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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장,
상견례는 조촐한 모임을 갖는다.
양가 부모님만이 참석한 자리다.
서길자는 먼저 나와서 신부 측 부모님을 기다린다.
정규호는 부모님께 장소를 알려드리고 진아와 그의 부모님을 모시러 간다.
“우리가 가도 되는데 이렇게 와 주다니 정말 고맙소이다.”
아버지 이민철은 고마워하면서도 마냥 좋다는 표정이다.
아내와 딸의 갈등을 보면서도 누구의 편도 들어 줄 수 없었던 이민철의 마음은 날아갈 듯 가볍다.
아내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또한 딸의 사랑도 아름답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라면 그 사랑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민철이다.
또한 맏딸인 진아를 믿고 있는 이민철이기에 진아의 선택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내의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를 하기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던 이민철은 이렇게 아내의 허락이 떨어지고 양가의 상견례가 있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즐겁고 기쁜 일이다.
“아버님!
이제는 자식이라고 생각해 주시고 편안하게 말씀을 해 주십시오.“
”그래도 어디..........차츰 그렇게 되겠지.“
정규호는 진아와 그의 부모님을 태우고 약속장소로 간다.
이미 자신의 부모님이 먼저 도착하셔서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보고 흐뭇한 마음이 된다.
“들어가십시오.”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룸으로 향한다.
이런 고급스러운 한정식 집에 처음으로 와 보는 이민철과 김수희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엄마, 편안하게 하세요.
엄마하고 아빠는 중요한 손님입니다.“
“그래도 대단한 집 같아서 주눅이 든다.”
김소희는 솔직하게 말을 한다.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엄마는 이제 떳떳하고 당당하게 손님으로서 모든 서비스를 받으실 것이니까 주눅이 드실 필요가 없어요.“
딸의 말에도 김소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룸에 당도를 하자 문이 열리면서 서길자가 그들을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서길자는 김수희의 손을 잡는다.
“사부인!
정말 고맙습니다.
무엇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별 말씀을요.“
김수희는 서길자의 말에 잠시 당황스럽다.
“자, 일단 어서들 자리에 앉으십시오.
물론 이렇게 뵙는 것만으로도 누구인지 아시겠지만 제가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정규호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소개시키고 신부 측 부모님을 인사시키며 서로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도록 한다.
“사부인!”
서길자는 서슴없이 사부인이라는 호칭으로 다가간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려주셨습니다.
부모 마음 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곱고 깨끗한 따님을 과거가 있는 홀아비에게 결혼을 시킨다는 것을 생각만으로도 억울하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겠지요.
그 기분을 왜 모르겠습니까?
저도 딸자식을 키우는 어미라서 충분히 이해를 하지요.“
”그 마음을 헤아려 주시니 정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마음은 모두 사라져버렸고 그저 두 사람이 남들보다 더욱 행복하게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랍니다.“
“사부인!
이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사장이 얼마나 이진아 실장을 사랑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답니다.
아마 절대로 마음 아프게 하거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까지 모자라는 제 여식을 사랑해 주시고 생각해 주신다니 더 이상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겠습니다.“
”기왕에 이렇게 된 것을 시일을 끌어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빠른 시일 내로 결혼식을 올렸으면 합니다.“
“네, 그렇기는 하지만 신부가 준비할 것들이 있으니...........”
“사부인!
이런 말씀 어떻게 받아드리실지 모르겠지만 신부 측에서 준비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우리 정사장은 이미 모든 것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예단이다 뭐다 하는 것들도 모두 생략을 했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과부 시집보내듯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저희 능력이 닿는 한 예단을 해 보내고 싶습니다.“
“네!
그것이 편하시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나 절대로 과분하게 하시지는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날짜를 잡아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양가 부모님은 비교적 흡족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며 담소들을 나눈다.
정규호와 진아는 비로소 행복해지는 마음이다.
이제 그들은 결혼식 날짜가 잡히기를 기다린다.
김소희는 신랑과 신부의 생년월일을 넣고 제일 좋은 날짜를 보기 위해서 장안에서도 유명하다는 점술가를 찾는다.
김소희는 두 사람의 사주를 본다.
무당은 아니고 생년월일을 토대로 역학적으로 풀어낸다.
“참으로 좋은 인연입니다.
특히나 여자의 사주는 지금부터 대단한 위치에서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게 될 아주 특별한 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그렇게 대단한 사주인가요?“
”네!
