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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3 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Jiri-깽이(신은경)
오늘의 이 발걸음 하나도
딱 한 번 뿐이거늘...
왜 힘들다며 걷기 바빠 귀한 그 순간을 놓쳤을꼬.
정맥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백두대간을 2번 3번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맥길은 2번 걸으라고 하면
고개가 벌써부터 절래절래
그래도 가만히 걸은 길 생각해보면
피식 웃음이 나며
내가 또 이 길을 언제 와보겠나 싶어
좀더 마음 써서 사랑 담아 걸을껄
좀더 많이 느끼며 생각하며 걸을껄
작은 후회가 솟아 오르기도 합니다.
9정맥 2300km 중 이제 100키로 남짓의 걸음
나머지 2200km는
더 많이 애정 담아 걸어가야겠습니다.
ㅎㅎㅎ 그러고 보니
순간순간 욕 나온다고 욱~하지 말고
정 담아 걸으라고 정맥일까요?
쉽지만은 않은 니가
나는 참 좋다. 정맥아~
_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이번 걸음한 구간
9정맥중 가장 짧은 금남호남정맥을 조약봉(주화산)에서 졸업하고
바로 이어서 북쪽으로 금남정맥 입봉, 연석산, 운장산(서봉), 장군봉,
금만봉(싸리봉), 작은싸리재까지 이어갑니다.
금남호남정맥은
걷는 등로 우측으로는 금강 수계, 좌측으로는 섬진강 수계였다면
금남정맥으로
방향을 틀어 북쪽으로 진행하면 우측은 그대로 진안 금강 수계,
좌측은 완주 만경강 수계로 이어집니다.
지난번 걸음 금남호남정맥 1구간은
영취산-무령고개-장안산-밀목재-사두봉-수분재-
신무산-자고개-팔공산-서구이재-삿갓봉-시루봉-신광재-
성수산-30번국도-마이산까지 59km
♣
이번에 걸음
금남호남정맥 2구간 졸업
마이산(탑사-암마이봉-탑사)-봉두봉-삿갓봉-강정골재-부귀산-오룡동고개-
턱골봉-주화산(조약봉)까지 23.5km
+
금남정맥 1구간
주화산(조약봉)-입봉-보룡고개-연석산-만항재-
운장산(서봉)/칠성대(1,120m)-피암목재-성봉-장군봉-북장군봉-
큰싸리재-금만봉(싸리봉)-작은싸리재까지 28.5km
이번 걸음한 거리
금호남 약 23.5km+금남 약 28.5km=총 52km (52.23km)
<같이 걸음한 타키님 트랭글 기준 거리, 제 트랙은 줄어 3km씩 적게 나오더라구요.>
2023년 11월 25일(토)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이른 새벽
마이산 탑사에서 올라 은수사를 지나
암마이봉에 잠시 다녀옵니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가볼수 있을까 싶어서요.
이번 주말 날씨가 새벽에는 -7도로 추울꺼라 하더니
춥기는 엄청난 추위입니다.
추워도 그 많은 계단을 올랐더니 땀도 나고.
숨쉬면 입김이...
마이산 너무 쉽게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가
꽤 먼 거리에 만만치 않은 녀석이네. 헉헉~
둥근 달이 별님과 나란히 우리를 내려다보며 속닥속닥~
보름으로 가고 있어요.
마이산 거대한 두 바위 사이를 통과해서 오르고 내리는데
이곳 이름이 '마이산 천왕문'
이성계가 고려 말에 황산대첩을 승리하고 가는 길에
신비한 마이산에 들러 왕조 창업의 꿈을 꾸며
돌탑을 쌓아 비보를 만들고
꿈속에서 하늘로부터 나라를 다스릴 권한을 받아
왕이 하늘로 오른다는 천왕문(天王門)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사실 이곳 마이산 탑사에 있는 돌탑은
이갑룡(李甲龍, 1860~1957년)처사라는 분께서
낮에는 돌을 나르고 밤에는 탑을 쌓아 세운 탑으로
98세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천지음양의 이치에 따라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벽 3시 30분
마이산 탑사 아래 등로 입구에서 부귀산 방향으로
본격적인 산행 시작해 봅니다.
