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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
- 은혜갚은 두꺼비
손 병 흥
나오는 사람
처녀(딸)
연로한 부모 내외
새신랑
중매쟁이
동네 사람들
이웃 마을 사람들
두꺼비(분장)
지네(분장)
- 무대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시골집들이 모여있는 전경의 배경그림과 함께, 툇마루가 있는 아담한 집 한 채를 중심으로 장독대와 우물 등을 배치하되 적당한 곳에 농기구도 몇 점 배치하여 시골 농촌의 장면을 연출한다. 열린 공간에 조명과 닭소리 등의 효과음으로 서서히 먼동이 터 오는 새벽을 표현한다.
1. 아침풍경
(어둠 속에서 서서히 먼동이 터오며 방안에서 몇 차례 기침하는 소리와 함께 영창문에 전등불이 켜진다.)
(곧 이어 작은 방에서도 이내 전등불이 켜지며 서서히 무대가 밝아온다. 60대 후반의 병약한 남성 쉰 목소리로 건너 방에 있는 고명딸 순남이를 불러댄다.)
- 1 -
아버지 (기침과 함께 가래 섞인 투박한 음성으로) 거기 순남이 일어 났는감? 일어 났으면 얼른 가서 물 한 그 릇만 떠가지고 오지 않으련...
처녀 네 아버지 저 일어났어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이내 우물가에 나와 두레박을 이용하여 물을 길어다 사기그릇에 담은 뒤에 쟁반에 받쳐들고서 아버님께 갖다 드린다.)
처녀 아버지 여기 물 떠 왔어예.
아버지 오냐 그래 이리 주려므나.(열린 방문 틈으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채 꿀꺽 꿀꺽 몇 모금 마시는 모습이 보인다.)
허-그 물맛 한 번 시원해서 좋구나.(그리고 나선 자리에 다시 누워 버린다.)
처녀 아버지 밤새 잠은 잘 주무 셨지예. 내 잠시 텃밭에 가서 반찬거리 따와서 진지 마련해 드릴 테니까 한숨 더 푹 주무신 뒤에 일어나세요.
아버지 오냐 얼른 다녀 오거라.
처녀 네 아버지.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잠시 후 조명이 더욱 밝아짐과 동시에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처녀 (채소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나와 우물가에 앉은 채 두레박으로 우물을 길어 씻고 있다. 이 때 처녀의 어머니가 안방에서 나와 우물가에 쪼그려 앉는다.)
어머니 번번이 너만 번거롭게 해서 어쩌노. 내가 원래 아침잠이 많은 지라, 너 아버지가 곤히 자는 날 깨우기 보다 부지런한 널 또 깨워 시키는 바람에 괜히 너만 힘들게 하는구나.
처녀 아니 예요. 내사 마 워낙 아침잠이 없는 지라 내한테는 지금이 중천이라 괜찮아요.
어머니 그래 암만 그렇다 해도 너 그 아버지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염치도 없는 분이셔.
처녀 어머니 걱정 마세요. 암만해도 우리 집에서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은 누가 있겠어예. 저는 하나도 안 힘들어예.
어머니 그래도 그렇지...
- 2 -
(이내 채소바구니를 들고서 부엌 쪽으로 간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두레박으로 우물을 길어다 세수 대야에 물을 부은 뒤에 그냥 맹물로 세수를 하고서 머리에 둘러선 타올을 벗어 얼굴을 닦은 뒤에 부엌 쪽으로 간다. 이 때 조명도 서서히 빠져나가 암전이 되며 장막이 바뀐다.)
2. 밭일
(무대가 바뀌어 펼쳐진 논밭사이로 처녀가 밀짚모자를 쓴 채 배추밭을 돌보고 있을 때 새소리의 효과음이 들리다 점점 멀어진 뒤 이내 처녀가 홀로 신이 나는 듯이 <처녀낭군> 노래를 멋들어지게 흥얼거린다)
처녀 "홀 어머니 내 모시고 살아가는 대 자연에 이 몸이 여자라고 이 몸이 여자라고 남자 일을 못 하나요. 소 몰고 논밭으로 이랴 어서 가자 해 뜨는 저 벌판에 이랴 어서가자 밭 갈이 가자."
어머니 아이구 니 아침나절부터 웬 노래고. 어째 어제 밤에 좋은 꿈이라도 꿨는가? 이거야 원 이 애미가 막 궁금해지네.
