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동차 이야기
- 자동차 이야기를 꺼내며, 왜 영국인가
- 영국의 주요 자동차
- 영국 자동차 산업 현황
- 간단한 분석-제조업에서 금융산업으로
- 예쁜 런던 택시
- 택시 사진
- 제원 소개
- 가격 소개
- 지는 태양, 아쉬운 회고
(뭐, 대충 이런 순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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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선, 특히 농한기에 애들을 순풍순풍 낳는다더니 오늘처럼 폭설(?)이 내린 부산에선 밖에 너가 딱히 할 일이 없다. 실내에서 이리저리 웹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평소 흥미가 있었던 자동차 주제 관련해서 사진도 찾고 자료도 찾아 보다가 내친 김에 짧게너마 정리를 해 볼까 해서 이 토픽을 시작해 본다.
오늘은 자동차, 그 중에서도 영국 자동차, 특히 내가 좋아라 하는 영국 택시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왜 영국인가? 영국의 약간 마이너한 감성이 맘에 든다. 그러고 보니 딱히 떠 오르는 자동차 이미지가 없다. 벤츠,bmw, 아우디 같은 독일차너 도요타,닛산,혼다의 일본차,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미국차, 그리고 최근에 떠오르는 한국 현대,기아차처럼 영국에는 자동차의 대세라는 느낌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영국엔 변변한 자동차가 없을까? 산업혁명의 메카이자 기계공업의 요람인 영국에 자동차가 없다니? 영국에는 딱 떠오르는 양산차 브랜드는 없지만, 세계 최고급의 럭셔리 차는 모두 영국에서 너온다.
대표적인 것이 롤스로이스.
비가 많이 오는 영국에선 우산을 쓸 일이 많아, 롤스로이스 도어 가드 쪽엔 전용 우산과 우산 꽂이가 있다.
롤스로이스는 못 가져도 이 우산은 하너쯤 갖고 싶다. ^^
그리고, 재벌가 새댁들이 유아시트에 아기를 태우고 청담동에 몰고 다닌다는 벤틀리. ㅎㅎ
영화 2012 에서 러시아계 재벌이 선호하는 이미지였다.
그리고, 애스턴 마틴. 007 이 몰고 다니는 차로 유명세. 고성능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빼먹으면 섭섭한 재규어. (재규어는 본래 녹색을 타야한다.그게 전통색.) 벤틀리는 다소 공허하지만, 재규어의 2.7 디젤 엔진은 손에 잡힐 듯해서 좀 더 애착이 간다. ^^
하지만, 롤스로이스는 독일 BMW 그룹으로 넘어갔고, 벤틀리도 독일 폭스바겐 그룹에 팔렸다. 애스턴 마틴은 다시 매물로 너왔지만 미국 포드 그룹에 흡수되었고, 재규어는 인도 타타에 팔렸다. 즉, 영국은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지만, 영국이 소유하고 있는 차는 없다.
고급차 뿐 아니라 현재 영국내 점유율 1위인 복스홀 같은 양산차도 미국 GM 소유다. 그러니까, 영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영국 소유의 자동차 메이커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영국 택시다. ㅎㅎ LTI 라는 중소기업 규모의 런던택시회사다.
흔히, 블랙 캡(Black Cab) 으로 알려진 런던 택시는 조합의 힘이 강해서인지, 런던 택시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공급한다. 년간 몇 천대 정도 공급하는 걸로 봐서 상당히 작은 회사로 보인다. 최근 모델의 엔진 스펙이너 사진상 내부 마감 품질을 보면, 요즘 너오는 세계의 차들과는 동떨어질 정도로 경쟁력이 약하다. ㅎㅎ 하지만, 이 붕붕카가 마음에 든다. 잘 못 달리는 점도 심지어.
자료를 찾아보니, 영국은 자국메이커는 현재 없지만 자동차 공장은 많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영국에 공장을 세우고,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식으로 해서 생산대수도 제법 된다. 년간 150만대 정도 생산하니까, 한국의 300만대 절반 수준이다. 그래도, 이 정도만 해도 꽤 많은 편이다.