금남호남정맥 마이산에서 주화산(조약봉)까지~
그리고, 금호남 이어서 금남정맥으로 또 진행해 가야지요.
마이산은 1979년 10월 16일 도립공원으로 지정
2003년 10월 31일 명승 제12호로 지정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용출산(龍出山)이라 불렸고
조선 초기에는 속금산(束金山)이라 불리다가
태종 때부터 말의 귀를 닮았다 해서
마이산(馬耳山)이라 불려 왔다고 합니다.
봉두봉까지는 무난한 오름이라 편하게 올라서고
삿갓봉 오르는 길에
등로를 막아놓은 길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순간 길이 너무 좋아 가다가는 아주 살짝 알바.
되돌아와 금줄 넘어 삿갓봉으로 진행해 갑니다.
삿갓봉에서 바라본 마이산.
너무 어두워서 눈으로는 보이는데...
사진에 담길까?
그래도 요로코롬 순간 찍히긴 찍혔습니다.
이곳 마이산은 원래 중생대 후기 약 1억년 전까지 호수였대요.
약 7천만년 전 지각 변동으로 융기되어서
지금의 마이산이 되었다고 해요.
숲이라는 바다를 넘실대며
수영할 수 있는 것은 마이산 뿐일 듯^^
밤의 눈으로 이곳에서 바라보니
마이산이 꼭 물고기처럼 보입니다.
환한 낮에 봤다면 그저 마이산이었겠지요.
누군가들은 그럽니다.
밤에 보이지도 않는데 왜 걷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지만 밤의 눈으로만 보이는 것들도 분명 있는 법이니까
눈 시력이 좋으면 모든게 분명하게 잘 보이지만
눈 시력이 좋지 않으면, 어둠으로 잘 분간이 가지 않으면
상상의 눈도 떠지고
생각의 눈도 떠지는 법이잖아요.
우리의 한쪽 오감 육감이 닫히면
잠자고 있던 다른 오감 육감이 활동을 시작하니...
닫혀야 열리는 이치
J3 노랭이 화이팅!!
봉두봉과 바위 암릉 조망터 삿갓봉을 지나갑니다.
진안읍 단양리 산약초타운 산쪽 진안2터널 인근 이곳저곳 공사중인지
길을 순간 놓치고 방향 맞춰 길 찾아갑니다.
활인동치(강정골재)를 지나
마이산 조망터로 알려진 2층 누각
다른 분들 산행기 봤었는데
여기가 마이산 조망터라 사진도 많이들 찍으셨더라고요.
올라가서 한번 볼까 싶었는데
계단에 낙엽이며 도저히 걸어올라갈 수 없는 지경인지라
귀신 나오기 딱 좋게 생겼어요.
어둡기도 했고 그냥 통과해 갑니다.
옷에는 도둑가시가 어디서 그렇게 달라붙었는지
대략난감으로 덕지덕지~
진안지역평생학습관 입구쪽 방장님 식사 준비해주셔서
차 안에서 먹고, 다음길 이어갑니다.
등로 앞을 가로막는 요녀석 정체는 무엇인고?
그냥 무시하고 진행해야하나 아주 잠깐 고민했는데...
산 능선이 끊겨 있고,
작은 임도가 바로 있더라구요.
올라가다보니 아까 보았던 임도가 이어지는 임도가 또 나오고
잠시 걷다가는... 이 임도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부귀산 아래쪽까지 산길과 거의 나란히 이어지는 듯 보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산꾼이니까, 산길따라 진행해 갑니다.
부귀산(富貴山)에 올랐어요.
이제 슬슬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새벽 6시 35분.
부귀산에서 내려서는 바위 조망터
스르르 눈 뜨고 있는 진안과 마이산이
그리고 그 뒤로 우리가 걸어왔던 성수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여명과 함께 야경이 잠시 쉬어가라 발길을 붙드니
그러마 기꺼히 붙잡혀 줍니다.
여기서 붙잡히지 않는 분들은 아마도 없을 듯^^
마이산이 우리더러 벌써 거기까지 갔느냐며
방긋 미소 짓고 있는 거 같아 보입니다.
