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암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의 적이다. 최근 갑상선암, 위암, 유방암, 대장암의 기세에 밀리고 있지만 암 직전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내암 혹은 그 이전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과 합하면 여성암 중에 1위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수십 년 간 이루어진 조기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노력과 일반 여성들의 참여, 정부의 지원 등에 힘입어 암이 되기 전에 미리 치료하였기 때문에 진짜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점차 낮아져 거의 선진국 수준에 가까워 졌으며, 혹시 암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자궁경부암의 치료 성적은 우리나라에서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현재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기 쉬운 성적 활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생활을 너무 일찍 시작하는 것, 여러 명의 상대자와 성행위를 하는 것, 다수의 성 상대자를 갖는 남성과 성행위를 하는 것 등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자궁경부암이 문란한 성생활을 통해서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경로가 전적으로 성행위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에서는 자연감염 등과 같은 다른 경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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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 세포 채취용 솔로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세포진 검사의 결정적인 단점은 10~50%의 높은 위음성률, 즉 이상이 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액상 세포진 검사의 도입으로 위음성률은 많이 낮아졌고 거의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원 및 병원에서 액상 세포진 검사를 사용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이므로 정기적인 검진 시에는 이 방법을 사용한다.
△HPV-DNA 검사 = 현재까지 분류된 HPV는 약 100여 종류다. 대부분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암 발생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일부의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우리 몸에서 이 바이러스를 물리치지 못하고 감염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액상 세포진 검사와 병행하는 경우에는 검진 주기를 길게 할 수 있으며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에서 애매한 결과가 나올 경우 조직검사의 필요 여부를 결정하거나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이나 자궁경부암의 치료 후에 재발을 감시하는 검사로 사용될 수 있다.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다고 모든 사람에게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 번의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여 암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전혀 없으며,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조금 더 자주 하면 안전하다.
△질확대경 검사와 자궁경부 조직생검 = 질확대경 검사는 자궁경부를 8~16배 확대해 봄으로써 자궁경부암 전구 질환과 침윤성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질벽과 외음부 등의 병변도 진단할 수 있다. 자궁경부 조직생검은 질확대경 검사를 통하여 자궁경부의 가장 의심되는 병변 부위를 확인하고 소량의 자궁경부 조직을 떼어 정밀검사를 시행하여 자궁경부암이나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 등의 존재여부를 진단하는 검사이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 조직생검을 통해서 진단된 자궁경부 상피내 이형성증이나 자궁경부 상피내암 등을 확진함과 동시에 치료까지 완료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술이다. 자궁경부의 병변을 원추 (원뿔) 모양으로 잘라내게 되며 자궁 전체를 잘라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으나 수술의 출혈이 있을 수 있고, 향후 임신이 되었을 때 조산의 위험이 약간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고등급의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이나 자궁경부 상피내암이 조직생검을 통해 진단되었다면 불가피한 수술이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증상으로는 비정상 질분비물이나 질출혈을 꼽을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성 관계 후 출혈인데 간헐적으로 발생하거나 폐경기 후 출혈로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커질수록 악취를 동반한 분비물이 많아지며 다량의 질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병변이 진행되면 하복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골반통, 좌골신경통, 하지 통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말기에는 림프절 및 하지정맥의 차단으로 인한 하지부종과 영양실조가 동반된 요독증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초기 증상인 출혈,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 등이 있을 때 재빨리 근처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 및 질병의 진행정도에 맞추어 수술요법,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단독으로 혹은 병합하여 함께 사용한다. 말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발의 가능성도 높다. 다행히도 자궁경부암은 높은 발생빈도에 비하여 전구기간 (전암성 병변에서 침윤암으로 진행하기까지의 기간)이 길어 조기발견의 가능성이 높은 암이므로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통하여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