처녀 어머니 꿈을 꾸고 말고예. 누런 황금 두꺼비 한 마리가 자꾸만 나를 따라오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 났어예.
어머니 저런, 아마 너한테 좋은 일이 있을려나 보네.
처녀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예.
어머니 암 그렇구 말구 우리 근동에서 너 만큼 효녀노릇 하는 사람이 어디 있간디?
처녀 어머니도 참, 네가 뭐 제대로 하나 도와 드린 적이 있나요 뭐...
어머니 그런 말 말그라. 내사 마 너 만한 딸은 열 아들 하나도 안부럽다.
처녀 허 어머니도 참, 우리 집에 내 말고 어디 누가 있습니까? 당연히 제가 해야지요.
어머니 암만 그렇다 해도 나는 널 볼 때마다 면목이 없다. 네 아버지만 몸이 성하다면야 너가 안 도와줘도 될텐데 쯧쯧... 아무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 쪽에서 중매쟁이 일을 하고 있는 아낙이 두 모녀가 있는 밭고랑으로 들어서며 너무나 친숙하게 인사말을 건넨다)
- 3 -
중매쟁이 아이고 두 모녀지간에 사이도 좋게 배추밭 메고 있는가 보네.
어머니 아침나절부터 왠 일인가? 어디 갔다 오는 길인가 보네.
중매쟁이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오늘은 일이 있어 이렇게 들렀네.
어머니 일은 무슨 일...
중매쟁이 응 그게 큰 일이지. 암 큰 일이구 말구. 인륜지대사라고...
어머니 내 사마 그런 어려운 말은 모르겠고, 좀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 보거라.
중매쟁이 그렇다면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 학동 월촌댁 효자 외동아들과 자네 고명딸하고 선을 한번 봤으면 하는데 어쩔 텐가?
어머니 내야 마 좋지. 순남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
처녀 어머니 전 아직 시집 갈 생각이 없어예. 안 그래도 어머니 혼자서 농사짓기엔 영 힘이 부칠텐데. 제라도 있어야지 예.
중매쟁이 그게 뭔 말이고. 정말로 순남이 너 처녀귀신 될라고 하나. 혼기는 한창때 서둘러야지 안 그러다간 노처녀 되기 십상이다.
처녀 그래도 전 괜찮아요.
중매쟁이 너는 빠지고 가만히 있어봐라. 아무래도 어른들끼리 의사를 알아본 뒤에 내가 다리를 한 번 놓아 볼게.
처녀 그게 아니라도 참...
어머니 (처녀의 옷깃을 슬쩍 당겨 자리를 물리며) 그 말 틀림 없는가?
중매쟁이 아무렴 내가 뭐 할 일이 없어서 아침나절부터 이러고 다니겠는가? 그 일은 염려 말더라구.
어머니 그래 언제쯤 말인가?
중매쟁이 왠만하면 이번 가을쯤에 식을 올릴 수 있도록 서둘렀으면 한다는데 어쩔셈인가?
어머니 아무리 영감이 자리보전을 하고 있더래도 집에 가서 순남이 아버지하고 긴히 의논을 하여야겠는데 그리 알게.
중매쟁이 그럴게 아니라 함께 가봄세.
어머니 그럴까. 순남이 넌 어쩔셈인가?
처녀 전 아직 시집갈 생각이 없어예. 두분이 먼저 가셔예. 전 조금 있다 가겠어예.
중매쟁이 아무튼 처녀농군으로 알아줘야 한다니까...
어머니 그럼 우리가 먼저 자리를 뜹시다.
중매쟁이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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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먼저들 가세요. 전 하던 일 마저 끝내놓고 들어 갈게예.
어머니 오냐 알았다. 먼저 들어가마. 너도 얼른 들어와.
처녀 네 알았어요 어머니 제 걱정은 마세요.
중매쟁이 내 한테 아들만 하나 있었더래도 며느리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네.
처녀 어머머, 아줌만 농담도 잘 하시네요.
어머니 그럼 우린 먼저 들어갈게.
처녀 네 먼저들 가세요.
(서서히 조명이 빠져나간다.)
3. 부엌
(저녁밥을 짓기 위해 처녀가 부엌으로 나갔는데 어디선가 두꺼비 한 마리가 들어와서 밥짓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처녀가 밥을 다 짓고 밥상을 차릴 때까지 두꺼비는 계속 앉아 있다. 이 모습을 본 처녀는 남은 밥 한 주먹을 두꺼비에게 준다.)
