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호(位良湖)에 가면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
봄이면
엷은 바람에 춤추는 연둣빛 나뭇가지가
호수를 깨우듯 속삭이며 보내는 미소를 보며
버들잎 띄운 말차(抹茶)를 마셔 보았다면,
한여름
소낙비라도 내리는 오후나절
산에서 내려온 안개가 안기고 싶어 안달하면
서둘러 가슴 풀어 헤치고 젖가슴을 내미는
어머니 품 같은 호수와 마주 해 보았다면,,,
가을,
사랑했던 제 여인을 위해 지은
천국보다 아름다울지 모른다는
어느 궁전의 무희들보다 더 황홀한
황금빛 나무들이 갈바람에 춤추는 광경에...
겨울이면
얼음이 갈라놓아도 냉기를 뚫고 손을 내밀어
한줌 햇살의 온기를 얼음 밑으로 전해 주려는 듯한
저 나무들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광경을 지켜보았다면,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
사시사철 구애하며 다가가는 나도,
어설픈 가이드를 따라 꿈꾸듯 따라 나서는 그대 역시,
호수에 끝없는 구애를 하다 나무가 되어 버린 그 '사슴'처럼
전설이 되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 아비의 병을 고치러가는 바리공주의 길가엔 서천꽃밭이 있었고
등짝 시린 양민을 위한 목민(牧民)의 길가엔 위양호가 있었다
문득 물의 궁전이라 불리는 알함브라 ‘헤네랄리페’가 생각났다.
하지만 알함브라의 역사는 피와 눈물,
그리고 정복과 재탈환이라는 질곡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우리의 위양은 평화와 목민관의 백성사랑이 담겨있으니
이 호수야말로 농민의 믿음과 농사의 신 용왕이 살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궁전이 아닐까...
위양호의 봄
위양호의 여름
위양호의 가을
위양호의 겨울
위양호의 전설 - 나무가 되어버린 사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