아~ 좋다. 이곳 산 이름이 부귀산이라 하더니
이름 참 잘 지었다 싶어집니다.
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듯 하고 귀히 된 듯 싶어요.
경치 좋은 높은 곳에 살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높은 건물들을 지어 올리는건가?
우리집은 주택이라, 저는 아파트에 안 살아봐서...
^^
커다란 전망바위 아래로 내려서면 낙엽 많은 비탈 사면...
꽤 커다란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서
빨리 내려갈 수 없네요.
눈길만 미끄러운게 아니고
낙엽길도 꽤나 조심스럽습니다.
어떤 곳은 낙엽이 몰려 쌓여 있었는데
다른 곳들처럼 밟았다가
허벅지까지 움푹 들어가는 바람에 그대로 꽈당~
자빠져 버리기도 했구요.
해가 제법 떠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추위는 밀어내지를 못하고.
물병 속의 물은 반 이상이 얼어서
슬러시가 되어 버렸어요.
돌무더기가 많이 쌓여있는 걸 보니
이곳도 성터였던 것 같습니다.
성터인 곳들 옆으로 지나다 보면
유독 파헤쳐진 땅 멧돼지의 흔적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성터 주변이니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주위에 있을테고
물이 있으니 멧돼지 살기에도 그만이겠지요^^
걸으면서도 이곳에 성터가 왜 만들어졌을까 어쩐지 이해가 가 집니다.
26번 국도 위. 가죽재를 지나고.
제법 까칠한 오르막들이 이어집니다.
봉우리 이름이 턱골봉.
턱까지 숨이 꼴딱꼴딱~ 그래서 턱꼴봉^^
턱골봉이라 이름붙었을까요^^
이런 곳들은 등로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산비탈을 치고 올라가는 수준이라~
한성질하는 요녀석~ 거의 몸이 땅에 붙을락말락~
그러며 올라가고 있는데
위에서 저희를 웃으며 내려다보고 계시는 방장님
또 어디에 차 세워두고 여기까지 역으로 오신걸까요?
우리는 이 미친 비탈길 헥헥~ 참 어렵게 걷는데
방장님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참 쉽게 걷는
범접할 수 없는 내공~
올랐으니, 잠시 쉬어 갑니다.
북동쪽 방향으로 저수지가 하나 보이는데
오산제와 오산마을 방향과 명덕봉,
운장산에서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
방장님 배낭 속 간식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앉아서 쉬면 추워서 겉옷을 꺼내 입어야 합니다.
근데 방장님 저 반바지는 어쩔꼬.
패딩을 꺼내 입어도 추워 덜덜인데.
자~ 이제는 주화산으로.
지난번 걸었던 구간인 장수하면
논개, 물의 고장, 사과로 유명하고
오늘 걷고 있는 진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뭐니뭐니해도 마이산,
그리고 용담호, 인삼(홍삼)
지난 산행 끝나고 마이산주차장으로 내려오며
식당가에서 맛봤던 인삼튀김도 저는 맛있었습니다.
이제는 마지막 봉우리 주화산(조약봉)만 오르면
금남호남구간 졸업입니다.
졸업이라니 우리 너무 빨리
9정맥 중 정맥 1개^^ 졸업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공부 잘해서 월반하는거 같기도 하고요.
방장님은 역시 빠름빠름~ 올라가시다가는...
졸업하는 너희들이 먼저 올라가라
주화산 조약봉 마지막 걸음 길을 열어 주십니다.
짜잔~ 타키와 깽이 지난번 금남호남정맥 1구간
1천고지 이상 산이 즐비했던 곳들 눈속을 뚫고 낙엽에 미끄러지며
두번 째만에 9정맥 중 1개 졸업합니다.
나를 부르는 산
첩첩산중
아름다운 한국의 산 중
금남호남정맥 졸업이닷!!
금남호남정맥 / 금남정맥/ 호남정맥의 분기점인
주화산(조약봉)은
전북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으로 나뉩니다.
북에서 남으로 능선따라
서쪽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만경강 수계
동북쪽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금강 수계
동남쪽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섬진강 수계
1구간.