처녀 네가 배가 몹시 고픈 모양이구나, 자 이 밥 좀 먹어보렴.(두꺼비는 연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먹기 시작한다.)
두꺼비 (나레이터 목소리로 대신하여) 그동안 많은 집을 돌아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마음씨가 고운 처녀는 처음이구나. 네 이러한 정을 기필코 잊지 않으리라.
4. 전통 혼례식 장면
(나레이터) 이후 두꺼비는 그 처녀의 집을 찾아 다녔고, 그때마다 처녀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밥을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결혼할 나이가 되어 처녀는 드디어 이웃 마을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동안 처녀가 베풀어 준 따뜻한 정성을 잊지 못한 두꺼비는 자신도 처녀가 시집가는 곳을 따라 갔다. 처녀가 시집을 간 집은 너무 가난하여 여기 저기에 썩은 나무가 많았고 지붕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은 집이었다.
(상황에 따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내용의 슬라이드나 영사필름을 제작하여 은은한 배경음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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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투사나 투영하면서 나레이터의 목소리를 곁들이거나 직접 재현을 하겠금 연출한다. 마당에는 동네사람들과 이웃주민들이 함께 빙 둘러서서 호기심어린 눈길로 전통 혼례의식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전통혼례의 순서는 신랑 신부의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참여를 유도하여 단순히 행위자와 보는 자로서의 이분화가 아닌 함께 식을 꾸미고 이끌어 가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 본질적 절차의 뼈대는 전안과 합근례라 할 수 있으므로 장면 연출시 이를 고려한다.)
① 양가의 안혼주가 나와서 초례상위의 청·홍 초에 불을 밝힌다.
② 혼례약속을 천신께 고하고 부부간의 믿음과 정절을 상징하는 기러기를 신부에 전달하는 소례, 즉 전안례를 올린다.
③ 신랑이 혼례청에 입장을 하고 기럭아비로부터 기러기를 받아 전안상 위에 놓고 한 걸음 정도 물러난 다음 북쪽을 향해 4배를 한다. 이때 신부의 어머니가 전안상 위에 있는 기러기를 치마폭에 싸안고 들어간다. 이것으로 소례, 전안례가 끝나면 대례를 올리게 된다.
④ 이제 신랑 신부가 비단길을 밟고 혼례청 대례상 앞으로 입장하고 대례에 임한 신랑 신부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기 위한 의식으로써 손을 맑은 물에 씻는데 이것이 손씻기 의식이다. 상징적인 의식이므로 수모가 가져다주는 물로 손끝만 씻는다. 손씻기를 끝낸 후에는 신랑 신부가 상대방에게 맞절로써 백년가약을 서약한다.
⑤ 맞절이 끝나면 합환주 의식을 갖는다. 합환주는 신랑 신부가 자리 에 앉아서 신랑과 신부의 잔에 있는 술을 나누어 마심으로써 비로소 두 사람이 하나됨을 상징하고 혼례식이 성사됨을 알리는 의식이다.
⑥ 양쪽의 수모는 신랑 신부 앞에 놓여 있는 놋잔에 술을 부어 각각 마시게 하고 다시 표주박 잔에 술을 부어 서로 교환하여 마시게 한다. 합환주의 방법은 지방마다 약간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⑦ 다음은 고천문 낭독의식이다. 신랑 신부의 친구나 선배 혹은 은사가 이 성스럽고 기쁜 혼례성사를 하늘에 고하여 그 뜻을 만천하에 전하는 의식이다.
⑧ 고천문 낭독이 있은 후에는 양가 부모님께 신랑 신부가 감사의 절을 올린다.
⑨ 감사의 절이 끝나면 찾아준 하객들께도 큰절로서 고마움의 표시를 하는 의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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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신랑 신부가 인사를 하고 난 다음에는 신랑 신부는 마련된 자리 에 앉고
양가 아버님이 가족을 대표해서 하객들께 인사말씀을 하는 순서이다.)
# [전통혼례에서 대례(大禮)를 행하는 예식]
대례(大禮)는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혼례를 치르고 신부를 맞아 오는 의식이다.
오늘날의 결혼식과 같다.
전통혼례의 진행은 주례자의 홀기(笏記: 식순)에 따라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의 순서로 행한다.
1) 전안례(奠雁禮)
신랑이 기럭아비와 함께 신부집에 도착하여
신부 어머니에게 기러기를 드리는 예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생명이 끝날 때까지 연분을 지킨다는
백년해로 서약의 징표다.