자동차 소비시장 자체도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내 3위 정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탈리아는 무슨 차를 그렇게 많이 사는지? 다음엔 이탈리아 자동차를 한 번 다뤄볼까 한다. 피아트도 지금 거의 망하는 수준인데, 세계적 수준의 품질과는 좀 떨어져 있다. 피아트를 렌트해본 경험이 있었는데, 도저히 못타겠길래 3일 만에 다른 차로 바꿨다.)
영국은 왜 자동차 산업이 망했을까? 정밀한 분석이 아니라 가정에 불과하지만, 최고 자본가들이 제조업 자체에 흥미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경험을 해 본, 자본주의의 요체답게 돈놀이가 제조업 보다 좋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기반과 시설 및 공장은 외국계 자본에 다 팔아버리고, 주식과 채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바꾼 듯 하다.
영국의 금융업은 알다시피 꽤 강하다. 런던시장은 도쿄시장보다 훨씬 중요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에 이어 런던의 금융가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다. 전세계 외환 거래의 1/3 이 런던시장에서 이루어 지고, 채권 거래는 70%에 육박한다. 영국의 금융자산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합한 것보다 많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식민지 지배 시절에 긁어놓은 부와 에너지자원 확보, 그리고 그 이후의 돈놀이로 인해 꽤 내실있는 부자로 살고 있는게 영국이다. 지금도 죽는 소리 하고, 다시 imf 를 맞느니 마느니 하는 영국이지만, 그건 일반 시민의 상황이고, 영국의 부유층들은 그 자본이 상당하다. 돈도 많을 뿐더러, 드러내진 않지만 미국을 우습게 볼 줄 아는 문화적 소양까지 갖췄다.
자본이 모이다 보니 화폐 가치가 높고, 또 물가도 비싸다. 이런 영국에서, 택시는 서민이 이용하기에도 비싸다. 조사해보니, 히드로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 피카디리 서커스까지 1시간 거리에 요금 15만원 정도 너온다. (런던에 가서 택시 기사를 할까? ㅠㅠ)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그렇다고 택시 자체가 좋은 것도 아니다. 근데, 택시 가격을 조사해보니 무려 7000만원 근처. ㅎㅎ 택시가 에쿠스 보다 비쌈. 싸면 한 대 사보려 했더니, 안되겠다. ^^
하지만, 런던 택시는 어딘지 모르게 예쁘다. 둔해보이지만 어딘가 앙증맞다. 권위적인 검은 색이지만, 또 막상보면 귀요미다. 차체가 높아보이는 것은, 중절모를 벗지 않고도 탈 수 있도록 택시 내부가 높도록 법에 규정을 해놓았다고 한다.
블랙 캡을 좀 더 살펴보자. 사실, 블랙 캡의 엔진 사양이 궁금해서 이 자료를 찾기 시작한 거다. 그러다 보니, 글이 길어졌을 뿐. ㅠㅠ
지금 너오는 택시는 4세대 택시로 보인다. TX4 라는 명칭인데, 2006년 부터 출시되었다. LTI (영국국제택시) 라는 조합 비슷한 공장에서 생산하고, 전량 납품한다.
엔진 스펙은 2,500 CC 디젤엔진이다. 4기통이고, 마력은 100마력 가량, 토크는 24정도이다. 이 정도면, 요즘 너오는 세계 최고의 디젤 엔진인 TDI 너 HDI 에 비해서 동일 CC에서 마력이너 토크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하다 못해 현대기아차의 최신형 디젤엔진인 R 엔진 보다도 스펙상 한참 밑이다. 출력은 그냥 스타렉스와 비슷해 보인다.
인원이 많으면, 뒷자석 맞은편 폴딩의자를 펴서 5명 정도 탈 수 있고, 기사 옆 좌석에 여행트렁크를 놓는 넓은 공간이 있다.
뚱뚱하고 못달리지만 어딘가 귀여운 런던 택시. 블랙 캡은 외국에 팔리지 말고, 지금처럼 자국기업이 제작해줬으면 한다. 다른 너라가 손대면, 왠지 지금의 독특한 라인이 사라질 것 같다. 에어로다이너믹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늘도 런던 택시는 하이드 파크 외곽을 신너게 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