영취산(1,075.6m)-무령고개-장안산(1,237m)-밀목재-
사두봉(1,015m)-수분재-신무산-자고개-팔공산(1,151m)-서구이재-
천상데미(1,021m)-삿갓봉(1,114m)-홍두깨재-시루봉(1,147m)-신광재-
성수산(1059.2m)-복지봉(1006.8m)-30번국도-마이산 탑사까지 59km
2구간.
마이산(탑사-암마이봉-탑사)-봉두봉-삿갓봉-강정골재-
부귀산-오룡동고개(오룡재,가죽재)-턱골봉-주화산(조약봉)까지 23.5km
금남호남정맥 2구간으로, 총거리 82.5km
9정맥 중 거리는 가장 짧은데
1,000m 이상 고지의 산이 많아
난이도는 최상이라 하는 금남호남정맥 이상으로 졸업하고.
금남호남정맥 졸업이라고
끝난게 끝난게 아닌 길~
이제는 북쪽으로의 진군,
호남을 지키는 담벼락 역할을 해왔던
금남정맥 1구간 이어갑니다.
2023년 11월 25일이구요. 시간은 오전 11시 50분.
호남이라 하면 호수 남쪽을 일컫는데
어떤 분들은 김제 벽골제(호수) 남쪽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 호수는 금강(옛이름 호강)으로 금강 남쪽 지방을 지칭하는 호남.
제가 살고 있는 논산도 금강 아래쪽에 있으니
저도 호남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금남정맥은 전라북도의 완주와 진안 경계인 이곳 주화산(조약봉)에서
줄기가 북쪽과 남쪽으로 갈라지는데
북쪽으로 금남정맥, 남쪽으로 호남정맥입니다.
주화산(조약봉)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금남정맥길로 내려섭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연석산과 운장산으로~
능선을 향해 오르막으로~
걸어온 방향 뒤돌아서 조망, 주화산 뒤로 호남정맥길인 만덕산이 보이고.
늘 보아오던 첩첩산중
하지만 작은 조약돌에도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해지니
주화산(조약봉)은 저와의 첫 만남으로
제가 살고 있는 고장으로 향하는
금남정맥으로 가는 삼거리라
산은 작아도 마음이 더 많이 담깁니다.
잊지 않겠다 주화산아, 조약봉아.
이 나무들은 얼마나 뿌리를 깊게 내리면
비탈 산에서 이렇게 꼿꼿하게 서서 자랄 수 있을까?
입봉 오름길도 만만치 않고.
이름값 하느라고 더 쎈척하는건지.
헉헉거리며 비탈길을 올라섰는데
637.4m 높이는 생각보다 높지 않고요.
사실 저는 턱골봉이 더 비탈이 심했던거 같은데
타키님은 입봉 오름길을 더 얘길하더라고요.
턱골봉, 입봉... 까칠하지만 사랑스런 요녀석들.
이제는 보룡고개로 하산입니다.
방장님이 차 세워두고 역으로 우리 마중 오신 그곳.
보룡고개는 지금 공사 중?
공사가 아직 덜 끝난 듯 보이는데... 끝난건가?
사업기간이 2021.11~2023.7까지로 되어 있더라고요.
국도26번 도로 개설로 단절된 금남정맥(보룡재) 생태축 복원
우리는 공사한 곳 터널 위로 편하게 걸어서 내려왔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먹거리 충전하고 갑니다.
이곳 보룡재 아래쪽으로는 소태정휴게소가 있구요.
보룡재에서 서쪽으로 약 1.2km 떨어진 곳에 밤샘이 있는데
밤샘이 바로 만경강의 발원지 되시겠습니다.
우리나라 10대 평야 중 가장 큰 김제(호남) 평야의 젖줄
참고로 우리나라 10대 평야로는
김제(호남), 예당, 안성, 논산, 나주
여주, 김포, 상주, 김해, 철원
김제평야(호남)는 전체 넓이의 30%을 차지하며
전체 넓이는 약 3,500㎢
완주군 밤재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완주-전주-김제- 익산-군산
서해까지 대략 80km정도 흘러갑니다.