옛날에는 산 기러기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나무 기러기를 대신 사용한다.
2) 교배례(交拜禮)
전안례가 끝나고 신랑 신부가 초례청에서 처음으로 상견을 하는 의식이다.
교배례는 두 사람이 백년해로를 약속하는 의식이다.
상견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서로 상대방에게 절을 한다.
이 교배로써 두 사람은 백년해로를 서약하는 것이다.
전안례가 끝나면 신랑이 초례청 동쪽 자리에 들어선다.
신부가 수모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초례청 서쪽 자리에 들어선다.
신랑은 신부를 초례청으로 인도한다.
신부의 수모가 신랑 쪽 자리를 편다.
신랑의 시반이 신부 쪽 자리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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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신부가 초례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선다.
상견이 끝나면 신랑은 시반, 신부는 수모의 도움을 받아 세수 대야에 담긴
물에 손을 씻는다.
신부는 씻는 흉내만 내고, 소맷자락 밖으로 손을 내놓지 않는다.
수모의 도움을 받으며 신부가 신랑에게 두 번 절을 한다.
답례로 신랑이 신부에게 한 번 절을 한다.
신부가 신랑에게 다시 두 번 절하고 신랑이 신부에게 다시 한 번 절한다.
신랑이 신부에게 읍하고, 신랑과 신부가 마주 꿇어앉는다.
3) 합근례
합근례는 술잔과 표주박에 각각 술을 부어 마시는 의식이다.
처음에 술잔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로서 인연 맺는 것을 의미하고,
다음에 표주박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신랑 왼쪽의 시반(보조자)이 신랑의 잔을 들고 신랑 오른쪽의 시반이 술을 따른다.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나서 시반이 들어준 잔을 집어 술을 마신다.
신부 오른쪽의 수모는 왼쪽 수모(보조자)가 들고 있는 술잔에 술을 따른다.
신부 왼쪽의 수모가 잔을 들어 신부의 입에 살짝 갖다 댄다.
신부 왼쪽의 수모가 표주박을 들면 신부 오른쪽의 수모가 술을 따른다.
신부의 수모가 신랑에게 표주박을 갖다주면,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나서 표주박을 들어 술을 마신다.
신랑 왼쪽의 시반이 표주박을 들면 오른쪽의 시반이 술을 따른다.
신랑의 시반이 신부의 입에 표주박을 갖다 대고 신부는 마시는 흉내만 낸다.
4) 하객에게 큰절
합근례가 끝나면 혼례식의 절차가 끝난다.
신랑과 신부는 자리에서 일어난 하객들에게 큰절을 한다.
(나레이터) 이런 모습을 본 두꺼비는 이제야 자기도 그 처녀를 위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지붕에서 떨어지는 온갖 벌레들을 잡아주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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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밤마다 두꺼비는 처녀가 자는 방을 지키며 떨어지는 벌레를 잡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꺼비는 아주 이상한 빛이 천장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그 빛에 의해 잡아 먹힐 것만 같은 무서운 빛이었다. 두꺼비는 분명히 새 아씨를 잡아 먹을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그 괴물에게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붉은 빛을 강하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빛을 뿜어내던 괴물도 두꺼비의 강한 빛에 못 이겨 그만 떨어져 죽고 말았다. 알고 보니 그 이상한 괴물은 천년을 이 집에서 묵은 지네였다. 결국 두꺼비의 힘으로 지네는 죽게 되었고 처녀는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두꺼비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기도 전에 너무나 많은 힘을 내뿜은 두꺼비는 그만 죽고 말았다. 자기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처녀에 대한 은혜를 죽음으로 갚은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온 동네에 퍼져 마을 사람들은 두꺼비의 시신을 앞산에다 묻어 주고 제사를 지네 주었는데, 그때부터 그 산의 이름이 두껍능산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은혜를 갚은 두꺼비에 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되었다.
5. 두꺼비 무덤 앞
(동네 사람들과 이웃주민들이 함께 모여 자그마하지만 아담하게 꾸며진 두꺼비 무덤 앞에 모여 정중히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1) 분향재배
제주가 제상앞에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두손으로 향불에 분향을
한 뒤 절을 두 번 한다.
2) 강신재배
강신이란 신위(神位)께서 강림하시어 음식을 드시기를 청한다는 뜻이다.
