물조차 없는 건기의 끝자락에 드디어 포도를 추수해서 밟아 그 즙을 마시면 그 기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 포도즙은 두면 저절로 발효가 되므로 비가 오는 10월 이후에는 물을 타서 음료수로 마십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음주 문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 TV의 예능 프로그램에 호주 사람, 프랑스 사람, 가나 사람, 미국 사람 넷이 출연했는데 한국에서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음주 문화라고 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내 술 한잔 받으라고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과하게 먹고 마셔야 족하게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고 일찌감치 선교사들이 술과 놀음과 축첩(蓄妾) 세 가지를 금하였고 이것은 계속해서 지켜야 할 아름다운 전통이 되었습니다.
술을 취하도록 마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 홀로 절제하며 마시도록 놓아두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금주전통을 교리처럼 여기고 마시지 않는다고 선포하는 것이 선합니다.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약 4:17)
결론적으로 술은 마셔도 되지만 그것은 유익하지도 덕스럽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고전 10:23)
금주 문화는 선하고 아름다운 한국교회의 전통인데 굳이 그것을 벗어나려고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