(실거리 86km)
생태복원로로 보룡재를 지나 등로로 이어가는 길은
흔적이 묘연하고, 등로 만날때까지 서쪽으로 이동
전에 산행 기록들 찾아보니
다른 분들은 공사 전에 지나가서 도로 가로질러 가셨었던듯.
개인 산인지 가시달린 철제울타리를 쳐놨고
산으로 오르며 이동하면서, 울타리를 벗어나
등로로 합류합니다.
등로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모두
만경강으로 흘러내리는데
해안길을 걸으며 만났었던
전북 부안에서 군산으로 연결되는 새만금방조제까지 가게 됩니다.
새만금방조제 안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는
참고로 2개, 김제의 만경강(萬頃江)과 부안의 동진강(東津江)
‘새롭다’는 뜻의 ‘새’를 합쳐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서 새만금,
또한, 전라북도 김제시의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는
예로부터 '금만평야'라 불려왔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전북 김제의 옛이름이 볏골(벼의 고장)
벽골제(330년, 백제/ 우리나라 최초 저수지)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
고대 3대 저수지로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 제천 의림지
오르다 보니 또 임도길 공사를 하는지... 잠시 내려섰다 올라서고.
이녀석 등로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
동네 입구를 지키는 당산나무 같습니다.
연석산을 올라가려면 꼭 만나고 가야하는 터줏대감님
이녀석 참 잘 생겼더랬습니다.
저 홀로 고고하게 빛이 나는 듯 보였다고나 할까요^^
아~ 힘들다 생각하며 산을 오르고 있을 때 만났던 목패~
힘힘힘 내세요!
글을 보며 그래~ 힘내야지~ 답변도 해가며.
이 목패들은 부산의 준희오라버니가
하신 거라고 들었습니다.
준희 오라버니의 음성으로 힘내라고 하는 듯 느껴지니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나무데크 조망터에서 잠시 숨돌리고 있으니
비박하시는 남자 두 분이 커다란 배낭 메고 올라오셨구요.
이곳 조망터에서 멋진 하룻밤을 보내시려나 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 말씀 드리며
자리 비워드리고.
연석산까지 1.87km...
시간은 저녁 5시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찬바람 호흡을 너무 입으로 많이 해서 그런지
몸에 이상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심장쪽이 아프더니,
걷다보니 이제는 갈비뼈 안쪽으로 배까지 호흡할 때마다 아프고
오르막 오르면서는 숨이 목구멍에서만 깔딱깔딱 쉬어지며
숨이 쉬어지질 않더라구요.
타키님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며
제 걸음으로 가자고 해주며 배려해주고 있고.
기다리고 계실 방장님께는 전화로 제 몸 상태를 말씀드리며
생각보다 운장산휴게소(피암목재)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씀드립니다.
연석산, 운장산(서봉)을 지나 피암목재까지
밤되기 전 너무 늦지 않게 가야하는데...
큰일입니다.
몇 발 걷다가 멈춰서서 숨을 깊게 깊게 몰아쉬어가며...
목에는 가래같은 게 끼고 뭔가 계속 걸려 있는 거 같고
숨 쉴 때 거친 쇳소리 같은 것도 나고.
걸어가긴 가는데...
자꾸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연석산 정상까지만 일단 가보자~
그러면 운장산까지도 가질테고...
그러며 걷고 있는데
거리는 쉬이 좁혀지질 않고.
사실 다른 구간들보다 오르막 많이 힘든 길도 아닌데...
서쪽 하늘에는 어느새
하루를 마감하겠다며 붉은 신호를 보내고 있고.
이제 곧 어두워질텐데...
발은 걸어지니 걷기는 걸을 수 있는데.
바위에서 자라올라온 저 소나무
토닥토닥 안아도 주고 싶지만...
내 몸 상태가 걷기에도 힘에 부쳐서.
그래도 눈길은 주면서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잘 자라 살아가고 있구나.'
그 곁을 지나갑니다.
곧 해는 떨어질 듯 꼴딱꼴딱~
제 목구멍이 지금 그러네요.
