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선
-민낯
-내가 죽는 그 날까지
*추선
은 학 표
무릇 다 그렇고 그런 게지
오로지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그 사랑의 노예가 됐었거나
미쳐서 널뛰기 한 후에는
딴 방향으로 가는 나그네인지
이미 세월이 바뀐줄도 모르고
그저 멍 때리기 하는 짓들
직성이 풀리지 않으면
어제의 시간을 아무데나 꺼내다 놓고
바퀴달린 세월과 결투를 신청하고는
꼼수에 제멋대로 놀아난 것도
개같은 내 운명이라 전쟁 파편이 됐지
쓰레기 통에도 없는 정 때문에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치사스럽고
아니꼽고 더러운 사치품인 것을
순간 제 눈에 안경이라는 것 때문에
그놈의 시간이 이미 죽어 간 것이지
지지리도 못난 행동이 뒤집기도 못하고
온갖 역겨움이 지겨워서 배불러 오고
아예 생각부터 집을 나간 영혼인 것을
썩은 냄새가 지천에 소유권을 주장하고
한 생의 앞날은 또 그렇게 망가 지고는
아닌 밤중에 창밖에는 이슬비만 내리는지
*추선: 사랑을 잃은 처지
민낯
사랑은 앞뒤도 없이 미래를 상영합니다
어제는 오늘에다가 내일을 되감아 버립니다
필연이라는 제목은 눈 감짝할시 번창하고
옛날은 과거가 아닌 현실로 성큼 다가 와서
현재에게 시간을 빌려주고 행복해서 죽습니다
더 이상 차지할 것도 없이 다 퍼준 마당에
새로운 방식을 셈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당신과 나는 먼 훗날까지 사랑의 만찬을 위해
무전여행으로 천지를 누비고 다녀야 합니다
앞날이 모아진 혜택처럼 입맛에 꿀을 바르고
한참 즐거운 짝궁이면 꽃냄새를 가슴에 담아
눈뜬 저녁이면 저 하늘에 별처럼 반짝거립니다
행복이 눈앞까지 달려 나와 연등으로 매달리고
둘이는 결국 하나가 되어 영영 헤여지지 못하는
인생 여정 속 드라마로 배가 불러서 죽는 날에는
가는 세월 죽고 못살아 하루가 너무도 짧습니다
세상이 온통 관광지인 것처럼 익숙해지는 풍경이
사진첩속에 등재되어 촛불처럼 손짓을 합니다
난도가 심한 세상살이가 수중에서 온순해 지고
마음이라는 것이 죽는 날까지 일편으로 묶이어
평생 배고픔을 모르고 살게 하는 명약이 됩니다
내가 죽는 그 날까지
바람아
제 아무리 불어 봐라
니가 훼방을 놓는다고
우리 사이 찢어질 줄 아느냐
나는 너 너는 나 한 통속으로 묶여
살아서 헤여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테니
구름아
제 아무리 울어 봐라
구멍난 네 눈물 쏟아 붓는다고
내 사랑이 홍수 난 세월인줄 아느냐
나는 해바라기꽃이고 너는 헤어화이니
태풍이 몰아친다해도 홍수날일은 없을테니
세월아
제트 엔진을 달고 냇물같이 도망가 봐라
*좌단할 사랑 설령 사용 못하고 간다 해도
아직은 청춘이니 눈하나 깜짝할 줄 아느냐
하늘이 맺어준 천생 인연은 *문경지교일테고
내 사랑의 순정은 만병 통치 불사약 일테니
*좌단: 뜻을 같이함 *문경지교: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친구
약력
*서울 동작구 문인협회 회장 엮임 현 고문
*“2020” 대한민국 최고 문예 스타상외 다수
*“설파의 불꽃” 10번째 개인 시집발간
*동작 문화재단 이사엮임
개인시비 예천군 성평리 “유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