이런 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남편을 내조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고 많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주를 가지고 있는 여자를 만나면 웬만한 남자들은 크게 성공을 하게되어 있지요.
이 남자의 사주 또한 대단한 사람이고요.“
김소희는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딱히 맞지 않는다고 해도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매우 좋다.
결혼날짜는 두 달 후인 오월 스무날로 잡힌다.
오월 이십일 토요일 오후 한시로 시간까지 나와 있다.
정규호는 가슴이 터질 듯 기쁘기만 하다.
오월이면 지금부터 예식장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가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어떻게 하든 그 날짜에 맞추려고 정규호는 모든 채널을 통해서 알아본다.
일반 예식장보다는 호텔결혼식을 하게 해 주고 싶다는 정규호의 마음이다.
“진아!
결혼식에 대한 모든 것을 나에게 일임해 주겠소?“
”그래도 되겠어요?“
”당신을 최고의 아름답고 우아한 신부로 만들어주고 싶소.
내가하자는 대로 따라올 수 있겠소?“
”네!
이제는 모든 것을 당신의 뜻대로 할게요.“
진아는 모든 것을 정규호에게 맡기기로 한다.
어차피 자신보다는 그의 체면과 명성에 맞게 올려야 하는 결혼식이다.
사표를 내고 진아는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할 것도 많지만 이제는 서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한다는 것이 남의 이목에도 좋을 것이 없다.
이들의 결혼발표는 회사 전체를 잠시 술렁거리게 한다.
부러움과 시새움이 모든 사람들의 화재거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 내에서는 그들을 위해 축하한다는 쪽으로 생각들이 모아져가고 있다.
정사장을 위해서도 참으로 다행스럽고 잘 된 일이라 생각을 한다.
정규호사장이 오랜 세월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회사를 위해서도 정사장의 개인을 위해서도 잘 된 일이라는 생각들이다.
결혼식은 회사의 주선으로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호텔에서 거행하기로 한다.
특히나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회사의 사주인 윤회장이다.
윤회장은 일흔의 중반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직 이 거대한 그룹의 후계자를 선정해 놓지 못하고 있다.
하나뿐인 윤회장의 아들은 이미 십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손자 둘이 있지만 며느리는 손자들을 데리고 영국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두 손자들 역시 사업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하나뿐이 아들 역시 아버지의 사업보다는 음악을 더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었지만 아버지의 엄명으로 인해 회사에 사장직에 근무를 했었지만 늘 사업보다는 음악에 심취해 있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더 좋아하고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었던 아들이었다.
교통사고로 인해서 짧은 생을 살다간 아들이 늘 안타까운 윤회장은 두 손자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다.
아내가 성악을 하는 윤회장이다.
아들과 손자들 역시 그런 아내의 핏줄을 이어받은 것인지 사업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길을 가고 있다.
큰 손자는 이미 영국의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의학박사로서의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고 작은 놈은 제 아빠와 할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인지 음악을 하고 있다.
윤회장은 그들을 막지 않는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후원해 줄 따름이다.
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다.
아직은 누구라고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윤회장의 마음속에는 정규호사장을 생각하고 있으나 그는 가정이 불우한 사람이라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그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주변에 좋은 여자들을 보면 맺어주고 싶은 마음에 두어 사람 소개를 해 본 적도 있었지만 연분이 닿지 않아서 그런지 그대로 불발이 되었다.
탄탄한 가정을 갖지 못한 정사장을 그룹 회장으로서 내정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이제 정사장의 결혼상대를 알고 난 윤회장은 제일 기뻐한다.
십몇 년을 곁에서 비서로서 정사장의 모든 것을 보필해 왔고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를 한 이진아실장이라면 윤회장 역시 눈여겨보고 있던 직원이다.
윤회장은 쾌재를 부를 만큼 정규호사장의 배필로서 이진아가 마음에 든다.
윤회장은 정규호사장의 결혼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후원한다.
호텔의 제일 좋을 룸으로 제일 좋은 최고의 음식으로 준비를 하라 지시를 내린다.
또한 그날은 회사의 축제일로 선포를 하여 정규호사장의 결혼식에 참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정규호사장은 뜻밖의 회장님의 모든 배려가 고맙고 송구스럽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생각해 주시고 배려를 해 주실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아, 진아!