기온이 더 떨어지며 숨이 목 위에서만 왔다갔다
잘 쉬어지지를 않습니다.
몇 발 가고 쉬고 몇 발 오르고 숨 몰아 쉬고.
몇 호흡하면 몇 걸음 걸어지고...
있는 숨을 몰아쉬며 걸어 올라가고 있는데
방장님이 여기까지 또 역으로 마중오셨습니다.
꽤 먼거리를 서둘러 오셨는지... 에휴휴
순간 울컥...
제 배낭은 방장님이 가져가시고.
방장님과 타키님이 앞서 걸으며 기다려주며...
아~ 그렇게 한참만에야 연석산에 올랐습니다.
아마 연석산은 잊혀지질 않을 거 같아요.
제 몸이 너무 힘든 상태에서 오른 산이라...
'제발 연석산까지만 올라가보자~' 그러며 오른 산입니다.
하늘의 달과 별은 이 와중에도 어쩜 그리 빛나보이기만 하던지...
그리고 제 앞에서 밝게 빛나던 두 불빛
방장님과 타키님
함께 걸어갈 누군가만 있다면 못 갈 길이란 없겠지요.
미안하고 죄송하고 고맙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힘내서 걸어가게 되는가 봅니다.
연석산은 벼루연(硯)+돌석(石)자를 쓰는데
연석(벼루를 만드는 돌)이 많이 나와서 이름 지어졌다 하죠.
내리막은 큰 호흡이 필요없으니, 좀 수월하게 걸어가 지는데...
오르막에서는 속도가 어쩔 수 없이 더뎌지고.
그래도 운장산 서봉은 올라가야지요. 지나칠 수 없으니...
운장산 서봉 칠성대 1,120m
아~ 이제는 한시름 놓았습니다.
오늘 걸을 오르막은 이것으로 끝났으니...
내리막이야 보통처럼 걸어 내려가면 됩니다.
운장산휴게소인 피암목재
내일 새벽 올라갈 등로 먼저 확인해 놓고
좀 많이 늦어져서 내려왔습니다.
라면 끓여서 식사 하고, 노숙합니다.
숨 쉬기 힘들어 참 힘든 저녁이었습니다.
자다가 숨 못쉬면 어쩌나
그런 걱정 아닌 걱정도 해가며 꼴까닥 잠에 빠져 듭니다.
핫팩으로 따뜻하게 자고 일어나니 또 몸은 괜찮은 듯.
11월 26일(일) 새벽 6시 되기 전 피암목재에서부터
오늘은 짧게 싸리재까지만 진행하고
오전 중 일찍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피암목재-성봉-장군봉-북장군봉-큰싸리재-금만봉(싸리봉)-작은싸리재까지.
피암목재인 운장산휴게소에서 55번 국도따라 일부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등로 입구.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이 이어지고
기침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제 저녁처럼 숨쉬지 못하질 않으니
오르막도 걸어집니다.
돌무더기가 보이고 성터네요.
역시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멧선생들의 파헤친 흔적들도 보입니다.
조금 지나자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성봉'이라고 합니다.
타키님과 성터가 있어서 성봉이라 불려졌었나
짐작해 보며 지나갑니다.
내리막에서 앞을 보니 불쑥 솟은 산 하나
아~ 저기가 바로 장군봉
보통 장군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은
암릉이면서 사방이 트여 조망이 좋더라고요.
장군봉이라는 이름을 가질 법한 산이구나...
저 위에 서면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장군봉에 가까워지며
제법 암릉들이 보이더니...
장군봉이 저곳을 밟고 올라서나 봅니다.
바로 저 위.
오르기 편하게 잘 되어 있고.
장군봉에 올라서서 걸어온 길 뒤돌아 보며...
바위가 패여 있는 곳에 담긴 물이 제법 꽝꽝 얼어 있습니다.
아침 지나왔던 남동쪽 방향인 성봉과 운장산 능선
북동쪽으로 보이는 가운데 명덕봉에서 성치산 방향
남서쪽 방향의 가운데 사달산과 왼쪽으로 원등산 방향
동쪽으로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구수마을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경옥봉과 운암산도 보입니다.
