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속에 갇혀 있던 '깔깔이' 소재의 화려한 일탈.
추워도 너무 추운 한겨울이 다가왔다. 밖으로 나도는 일이 많고 스타일까지 신경 써야 하는 에디터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그야말로 멘붕에 이를 지경이다. 미쉐린 타이어의 캐릭터처럼 온몸을 패딩 코트로 꽁꽁 싸맨 채 뒤뚱거리느니 차라리 스타일 좋은 울 코트 하나 걸치고 얼어 죽는 게 낫다는 패션 피플이라면 더더욱. 정녕 이 무시무시한 강추위에서 우리를 지켜줄 따뜻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궁극의 소재는 없는 걸까.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나 후리스처럼, 배우 이나영부터 옆집 아저씨까지 너도나도 입는 그런 흔한 것 말고 말이다. 이런 고민을 눈치챘는지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한겨울을 위한 비장의 히든카드로 퀼팅을 꺼내 들었다. 직물과 직물 사이에 솜이나 양모 또는 우레탄 폼 등을 펴 넣고 박음질해 얻어진 소재로, 특유의 보온성 덕분에 주로 겨울용 의상의 안감으로나 하찮게 쓰이던 누빔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 군인에겐 겨울 시즌 여자친구보다 더 소중하다는 바로 그것. 파우더리한 핑크로 물들인 퀼팅 라이더 재킷을 선보인 발맹, 퀼팅으로 패치워크 포인트를 준 끌로에, 도톰한 퀼팅으로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와 다양한 액세서리를 완성한 버버리 프로섬, 반짝이는 원단을 사용한 퀼팅으로 글래머러스함을 표현한 스포트막스…. 수많은 패션 하우스의 2012 f/w 런웨이에서 당당히 '겉감'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퀼팅은 더 이상 값싼 소재가 아니었다.
사실 패션사적으로 따지고 보면 퀼팅은 영국 귀족이 사용하던 소재였다는 거. 게다가 보온성은 패딩 못지않고, 스타일 활용도 면으로는 울이나 캐시미어만큼 웨어러블하니 이번 시즌 퀼팅이 주목받음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패션의 암흑기'라는 겨울에 스타일을 뽐낼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이 하나 더 는다는 건 삼바라도 춰야 할 일 아닌가. 산타클로스도 간지 작렬하는 빨간 누빔 옷 한 벌 맞춰 입는 그런 12월이 되어보는 거다.
1큐빅 트리밍 지갑은 29만원 소니아 리키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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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한 라인이 돋보이는 원피스는 29만8천원 쟈니해잇재즈.
3지퍼 트리밍 스커트는 33만8천원 띠어리.
4패치 와펜이 트리밍된 퀼팅 점퍼는 59만8천원 스티브J&요니P.
5퍼 칼라 포인트가 특징인 재킷은 1백15만원 씨 바이 끌로에.
6버클 트리밍의 레더 부츠는 가격미정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7스웨이드 소재의 레이스업 부티 힐은 1백16만원 버버리 프로섬.
8퀼팅 포인트의 패브릭 믹스가 유니크한 쇼트 팬츠는 9만9천9백원 카이아크만.
9지그재그 커팅의 퀼팅 스커트는 33만8천원 에피타프.
10큐트한 디자인의 퀼팅 스웨트 셔츠는 29만8천원 럭키슈에뜨.
11매니시한 스타일의 퀼팅 토트백은 가격미정 버버리 프로섬.
첫댓글 옷이너무멋진데 넘 비싸기도 하군요^^
ㅎㅎㅎ 현재와 한계절 후의 패션을 느낄 수 잇어서 참좋습니다.