제주이하 모든 사람이 손을 모아 서 있고, 제주가 신위 앞에 나아가 꿇어
앉아 분향하고 집사자가 술을 술잔에 차지 않도록 조금 따라 제주에게
주면 제주는 받아서 모사 그릇에 3번으로 나누어 붓고 빈 잔을 집사자에게
돌려 보내고 일어나서 2번 절한다.(향을 피우는 것은 위에 계신 신을 모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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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함이요,술을 모사에 따르는 것은 아래에 계신 신을 모시고자 함이다.)
3) 참 신
참신이란 강신을 마친후 제주 이하 모든 참신자가 함께 두 번 절을 하는 것임.
4) 계반삽시
계반삽시란 메(밥) 그릇의 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는 것을 말하는데 수저는
동쪽을 향하게 꽂는다.(수저 바닥이 동쪽을 향하게 하여 꽂는다.)
5) 초 헌(차례는 초헌이면서 단헌 즉 한번 잔을 올린다)
초헌이란 제주가 신위 앞에 나아가 꿇어 앉아 분향한 후 집사자가 잔을
제주에게주면 제주는 잔을 받아 집사자가 따르는 술을 강신 할 때와 같이
오른손 으로 잔을 들어 모사에 조금씩 3번 기울여 부은 다음 양손으로
받들어 집사자에게 주면 집사자는 그것을 받아 제상에 올린다.
6) 철시복반
철시복반이란 숭늉 그릇에 있는 수저를 거두고 메 그릇을 덮는 것을 말한다.
7) 사 신
참사자 일동이 2번 절하고 지방을 태운다.
8) 철 상
철상이란 상을 걷는 것을 말하는데, 모든 제수(祭需)는 뒤에서 물린다.
9) 음 복
음복이란 조상께서 주신 복된 음식이란 뜻으로 제사가 끝나면 참사자와
가족들이 모여서 시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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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은혜갚은 두꺼비]
지금의 성남시 분당동 건너편에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이산의 이름이 두꺼비 능산이다.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이마을에 아주 마음씨가 착한 처녀가 살고 있었다.
집안의 자식이라곤 이 처녀가 전부였기에 집안일은 물론 농사일까지 부모를 도와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아주 성실한 처녀였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밥을 짓기 위해 부엌으로 나갔는데 어디선가 두꺼비 한 마리가 들어와서 밥짓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녀가 저녁 밥을 다 짓고 밥상을 차릴때까지 두꺼비는 계속 앉아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처녀는 남은 밥 한주먹을 두꺼비에게 주며
" 네가 배가 고픈 모양이구나, 자 이 밥 좀 먹어보렴" 하면서
두꺼비의 굶주린 배를 채워주었다.
'그동안 많은 집을 돌아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마음씨가 고운 처녀는 처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두꺼비는 그 처녀의 집을 찾아 다녔고 그때마다 처녀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밥을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결혼할 나이가 다 되어 처녀는 드디어 이웃 마을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동안 처녀가 베풀어 준 따뜻한 정성을 잊지 못한 두꺼비는 자신도 처녀가 시집가 는 곳을 따라 갔다. 처녀가 시집을 간 집은 너무 가난하여 여기 저기에 썩은 나무가 많았고 지붕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은 집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두꺼비는 이제야 자기도 그 처녀를 위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지붕에서 떨어지는 온갖 벌레들을 잡아주는 일이었다.
그래서 밤마다 두꺼비는 처녀가 자는 방을 지키며 떨어지는 벌레를 잡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꺼비는 아주 이상한 빛이 천장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만히 있으면 누군가가 그 빛에 의해 잡아 먹힐 것만 같은 무서운 빛이었다. 두꺼비는 분명히 새 아씨를 잡아 먹을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그 괴물에게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붉은 빛을 강하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빛을 뿜어내던 괴물도 두꺼비의 강한 빛에 못 이겨 그만 떨어져 죽고 말았다. 알고 보니 그 이상 한 괴물은 천년을 이 집에서 묶은 지네였다. 결국 두꺼비의 힘으로 지네는 죽게 되었고 처녀는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두꺼비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기도 전에 너무나 많은 힘을 내뿜은 두꺼비 는 그만 죽고 말았다. 자기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처녀에 대한 은혜를 죽음으로 갚은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온 동네에 퍼져 마을 사람들은 두꺼비의 시신을 앞산에다 묻어 주고 제사를 지내 주었다.
그때부터 이 산의 이름이 두껍능산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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