산 뒤로 만경강의 대아저수지가 보일듯도 싶은데 보이질 않네요.
장군봉의 뻥~ 뚫린 조망 좋죠.
소리지르면 거침없이 멀리까지 퍼져나갈 거 같습니다.
해가 떠올라서 좋아요.
보기만해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듯.
바위 위에 이름들이 많이 써져 있더라구요.
사진 찍는다고 그래도 좀 이곳저곳 방향 돌려보며
잠시 추위도 잊은 채 머물러지게 되네요.
서 있는 폼이 어째 타키 장군 같습니까?^^
스틱은 칼자루가 되고^^
이곳에 서 있으면 적군이 오는지도 금방 알 수 있을 듯.
암튼 장군봉은 역시 조망이 좋습니다.
장군봉을 내려서려고 아래를 보는 순간
뭐지? 완전 바위 비탈이네.
걱정이...
내려서서 보니 안전 장치가 잘 되어 있더라구요.
밧줄이며 발판도 튼튼하게.
근데 눈이 오면 위험할 거 같기도 한 구간입니다.
장군봉에서 북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바위 암릉 구간들
오르고 내리는 구간이 이렇게^^
장군봉 다음 봉우리에 올라선 타키님~
뒤돌아본 장군봉 바위
바위들이 모두 조각난 채 있는데
저거 어느 순간 떨어져 내릴 듯... 살짝 걱정도 됩니다.
가운데 운암산 방향, 여기서도 대아저수지는 산들에 갇혀 보이질 않습니다.
칠백이고지, 대둔산, 배티재 방향
ㅎㅎㅎ 내리막 스틱을 위에서 던지고 내려왔어요.
스틱 들고 줄 잡고 내려오기는 쪼매 까다로워서~
산죽 속에 처박힌 스틱^^
요녀석은 물개 같기도 하고, 수달 같기도 하고...
암튼 귀엽게 북장군봉 산 능선을 지키고 있는 녀석
이곳에 쉬어갈 수 있는 평상 같은 것이 있어서
빵도 먹으며 잠시 쉬었다 갑니다.
해골바위 방향으로 가면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하고.
우리는 바로 능선길 따라 진행해 갑니다.
갈림길에서 해골바위 방향으로 시그널이 많이 붙어 있으니
직진 능선길과 해골바위길 잘 체크해야겠더라구요.
ㅎㅎㅎ 방장님 작은싸리재에 차 세워두고, 또 마실 나오셨네요.
금만봉 가기 전 봉우리와 금만봉 봉우리 부근에는
군인들 3~4명 단위로 훈련하느라
야영하거나 이동 훈련 행군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데
만나시면 격려의 말이라도 꼭 건네주세요.
20대 초반의 어린 청년들 나라의 부름으로
훈련받고 있는 거잖아요.
^^
앞서 오름 오르던 군인들 쫓아서 금만봉으로~
군인들은 먼저 이동하고
우리는 남아서 금만봉 인증합니다.
금강과 만경강이 만나는 분수령이라 금만봉.
큰싸리재와 작은싸리재 사이에 있는 봉우리인지라
싸리봉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네요.
왼쪽으로 올라서면 봉우리 정상도 이렇게 있구요.
금만봉이라고 이름 붙어 있습니다.
방장님께서는 시그널 달지 않고
본인 예전 달아놨던 시그널 혹시라도 보면 수거하시곤 하셨는데
산너머님 시그널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건 예쁘게 정성껏 달아주고 갑니다.
나무가지 사이로 눈으로는 보였는데....
왼쪽으로 좀 하얀 바위 산인 천등산과 대둔산
사진으로는 잘 담기지가 않네요.
그래도 눈으로는 봤으니까 이런 잡가지 사이로 제 눈에는 보입니다.
금만봉에서 작은 싸리재로 내려가는데
반가운 알프스님과 노대장님 시그널을 만났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다 왔어요^^
오늘의 산행 끝!!
작은 임도 하나를 두고
건너면 바로 성재봉(태평봉수대) 방향, 다음 이어갈 길 확인해 둡니다.
