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권력에 짓눌린 현대인의 초상
극단 예린 '보이첵', 오늘까지 궁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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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출신 작가 게오르그 뷔흐너 미완의 희곡
지식과 권력에 짓눌리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24일까지 예술의 거리 궁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극단 예린(대표 윤여송)의 열여섯번째 작품 '보이첵'이 바로 그것이다.
'보이첵'은 200여년 전 24세로 요절한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흐너의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지식과 권력에 지배당하는 현대인을 대변하는 미완의 희곡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중대장의 이발병으로 일하며 의사의 실험대상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보이첵이다.
사랑하는 연인 마리와 어린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언제나 바쁘게 살아가는 보이첵은 중대장에게는 멸시를, 의사는 짐승 취급을 한다.
의사의 장기간 실험으로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던 보이첵은 친구 안드레스에게 고통을 호소하나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뿐이다.
그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고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보이첵에게 유일한 희망은 사랑하는 연인 마리 뿐이다.
그러나 마리 마저 가난을 견디다 못해 서커스 공연장에서 만난 악대장과 바람을 피우고 이 사실을 안 보이첵은 절망감에 결국 마리를 살해한다.
연출은 맡은 윤여송 대표는 그런 보이첵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88만원 세대로 불리우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블루와 레드의 거칠고 강한 조명을 바탕으로 원작이 가진 눅눅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이첵과 그를 핍받하는 이들의 구도를 과장되게 그렸다.
또 극의 중간 중간에 노래와 춤을 삽입, 원작이 갖는 무게감을 조금 덜어냈다.
억압받는 보이첵의 내면세계와, 가난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리의 욕망은 피아졸라의 음악으로 무대위에 표현된다.
주인공 보이첵 역에 조성준, 마리 역에 이다혜를 비롯해 성지하, 김동빈, 김영한, 이현구, 김온유, 이은아, 이동헌, 정혜진씨가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오후 4시30분·7시이며, 관람료는 전석 1만원.(문의 010-4123-6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