이 모두가 당신의 복이오.“
”아닙니다.
그동안 당신이 회사를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셨는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인정을 하는 일입니다. 회장님께서 또한 그 모든 것을 인정하시고 당신을 더욱 중요한 사람으로 쓰시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이 없었다면 이루어 질 수가 없는 일이오.
평소에 회장님께서 당신을 보시는 눈 또한 남달리 세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이 당신으로 인해서 결정하시는 회장님의 마음인 것이오.“
정규호는 그 모든 것이 이진아라는 사람으로 인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다.
퇴직을 하는 이진아에게 회장님의 금일봉이 전달이 된다.
진아는 회장님의 금일봉에 감격을 한다.
그 누구도 퇴직을 한다고 회장님의 금일봉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도 그런 것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퇴직금이 입금이 된다.
진아는 자신의 결혼 때문에 돈 걱정을 하는 엄마를 생각한다.
누구보다 더 잘 해서 보내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본다.
진아는 퇴직금과 회장님의 금일봉을 모두 엄마에게 준다.
“엄마!
이 돈으로 준비를 해 주세요.“
”이게 무슨 돈이냐?
혹시 그 집안에서 주는 것이 아니냐?“
”아닙니다.
엄마 성품을 몰라서 그런 돈을 받아서 엄마를 드리겠어요?
제 퇴직금과 우리 회장님의 금일봉입니다.“
”진아야!
네 마음은 너무 고맙다.
엄마가 평생을 살아서 우리 진아에게 빚진 것을 갚고 살수가 있을 것인지 모르겠다.
허나 이 돈을 받을 수가 없구나!“
“엄마!
제가 순수하게 노력을 해서 번 돈입니다.
그 돈으로 혼수를 마련해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공연히 저로 인해서 빚을 내서 허덕이며 살아가신다면 제가 어떻게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 갈 수가 있겠어요?
엄마가 고생하시는 것을 보면서 모른 척 할 수 있겠어요?“
”미안하구나!
끝까지 엄마로서 네게 당당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김수희는 진아가 내 놓은 것을 받지 않을 수가 없음을 부끄러워한다.
“엄마!
이제 내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되는 거 아시죠?“
”그럼!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서 고생을 하며 살아가는 너를 하늘에서도 불쌍하게 보시어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시어머님의 성품까지 너그럽고 이해가 많으신 분이시니 엄마는 이제 우리 진아에 대한 걱정을 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엄마! 정말 사랑해요.
이렇게 낳아주시고 좋은 성품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게 키워주신 엄마 아빠에게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사랑하는 거 아시죠?“
김소희는 그런 딸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진아는 결혼식을 위해 거의 매일을 피부 맛사지를 위해 호텔 맛사지실을 나가 피부를 관리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맛사지지만 참으로 기분이 좋다는 느낌을 받으며 돈에 대한 위력을 처음으로 맛본다.
진아는 늘 정규호의 스케줄을 확인한다.
결혼을 앞두고 되도록 저녁 스케줄을 잡지 않는 정규호다.
그런 정규호를 위해서 진아는 오후에 정규호의 집으로 간다.
이제는 자신이 주인이 될 집이다.
결혼을 한다고 해도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는 생각을 하며 새롭게 혼수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아!
아무리 곱게 썼다고 해도 전자제품들이 모두 오래 된 것들이라서 바꾸어야 하지 않겠소?“
”그래도 아직 작동이 잘 되는 것이 아닌가요?“
”작동이 된다고 하지만 요즘 새롭게 나오는 좋은 것들이 많으니까 그런 것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은데?“
”아직 새것이고 멀쩡한 것을 버리고 새로 마련한다는 것도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
우리 마누라 대단한 살림꾼인 모양이오.“
”어머?
벌써 마누라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해져요.“
“어떻게?
그 기분이 어떻게 이상해지는 것인지 나도 좀 알면 안 될까?”
정규호는 곧잘 장난도 치고 농담도 잘 한다.
둘이서만 있는 시간이면 사장도 아니고 그저 한 남자로 돌아와 여자의 기분을 살필 줄도 알고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줄도 아는 남자다.
정규호는 아직 진아를 안지 않는다.
진아의 모든 것을 아껴주고 싶고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결혼을 하고 첫날밤을 위해서 아직은 키스이외에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그들은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한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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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좋은 짝을 만났습니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