저는 싸리재와 금만봉 두 번째 방문^^
전에 논산천 할때 방장님과 노송님과 함께 왔었던 곳.
싸리재 이후 구간부터는
이제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물은 만경강에서 논산천으로 바뀌게 됩니다.
제가 사는 곳 논산이 코앞으로^^
대둔산, 계룡산... 그리고 부여로~ 금남정맥 이어가야지요.
작은싸리재에서 내려가는길, 운장산 방향
운일암반일암에서 이 꼬불꼬불 외길을 따라
작은 싸리재로 이어집니다.
도로 따라 내려오다 보면 만나게 되는 운일암반일암(雲日巖半日巖)
운일암과 반일암은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과 명도봉 사이의 계곡 전체를 일컫는 말로
주위가 산으로 협곡으로 되어 있어
종일 구름 지나가는 것만 보인다 하여 운일암(雲日巖)
하루 중 반나절만 해를 볼 수 있다고 하여 반일암 (半日巖)
이곳 운일암반일암을
조금 더 주의깊게 들여다봐야하는 이유
백제 700년의 역사가 이곳을 막지 못해서
결국은 그 찬란했던 빛이 꺼지게 된 것이겠지요.
백제의 충신이었던 성충과 흥수
나라가 위급할 때 꼭 지켜내야 할 곳이 2곳이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육로 중에는 탄현(炭峴, 침현(沈峴:또는 炭峴,))
바닷길로는 기벌포(伎伐浦 , 백강(白江))
기벌포는 금강하구에 있었던 장암진성 일대(충남 서천군 장항읍)
그 탄현이 과연 어디일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
한 명이 만명의 적을 능히 상대할 수 있다는 그곳.
백제의 왕이 있었던 부여까지 갈 수 있는 최단 코스
그리고 대군이 이동해야 하니 물길은 필수
탄현으로 지목되는...
1. 식장산 인근 장고개(위치상으로도 너무 북쪽에 위치해서 위로 돌아서 가야한다)
2. 금남정맥길의 백령고개(육백고지전승탑, 금산 백령성)
3. 백암산에서 인대산으로 가는 길(분지형)
-> 위 3곳은 1대 1만의 싸움이 가능하지 않고.
4. 이곳 운일암반일암 협곡부터 이어지는 (작은)싸리재
신라의 5만 대군이 이 협곡으로 들어와 걷는다면
능히 한 사람이 만명을 상대할 수 있으리라.
물길 따라 이동하게되니 물도 충분하고,
싸리재 넘어서 탑정호(황산벌 전투 계백과 싸움 후 부여로 진군)
논산천으로 이어지는 물줄기
제가 또 금만봉-작은싸리재-성재봉(태평봉수대)부터
논산천 물길따라 걸어봐서
그 길이 물길 따라서 이동하기 얼마나 편한지 잘 알아요.
그리고 논산에서 바로 옆에 있는
부여 사비성까지는 일사천리.
탄현에 관한 좀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신 분들은
J3 클럽 | 금남정맥(10대1전투 계백장군의 마지막 命 5천 결사대) - Daum 카페
방장님 글 참조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구간도 차량 도움 및
일부 구간 역으로 와서 걸어주면서
큰 도움 주신 방장님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방장님께 배울게 아직도 너무나 많은데,
너무 부족해서 큰일이다 싶습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저는 방장님께 배운지 5년이나 됐는데도 어휴~
봉우리 이름도 지도 보고도 틀리고.. 뭐 그러니.
갈길이 아직도 머네요.
머리가 둔하니 방장님이 낙숫물이라 생각하시고
그냥 돌을 오래오래 뚫어주시기를 간청드리나이다.
구멍이 언젠가 뻥~ 뚫릴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번 구간 힘이 되어준 내내 함께 걸었던 타키님께도
많이많이 고마워요.
덕분에 같이 걷는 길들이 더 많이 즐겁고 행복하답니다.
운일암반일암을 둘러보고 차 타고 나오며
길가에서 만난 구봉산이 멋지게 눈에 들어와 잠시 담아 봅니다.
오른쪽 봉우리부터 구봉산제1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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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3 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Jiri-깽이(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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