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신 및 격
용신은 사주팔자의 음양 및 오행의 조화를 위해 소용되는 육신을 말한다
가령 사주가 심히 신약이면 일주를 생조하는 육신이 필요하고, 신왕이면 반대로
일주를 억제하거나 왕성한 기운을 누출시키는 육신이 필요한데 이것이 즉
용신이다 이 용신의 사주상의 위치, 강약 및 어느 육신에 해당하느냐에 의하여
운명의 길흉 화복이 결정되므로, 용신은 숙명감정상의 관건이다 고로 용신을
모르고서는 사주를 풀 수가 없다
용신을 찾는 법은 일정치 아니하며 본장 및 차장 전반에 걸쳐 설명하겠으나,
그 대략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억부: 일간을 생조하는 육신이 많으면 신왕이며, 신왕이면 오행의
조화상 일주를 극루하는 육신이 필요한데 이것이 즉 용신이다 반대로 일간을
극루시키는 육신이 많으면 신약인데 이때는 일간을 생조하는 육신이 용신이다
(2) 병약: 신약 사주에 일주를 생조하는 육신이 있으나 이를 파극하는
육신이 있으면 이를 사주의 병이라고 하고, 파극하는 육신을 억제하는 육신을
약이라고 한다 병이 있는 사주는 약이 용신이 된다
(3) 조후: 세상만물이 난조 및 한습의 조화에 의하여 이루어지듯이 사주도
난조 및 한습의 조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사주가 과하게 한습하거나 난조하면
한, 난, 조, 습을 조화시키는 육신이 용신이 된다
(4) 전왕: 사주의 오행이 어느 일방으로 편중되어 그 세력이 극히 왕성하여
억제하기 곤란할 때에는 그 세력에 순응하는 육신이 용신이다 종격, 화격 등
외격에 속하는 사주는 모두 같다
(5) 통관: 서로 대립하는 육신의 그 강약이 비슷할 때에는 두 육신간을
오행 상생의 원리에 의하여 소통시키는 육신이 용신이 될 때가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사주는 억부, 병약, 전왕들에 속하며 조후 및 통관 등은
드물다 억부 병약 및 전왕은 본장에서, 조후 및 통관은 간명비법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용신은 인간의 정신과 마찬가지로 사주의 중추가 된다 사주 팔자가 길하기
위해서는 용신이 건전하여야 한다 인간의 정신이 건전하여야 인간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듯이 용신이 건전하여야 부귀영화 및 수복을 누릴 수 있다
용신이 건전하기 위해서는 용신이 강왕하여야 하며 타육신에 의해 파극되지
아니하고 형충되지 아니하여야 한다 만일 타육신에 의해 파극되더라도 사주에
약이 있어 용신을 파극하는 육신을 억제하면 무방하다 또 용신이 형충되더라도
서로 형충하는 지지의 어느 일방이라도 다른 지지와 삼합 또는 육합되면 형충은
해소된다 용신이 강왕하기 위해서는, 일주의 강약을 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월령이 왕성해지는 달에 해당하고 사주상의 타육신에 의해 생조되면 된다
용신 외에 격이 있다
사주를 그 간지에 의하여 구별하면 무려 오십일만팔천사백 가지나 된다
그러나 이를 팔자 중 가장 작용력이 큰 월지를 중심으로 해서 구별해 보면 불과
10여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유형을 격이라고 한다
격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1. 월지의 정기가 천간에 나타나 있으면 그것이 표시하는 육신에 의한다
2. 천간에 월지의 정기가 나타나 있지 아니한 때에는 만약 여기나 중기가
나타나 있으면 그에 의한다
3. 월지의 지장간이 투출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또는 투출되어 있더라도 다른
육신에 의하여 파극되어 쓸모가 없으면 월지의 정기가 표시하는 육신에 의한다
이상 외에 외격에 속하는 사주는 월지의 여하를 불문하고 그 격에 따른다
이와 같이 격은 사주 중 오행의 태와, 불급을 따지지 아니하고 다만 월지를
중심으로 해서 가장 그 기세가 왕성한 오행에 따라 명명한 것이다 고로 격은
간명법상 사주를 분류하는 편의에 의하여 그 유형에 붙인 명칭에 불과하다
신미 병신 정해 임인
(을미 갑오 계사 임진 신묘 경인)
이 사주는 청나라 말기의 광서 황제의 사주다 월지의 신금이 왕성하므로
정재격이다 일주 즉 정화는 신월에 쇠약하고 사주에 금수가 네 개 있으므로
신약이다 고로 용인은 일주를 생조하는 인성(인수 및 편인) 및 비겁(비견 및
겁재)이 되어야 할 것인데, 이 사주의 시지에 인목 즉 인수가 있으므로
이것이 용신이다 인목은 해수와 육합하여 왕성해지고 신금이 충하지 못한다
대운도 용신과 화합하여야 길선한데, 두 살부터 십년간은 을미운이다 을은
그 오행이 용신과 같은 목이고 미토는 일지의 해와 삼합하여 목으로 화하였다
고로 왕자로서 호강하였고 갑오운은 일주가 생조되어 청나라 황제로 등극하였다
그러나 삼십이세부터 십년간은 임진 대운인데 임수는 일주를 극해하고 진토는
일주의 기운을 누출시키므로 불길하다 삼십팔세 무신년은 상관과 정재이므로
일주는 극도로 약해지고 설상 가상으로 신이 용신인 인을 충하여 붕하였다
기미 계유 정사 정미
(임신 신미 경오 기사 무진 정묘)
이것은 청나라 말기의 효웅 원세개의 사주이다 정화는 유에 쇠약하나 사주에
화기가 많아 신왕이다 고로 왕성한 일주의 기운을 극루시키는 육신이
용신인데, 월간의 계수는 기토에 의해 파극되었으므로 월지의 유금이 용신이
된다
유금은 기, 미토가 생조하므로 왕성하다 이와 같이 용신이
왕성하여야 복록이 있는 법이다 또 사주의 격도 지장간이 투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편재격이다
정묘 대운을 만나기 전에는 일로 토운이므로 토생금하여 용신이 왕성해져서
청나라 조정의 요직을 역임하고 나중에는 청나라를 타도하고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이 되고 다시 황제까지 자칭하는 등 극귀를 누렸다 그러나 정묘 대운은
오행이 화목이므로 용신인 유금을 극하고 묘가 또 충하므로 대흉운인데
오십구세 정사년은 화가 성하여 용신을 극하고,
일주가 더욱 왕성하여져서서거하였다
백영관-사주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